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받아본 순간, 우와~ 마치 고갱의 색감처럼 원색이 알록달록 보였어요.
화려한 삽화와 함께 휘리릭 책장을 넘기는데 들뜬 제 마음이 예쁘고 직설적인 색에 따라 요동치네요.
내용이야 찬찬히 훑어보면 되고, 그냥 책장을 넘기면서 그림 보는 재미가 있어요. 책이 꼭 맨날 글자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이런 책을 만나면 내용과 상관없이 매일 책을 보는 저에겐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희귀템같은 느낌. 글자로 빼곡한 책도 빡빡하고 좋지만, 이런 책은 환기가 됩니다. 자체 환기.
장소가 사진이 아니라, 린던에서 활동하는 삽화가의 그림이에요. 채도가 밝고 원색을 많이 써서 쨍한 느낌이 있어요. 실루엣이 선명하고 나타내려고 하는 이미지가 확실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단순하기도 하고 동화적인 느낌도 있어요. 그래서, 실제 영화를 보지 않았으면 글과 그림으로 실제의 풍경을 상상하는 재미가 있어요.
이 책의 내용 : 영국, 스페인, 프랑스, 벨기에, 독일, 스웨덴,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튀니지, 요르단, 인도, 홍콩, 서울, 도쿄,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미국, 자메이카, 페루 세계 여행을 떠나요!
25편의 영화 속에 22개국의 매력적인 장소가 펼쳐져요. 글로 상상만 해도 여행 갔다 온 느낌이 들었어요.
이 책은 영화에 나오는 배경, 장소를 찾아 각국의 영화 촬영지로 여행을 떠나는 느낌의 책이에요.
여러 가지 영화가 소개되는데, 안 본 영화도 있어서 지명과 거기에 얽힌 풍경을 소개하는 것에 혹해 한번 가보고 싶다는 나라도 있었어요. 한 번도 안 가본 곳은 글을 읽으며 마구 상상하며 읽으면 되고요. 가 본 나라의 장소는 여행 갔던 때를 떠올리며 잠깐 추억 회상하며 시간 여행 갔다 왔어요.
저는 특히, 《사운드 오브 뮤직》의 오스트리아가 기억에 남아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여러 번 감상하며 수록된 곡들이 너무 좋았는데 사실 영화 속 배경도 너무나 멋있었거든요. 알프스산맥이 드넓게 펼쳐진 초록 언덕과 파란 하늘 아래에서 마리아와 7남매들이 부르는 도레미송이 잊히지 않네요. 왠지 목가적이면서도 동심을 막 자극하는 순수한 때로 돌아가는 맑은 목소리가 그 장소와 너무나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요. 수녀원은 실제 장소이고, 해군 대령 조지 폰 트랩의 집은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호텔 겸 사운드 오브 뮤직 박물관으로 운영 중이리고 한다. 오스트리아가 나치에 점령당하자 국외로 피신하는 장면이 있는데 영화속에서 산을 넘어 걸어가는데 실제로 그 길로 가면 독일 영토이고 히틀러의 별장으로 향하는 셈이라고 한다. 고증상 허점이 있긴 해도 미라벨 궁전, 성 에르하르트 성당, 난쟁이 정원 등 영화 속 장소를 쭉 다니며 여행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