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며 마약 사범들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볼 수 있어서 공감이 많이 갔고, 저자가 맡은 사건마다 의뢰인의 마음이나 배경에 관심을 갖고 공감을 하는 폭이 넓어서 인간적이었다. 자기가 맡은 의뢰인이 마약을 했을지언정 인간을 이해하는 노력이 보이고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이 글에서 느껴진다. 이 책이 마약 사범에 관련된 이야기이지만 곧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고 한 것을 보고 저자의 따뜻한 인간성과 내용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그리고, 저자의 솔직한 마음이 느껴져 글을 읽는 내내 좋았다. 변호사가 된 계기를 이야기하는데 다른 사람도 돕고 자기도 돕고 싶다는 말이 와닿았고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공간에 대한 묘사나 느낌도 독자가 상상할 수 있도록 서술하는데 저자의 풍부한 표현력 때문에 더 글이 이해가 되었다. 마약 수사대 건물의 짓이긴 크레파스 묘사, 구치소, 법정의 공간을 묘사한 부분이 좋았다. 그리고 법정에서의 세 명의 판사(재판장, 배석판사) 묘사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책을 보면서 법정 스케치처럼 법정의 분위기와 그의 생생한 실제 이야기는 몰랐던 법정의 분위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판사나 변호사도 문과라 글을 잘 쓰는지, 딱딱하게 생각했던 법률 용어도 주석을 달아놔서 모르는 법률 용어도 알게 되고 책 내용이 재미읽게 읽힌다. 예전에 읽었던 문유석 판사의 개인주의자 선언, 최소한의 선의, 판사유감, 쾌락 독서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책도 흥미 위주의 픽션도 아닌데 읽는 재미가 있다. 물론 마약 중독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의뢰인으로 상대하는 변호사의 일상이 가볍거나 흥미 있다는 것이 아니고, 그의 글 솜씨가 좋아서 쉽게 읽힌다.
내용 중 알게 된 부분을 간단히 메모해 본다.
마약 사범들은 구치소에서 일반 수용자들과 분리 수용된다. 일반 수용자는 흰색 숫자 명찰, 마약 사범자들은 파란 명찰을 단다. 우리나라 마약 사범들의 재범률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이유는 교도소에서 분리만 이루어지지 적절한 치료와 단약 교육이 없이 다시 사회에 나가기 때문이다. 단약을 위해서는 의학적 치료와 도움이 필수적이다. 약물 의존과 갈망에 대한 심리적인 상담은 물론이고 금단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처방이 필요하다. 마약 사범들을 감옥에 가둬두는 것으로는 오히려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현실을 보면 교도소나 구치소가 재범을 촉발하는 기관이라고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마약 투약자의 가족을 위한 교육이나 상담 프로그램이 미비하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마약 사범들이 어떻게 마약에 손을 대고 마약을 하면 어떤 상태가 되며 어떤 전문의는 필로폰을 끊는 건 아예 불가능하다고도 말하며 재범률이 많아 단약에 실패하고 삶이 망가지고 죽음에 이르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