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주인공 모리가 쓴 글로 엮어진 유작이다. 1989-1992년 사이에 집필했고 루게릭병이 발병해 책에 신경을 못 썼다고 아들 롭이 말했다. -296쪽. 아들 롭 슈워츠가 원고를 책상 서랍에서 발견하고 자신이 편집해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이 책은 모리의 철학과 모리 자신의 이야기를 포함해 실례를 들어 복합적으로 구성했고 모리 교수 자신의 경험과 감정 상태를 구체적이며 솔직하게 담아내어 더 와닿았다. 한창 젊을 때의 모리 교수가 아니라 심한 천식, 전립선 수술을 받고 비로소 질병과 신체의 노화 현상으로 스스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신체를 자각한 후 노년기에 대해 생각해 보며 쓴 글이다. 처음에는 모리 교수 본인 자체도 왕성한 활력으로 많은 활동을 했으며 다른 또래보다 젊게 산다는 이유로 은근한 우월감이 있었다고 한다. 노년기에 들어섰지만 늙었음 거부하고 수용하기 싫어한 자신의 모습이 이야기 속에 있다.
그런데, 그 자신이 노화를 받아들이고 신체를 자기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을 때를 경험하며 늙음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노년기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를 생각했으며 꾸준히 삶을 다할 때까지 한 인간이 성장을 멈추지 않고 살아있을지에 대한 깊은 생각이 담겨 있다.
아브라함 헤셀(독일 태생 유대인 신학자)은 노년을 "침체기가 아니라 내적 성장을 이룰 기회의 시기"로 볼 수 있다고 한다. 모리 교수는 이 말을 인용하며 노년의 삶을 잉여인간 내지 부정적인 인식 대신 다시 한번 변화, 영성, 환희의 시간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남은 인생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를 직접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노년기에 접어든 사람들을 주로 대상으로 하지만 모든 연령대가 읽으면 좋을 지혜가 담겨 있다. 우리가 운이 좋아 청년기, 장년기를 지나 노년기까지 살아 있게 되면 모두 다 맞이하는 시기이다. 젊은 독자들도 노후의 삶을 상상해 보거나 미리 내다볼 수 있는 유익한 내용이 많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잘 나이 들어갈지를 다시 생각하고 현재의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현재 어떻게 살아야 될지를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늙어감을 잘 받아들이고 나의 삶이 어떤 시기에 있건 중요한 메시지로 가득한 책이다.
사회학자로서, 심리상담가로서의 모리 교수의 시선도 느껴졌다. 노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 노인의 심리 등을 아주 이해가 가기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모르게 나도 노인을 향한 시선이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있었음을 고백하고 노인을 대하는 가까이에서 보면 나이 드신 어른을 대하는 태도를 다시 점검하게 되었다. 저자의 집필 시점이 노인이어서 더더욱 와닿는 노인의 삶이었고 노년기에 대해 많이 이해가 되었다. 노년기를 어떻게 맞이해야 될지, 지금 삶에 대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삶에 대한 현실 직시와 삶에 대한 예찬이 동시에 느껴지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전에 읽었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책과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인생수업'책이 생각났다. 인생을 깊이 탐구한 사람의 인생 메시지는 언제나 묵직한 울림을 준다. 한 권의 책으로 훌륭한 학자들의 값진 메시지를 보게 되어 감사하다.
책을 마지막까지 읽고 덮으니 그때야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