이 그림책을 ??하라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케리 스미스 지음, 김여진 옮김 / 우리학교 / 202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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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금증을 자아내는 제목

책장으로 노는 방법

책싸개 안쪽에 나만의 코르크 인형 만들기 포스터가 들어 있다.



이 책은 책의 물성을 이용하여 어린 독자가 친근감을 가지고 책을 접근할 수 있도록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책의 다양한 속성, 생각, 느낌, 의인화, 필요성 등을 가지고 다양한 각도로 책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어린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그냥 읽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 있다. 책을 흔들고, 던지고, 접고, 밑줄을 긋고, 등장인물을 찾아보고, 책에서 지시하는 내용을 따라가면서 책의 다양한 용도를 탐색하게 된다. 또한 책이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느끼게 해 주어 책도 감정이 있구나 혹은 책을 통해 해볼 수 있는 상상력을 맘껏 표현한 그림책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깜짝 놀랐던 것은 나도 실제로 책을 대상화하면서 이 책의 내용처럼 책을 사람처럼 대한 적이 있는데, 그런 점을 내가 느낀 것과 가깝게 묘사해서 반가웠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도서관에 들어서면 도서관의 책들이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느낄 때가 있다. 서가에 꽂혀 있는 책들이 마치 각각의 사람인 것처럼 손짓하며 나를 유혹할 때가 있다. 출간된 지 오래된 책에서 나는 펄프 냄새는 시간과 공간을 과거로 회귀해 타임머신을 탄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으며, 신간 코너에서 나는 막 인쇄된 책들의 냄새는 새로운 옷을 걸치고 외출하는 듯한 느낌의 프레시한 느낌이 든다. 또 책을 일을 때 저자가 살아 있을 때와 고인이 된 경우에도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 서가에 꽂힌 그 많은 책들이 서로 읽어달라고 아우성을 보낼 때도 있는 것 같다. 모퉁이에 꽂힌 책들 혹은 손이 닿지 않는 책들은 어쩐지 고독하거나 처연하게 보일 때도 있다. 너덜너덜 책 모퉁이가 닳은 책들은 인기가 많은 사람처럼 혹은 노년기의 사람처럼 이제 곧 폐기 처분 되겠구먼 하는 생각 등등. 책이 만들어지고 책이 죽게 되는 과정까지 하나의 스토리로 적은 글도 있었다. 책을 읽을 때마다 사람을 만난다. 나만의 착각이지만!

책은 소통하는 도구다. 나와의 소통, 또는 저자와의 소통, 다른 이의 생각을 들춰보고 같이 공유하며 내 생각을 정리하는 작업을 한다. 별달리 노력을 하지 않아도 책은 친절하게 친구가 되어 준다. 책 한 권을 읽는 것은 내 옆에 사람을 두고 대화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다른 어떤 취미보다 책 읽는 것에 재미가 들면 도저히 헤어 나올 수 없다. 책은 내가 멈출 수 있다. 읽고 덮을 수 있고 내가 자유롭게 말을 걸 수도 있다. 또, 어느 한 문장에서 오래 머물 수도 있다. 내가 오래 잡고 있는다고 뭐라고 하지 않는다. 내가 만나고 싶을 때 만나고 내가 그만 보고 싶을 때 덮을 수 있어 아주 편리한 놀잇감이다. 이렇게 어른들이 책을 대할 때도 다양한 생각이 든다. 일단 재미가 있어서 책을 본다. 앎의 욕구 충족, 새로운 것의 호기심, 다른 사람과의 폭넓은 교류, 나의 생각 정리 등등. 항상 머물러 있다는 고정관념, 편견 안에 못 본 것들을 끄집어 낼 수 있고, 내 안에 갇혀 있는 것들을 조금은 벗어나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 볼 수 있다.

어린아이들은 책을 대할 때 더 많은 상상력과 궁금증, 호기심으로 접하게 될 터인데 그런 접근 방법이 이 책에 나와 있다. 한 권 한 권의 책을 사람으로 치환하자면 책을 만나는 것은 어찌 보면 사람을 어떻게 만나느냐의 접근법이다. 이 책은 조금 더 유머러스하게 쉽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 책의 운명은 '책과 친해지기'이다.


똑같이 생긴 책들도 그 한 권 한 권은 저마다의 운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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