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좋다 여행이 좋다 - 명작 영화의 촬영지로 떠나는 세계여행 여행이 좋다
세라 백스터 지음, 에이미 그라임스 그림, 최지원 옮김 / 올댓북스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석양이 지는 사막의 풍경 같다.


목차

25편의 영화를 통해 여행을 떠나요!

이 책을 받아본 순간, 우와~ 마치 고갱의 색감처럼 원색이 알록달록 보였어요.

화려한 삽화와 함께 휘리릭 책장을 넘기는데 들뜬 제 마음이 예쁘고 직설적인 색에 따라 요동치네요.

내용이야 찬찬히 훑어보면 되고, 그냥 책장을 넘기면서 그림 보는 재미가 있어요. 책이 꼭 맨날 글자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이런 책을 만나면 내용과 상관없이 매일 책을 보는 저에겐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희귀템같은 느낌. 글자로 빼곡한 책도 빡빡하고 좋지만, 이런 책은 환기가 됩니다. 자체 환기.

장소가 사진이 아니라, 린던에서 활동하는 삽화가의 그림이에요. 채도가 밝고 원색을 많이 써서 쨍한 느낌이 있어요. 실루엣이 선명하고 나타내려고 하는 이미지가 확실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단순하기도 하고 동화적인 느낌도 있어요. 그래서, 실제 영화를 보지 않았으면 글과 그림으로 실제의 풍경을 상상하는 재미가 있어요.


이 책의 내용 : 영국, 스페인, 프랑스, 벨기에, 독일, 스웨덴,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튀니지, 요르단, 인도, 홍콩, 서울, 도쿄,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미국, 자메이카, 페루 세계 여행을 떠나요!

25편의 영화 속에 22개국의 매력적인 장소가 펼쳐져요. 글로 상상만 해도 여행 갔다 온 느낌이 들었어요.



이 책은 영화에 나오는 배경, 장소를 찾아 각국의 영화 촬영지로 여행을 떠나는 느낌의 책이에요.

여러 가지 영화가 소개되는데, 안 본 영화도 있어서 지명과 거기에 얽힌 풍경을 소개하는 것에 혹해 한번 가보고 싶다는 나라도 있었어요. 한 번도 안 가본 곳은 글을 읽으며 마구 상상하며 읽으면 되고요. 가 본 나라의 장소는 여행 갔던 때를 떠올리며 잠깐 추억 회상하며 시간 여행 갔다 왔어요.

저는 특히, 《사운드 오브 뮤직》의 오스트리아가 기억에 남아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여러 번 감상하며 수록된 곡들이 너무 좋았는데 사실 영화 속 배경도 너무나 멋있었거든요. 알프스산맥이 드넓게 펼쳐진 초록 언덕과 파란 하늘 아래에서 마리아와 7남매들이 부르는 도레미송이 잊히지 않네요. 왠지 목가적이면서도 동심을 막 자극하는 순수한 때로 돌아가는 맑은 목소리가 그 장소와 너무나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요. 수녀원은 실제 장소이고, 해군 대령 조지 폰 트랩의 집은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호텔 겸 사운드 오브 뮤직 박물관으로 운영 중이리고 한다. 오스트리아가 나치에 점령당하자 국외로 피신하는 장면이 있는데 영화속에서 산을 넘어 걸어가는데 실제로 그 길로 가면 독일 영토이고 히틀러의 별장으로 향하는 셈이라고 한다. 고증상 허점이 있긴 해도 미라벨 궁전, 성 에르하르트 성당, 난쟁이 정원 등 영화 속 장소를 쭉 다니며 여행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울 것 같아요.


모차르트의 도시 잘츠부르크

또, 책에 소개된 우리나라 봉준호 감독의 계단 《기생충》의 장소도 굉장히 의미 부여가 많이 된 상징적인 장소라는 것을 또 확인하였어요. 자본주의와 계급주의, 서울의 인구밀도가 뉴욕의 2배이고 물가, 빈부격차가 크고 헬조선이라는 어휘를 쓰는 저자의 서술이 맞는 말이면서도 씁쓸하기도 했어요. 주거 환경과 부유층이 사는 서울의 장소로 강남이라 특정한 것도 다 현실적이니까요. 자본주의의 부유층들이 사는 넓은 집은 햇빛도 보이고 큰 잔디가 깔린 앞마당도 있어요. 실제 집은 전주의 세트장을 이용해 촬영했다고 해요. 영화 속 반지하라는 퀴퀴한 걸레 냄새, 벽지가 눅눅해 습기 찬 반지하 방, 식어버린 피자 포장지 위를 지나다니는 벌레, 바퀴벌레들. 너무나 리얼한 묘사에 순간 영화 속 장면이 생각이 났어요. 장소가 주는 영화의 설정이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어요. 신분제는 없어졌지만 여전히 돈에 따른 계층은 존재하니까요. 서울이라는 도시를 요즘 많이 생각하게 하네요.

이탈리아 로마를 배경으로 한 영화 《달콤한 인생》은 아직 보지 않았는데 이탈리아에서 있었던 추억을 되새기며 책을 읽으니 장소가 다 연상이 되었어요. 로마의 풍경을 보러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트레비 분수의 동전 던지기도 영화 속 한 장면을 따라 하는 것이라는데 진짜 동전을 던지면 다시 트레비 분수를 볼 수 있는 걸까? 던졌는지 기억도 안 나는 시간들을 거슬러 올라가 봅니다. 로마의 젤라또, 해리스 바, 성 베드로 성당도 다시 책을 통해 상상 여행을 갑니다.


이탈리아 로마 여행

이 책 중 제일 가보고 싶은 장소는 뉴질랜드 카레카레 해변이에요. 영화 《피아노》의 배경이 되는 곳.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세기 중반이지만 정확히 언급되지는 않는다. 황량하고 회색빛 그 음울한 바닷가가 궁금하다. 이 영화를 봤을 때의 충격과 감동이 그 배경과 어우러지며 묘하고 강한 인상으로 내 마음속에 남아 있다. 이 영화 ost를 치고 치고. 했던 기억이 있다. a minor의 서정성에 흠뻑 빠져 있었던 감수성 풍부한 시절.

이 장소는 또 아픔이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1825년 소총으로 무장한 북섬의 나푸히 족이 이곳의 원주민을 무참히 죽인 참극이 일어난 장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때부터 카레카레에는 '마우아하라누이'라는 별칭이 붙었다고 한다. 죄악의 장소라는 뜻이다. -159쪽

그래서인지,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더 우울하고 무겁게 느껴졌던 기억이 있다.




카레카레 해변



자메이카도 가보고 싶다.



영화 《007살인번호 》 이국적이고 우아하지만 엄청난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카리브해의 낙원.

이 책을 보면서, 안 본 영화도 챙겨 보고 싶고, 영화 속 장소도 여행 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기억에 남는 영화 음악도 찾아서 들어보고, 끝페이지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영화가좋다여행이좋다#세라백스터#에이미그라임스#올댓북스#최지원#컬처블룸#컬처블룸리뷰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