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
캐런 조이 파울러 지음, 서창렬 옮김 / 시공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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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기반으로 한 소설.

살인자의 가족들. 넓게 보면 범죄자의 가족들의 삶과 그들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저자 : 캐런 조이 파울러

1950년 미국 인디애나주 블루밍턴에서 태어났다. 다양한 성별에 대한 지평을 넓히는 SF/판타지 작품을 대상으로 한 아더와이즈상의 공동 창시자이자 클래이언 재단의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일곱 권의 소설과 세 권의 단편 소설집을 출간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다. 1985년에 SF 단편 <신데렐라 기억하기>를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판타지, 역사, 스릴러 등으로 장르의 스펙트럼을 넓혀나가며 <내가 보지 못한 것>과 <언제나>로 두 차례의 네뷸러상을, <블랙 글라스>와 <내가 보지 못한 것과 그 밖의 이야기들>로 두 차례의 세계 환상문학상을, <펠리컨 바>로 셜리잭슨상을 수상했고 <우리는 누구나 정말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로 펜/포크너상과 캘리포니아 문학상을 수상하는 동시에 미국 작품 최초로 부커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 대표작인 <제인 오스틴 북클럽>은 13주 연속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저자는 다양한 장르로 세계적인 문학상을 석권했다. 이 책은 링컨 암살 사건의 범인이자 미국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범죄자인 '존 윌크스 부스'와 그의 가족이자 당대 최고의 배우 가문인 '부스'가문을 조명한다. 삶의 "핵심적인 모순을 이야기"<피플 매거진>하고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창이 되는 작품"<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북리뷰>이라는 찬사를 받은 <부스>는 2022년 부커상 후보에 올랐다.

세계 3대 문학상은 노벨문학상, 콩쿠르상, 맨부커 상을 말한다. 이 중에서 맨부커 상은 영국 부커 그룹이 주최하는 상으로서 우리나라 작가 한강은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상을 수상했다.​​


앞에 부스 가계도 및 명칭



이 책은 600여 쪽에 달하는 분량으로 1822년, 1~6부로 구성되어 있다.

책 제목이 부스라 링컨 암살 내용인 것 같다는 추측을 하면서, 링컨 하면 떠오른 것이 고정적으로 있다. 그중 내가 기억하고 있는 키워드는,

흑인 노예해방, 남북전쟁, 가난하게 살아서 온갖 일을 다하고 마르파 증후군처럼 팔, 다리가 길쭉했던 링컨, 계모 밑에서 자랐지만 적절한 보살핌을 받은 링컨, 불안한 정치사와 가정사 때문에 우울증으로 평생 고생했다는 인간 링컨, 장남을 제외하고 아들 셋을 먼저 보낸 아버지 등 인간 링컨의 기억이다.

미국 대통령은 총으로 암살 당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링컨도 연극 극장에서 암살 당했다.

책의 내용은 실제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을 죽인 존 윌크스 부스의 집안의 가족들을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되다가 존이 링컨 대통령을 암살하는 순간까지 이어지는 책이다. 작가 파울러는 존 부스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엮지 않고 부스의 가족들로 초점을 맞췄다. 존이 링컨 대통령을 암살하는 장면도 역사 소설로 비교적 선명하게 묘사하지만 그것보다 부각시키는 것은 존의 가족들 모습이다. 그 가족들이 존의 행위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에드윈이 존의 어렸을 때를 떠올리는 장면에서 존의 성격이 사랑스럽고 장난기 가득한 아이였으며 가족들이 모두 사랑한 아이였다고 서술한 문장에서 잠시 호흡을 쉬고 멈춰 갈 수밖에 없다.

아무리 대통령의 암살자라도 가족일 때 느끼는 감정과 가족 구성원으로 같이 지냈을 때 회상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서로에게 담긴 생각, 이념, 가치관, 정치 철학, 세계관이 다수와 다를 때 확고한 신념의 표현으로 우리의 고유 성품, 성격과는 다르게 행동할 수 있음을 느낀다. 존이 링컨 암살을 하루도 안 남기고 남긴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는 비장한 암살과는 거리가 먼 표현들로 가득 차 있다.

존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것보다 존의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그들이 존의 범죄로 자신들의 과오와 죄책감을 어떻게 처리하고 자신들이 사랑한 형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책에서 엿볼 수 있다. 전에 읽었던 역사책도 사건의 당사자 보다 당사자의 가족 입장에서 서술한 점이 흥미로웠는데 시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고 입장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책의 앞 부분은 부스 가족의 10명 자식들 가운데 4명이 죽고 로절리, 에드윈, 에이시아 세 사람이 화자가 되어 부스 부모의 젊은 시절과 19세기 미국 사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존 부스보다 세 화자가 이야기를 이끌어 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등장시켜 그 시대 인간 삶의 모습을 여러모로 보여준다.

암살범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 이미 정해진 역사적 사실의 결론 앞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냈으리라 본다. 존 부스가 링컨을 암살한 기정사실의 뻔한 스토리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이야깃거리를 지어낼 수 있는 주변인에게 집중되어 있고 3자의 시점에서 이 사건을 조명해 볼 수 있어 좀 더 이 책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요인이었다.

중간중간에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대사들이 나와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 실제로 링컨도 에드윈 주연의 연극을 6번이나 보러 갈 정도로 연극은 그 시대의 인기 오락거리였으며 부스 집안은 인기 배우로서 명성이 자자했던 것이다.

부스 가족의 이야기와 미국의 역사적 사실이 각 챕터별로 촘촘히 잘 엮어 나와 개인의 가정사와 시대사를 동시에 비교하며 역사 소설을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

작가 파울러가 정치색이 분명학 작가라서 이 작품에서는 작가의 의견이 작품으로 드러난 부분이 살짝 보였고 작가의 말 부분에서는 아예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을 때 충격과 절망이 1년 이상 갔다고 분명하게 자신의 심경을 드러냈기에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역사적 얽힌 일들이 복잡하고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 책에서는 그런 질문보다 범죄자 혹은 암살범이 어떤 가족 울타리에서 어떻게 지내고 어떤 가족 구성원들이 있었는지 또 가족 구성원 중에 그렇게 큰 사건의 인물로 한 나라가 다 알 정도면 어떻게 지내는지 어떤 심정일지를 가늠해 보는 소설인 것 같다.

꽤 긴 소설이었지만 이 역사 소설을 통해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를 생각해 보며 읽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책 앞에 나온 인용문을 써 본다.



미국은 과거에 대해 거짓되고, 현재에 거짓되며, 미래에 대해서도 거짓되도록 단단히 결속한다.

프레더릭 더글라스

우리는 역사를 피할 수 없다.

에이브러햄 링컨


링컨과 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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