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 카를로 로벨리의 기묘하고 아름다운 양자 물리학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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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너무 매력적이다.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저자 : 카를로 로벨리

이탈리아 태생의 세계적인 이론 물리학자. 양자이론과 중력이론을 결합한 '루프 양자중력'이라는 개념으로 블랙홀을 새롭게 규명한 우주론의 대가로, '제2의 스티븐 호킹'이라 평가받는다. 1981년 볼로냐대학교에서 물리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1986년 파도바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프랑스 엑스 마르세유 대학교 이론 물리학 센터 교수이자 프랑스 대학 연구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론 물리학 연구센터 페리미터 연구소의 저명한 객원 연구의장이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는 <모든 순간의 물리학>,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등이 있다. 2014년 이탈리아에서 <모든 순간의 물리학>이 첫 출간된 이후 그의 책들은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40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어 2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바 있다.

카를로 로벨리가 헌사한 내용인데,

나는 묘하게 이 문장을 보고 위로를 받았다.

이론 물리학자도 양자역학을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이야기했으니, 나는 이해 못 하는 게 당연한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물리학 이론에 대해서는 '그런 가 보다' 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한 줄 한 줄 세심하게 반복해서 읽어도 정확히 아니, 희미하게도 그들이 말하는 양자역학은 윤곽이 잡히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재미있었던 것은 내가 생각하는 양자역학의 해석이 다양한 과학자들에 의해 달라진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양자 이론은 명확하여 우리가 아는 물리학, 천문학, 화학, 생물학 등 현대 과학의 기초이고 컴퓨터, 레이저, 원자력과 같은 현대 기술의 유용한 토대이지만 이해하는 사람이 드물다고 이야기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차례

나는 양자역학에 관한 논문을 한 번 읽은 적이 있다. 그때는 논문을 친절히 설명해 주고 논문 곁다리의 것들이 관심이 가서 쭉 읽었는데, 이번 책은 또 다른 관점으로 양자 물리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양자 물리학에 익숙하지 않지만 관심이 많은 나는 이 책도 호기롭게 펼쳐 보았다.

책 제목 자체가 내 구미를 당기는 뭔가 심오하면서 철학적인 제목이라 과학과 왠지 모르게 안 어울리면서도 아직 밝히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논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에 흥미가 생겨 읽어 봤다.

어렵지만 핵심적인 이론에 대해서는 설명하는 부분이 있고 왜 양자역학이 이해하기 어려운지에 대해서도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다. 주석이 달려져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은 솔직히 잘 모르지만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다.

양자론은 공간과 시간에 대한 아인슈타인의 발견과 일관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그 일관되게 만드는 것을 위해 저자는 양자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자신이 도달한 지점이 '관계론적'해석이라고 한다.

그 관계론적 해석에 대한 주요 내용은 이 책 3장에서부터 소개된다.

그전에 1장은 하이젠베르크가 관찰한 행렬 이론, 슈뢰딩거의 확률을 소개한다.

관찰 가능한 것만 설명한다는 하이젠베르크의 아이디어와 보른이 이해한 대로 이 이론이 확률만을 예측한다는 사실이었다.


양자론을 연구해 노벨 물리상을 연속 수상한 아인슈타인, 보어, 드 브로이, 하이젠베르크, 슈뢰딩거와 디랙, 파울리, 보른. 요르단은 수상 못함.


로벨리가 물리학에 끌린 이유는 불안한 호기심과 무엇이든 해보고 싶은 욕구, 모든 생각을 시도해 보고 싶은 욕구였다. 청소년기를 아주 바람직하게 겪은 과학자다.


저자가 책에서 좋은 냄새를 맡는 것은 나와 같아서 반가웠다. 나는 책을 받으면 무심결에 책을 코에 갖다 댄다. 나무 냄새, 펄프 냄새. 자연의 냄새가 느껴지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있어서이다. 책 냄새를 맡으면 왠지 모를 마음의 안정이 온다.


로벨리는 양자 이론이 밝혀주는 세계의 실재 이미지와 관련해서 기존의 관점을 비판한다. 로벨리는 양자 이론을 세계를 실재로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 즉 세계의 실재에 대한 그림 또는 사물을 생각하는 개념적 틀을 새롭게 열어준다고 본다.

양자 이론이 관찰 가능한 것만 설명한 다는 하이젠베르크의 생각과 양자 이론은 현상이 발생할 확률만을 예측한다는 보른의 주장, 아주 작은 규모의 양자 세계는 입자적이라는 관점에 기본적으로 공감하지만 세계의 실재에 대해 무관심하고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 정통 코펜하겐 해석과는 전혀 다른게 관찰, 확률, 입자성의 의미를 관계라는 실재를 통해 새롭게 재해석한다.





로벨리는 양자 현상에서 관찰자의 역할을 인간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닌, 자연의 과정으로서 자연법칙을 따르는 두 대상 사이의 상호작용 또는 상관관계로 본다. 이 세계가 확정된 속성을 가진 대상들의 집합이 아닌 관계의 그물망으로 해석한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는 정보의 유한성에 바탕해서 설명하고 물리적 변수 간의 비가환성은 대상과의 새로운 상호작용이 항상 새로운 관련 정보를 주지만 동시에 기존의 관련 정보를 잃게 만든다는 관점에서 설명한다.

로벨리에게 입자성은 세계가 입자와 같은 실체로 이루어졌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세계에서는 시간과 공간조차도 입장성을 띤다고 주장한다.

로벨리에게 관계론적 관점은 자연주의 철학의 바탕 위에 있음을 강조한다. 즉 그는 물리학의 세계를 설명하면서 철학의 세계를 끌어들이며 현상 이면에 실재가 있고 현상은 이 대상 실재의 발현이라는 가정을 버리고, 대상을 현상들의 연결 매듭으로 보는 마흐의 생각을 받아들인다. 인간의 의식이나 '나'라는 존재 또한 세계와 마찬가지로 어떤 실체나 토대 없이 관계와 상호작용으로 구성돼 있다고 본다.

로벨리의 자연주의는 초기 대승불교의 핵심 사상인 나가르주나의 공 사상과 공명한다. -243쪽

내가 이해한 로벨리의 양자이론은 두 대상의 관계와 맥락 이해이다. 관찰자를 제외한 대상을 한 개의 세계로 간주하지 않고 관찰자인 인간과 세계를 통틀어 대상으로 본 뒤 그들 간의 역동적인 관계 현상으로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과학 이론을 설명하고 있지만 마치 철학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어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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