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집필 의도에 아주 공감이 많이 되고, 이 책을 읽으며 좋은 음악을 발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발견했으면 한다고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 자신이 호감이 가는 음악을 찾아 들을 것 같다.
유명한 음악이라도 자신이 좋아야 듣게 되고,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이라도 본인만 좋으면 그 음악을 듣게 되는 것처럼 음악의 취향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저자의 취향과 음악 감상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고, 음악이 일상에서 어떻게 살아 숨 쉬는지 자연스레 떠오르는 음악이 무엇인지 저자만의 방법으로 간간이 힌트를 준다. 그런 생각을 공유해 주는 것이 마치 좋아하는 것을 같이 나누는 기쁨이랄까? 나는 그 음악을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 저자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다양한 감상 포인트를 알게 되어 좋았다.
앞으로도 추상적이라고 생각한 음악(기악 음악, 특히 절대음악)을 이렇게 다양한 감각이나 자신만의 경험, 정보를 통해 글로 풀어써 준다면 같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사가 붙여진 음악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가사 자체가 메시지이기 때문에 말보다 힘이 세다고 생각한다.
실질적인 감상법이 나와 있어 굉장히 유용한 것 같다. 곡을 듣고 어떤 식으로 상상하면 좋을지를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예를 들어, 음악 자체에 대한 상상으로 그 곡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보이는가? 몇 시쯤인가? 무슨 냄새가 날까? 조용할까? 소음이 들릴까? 어떤 음식과 잘 어울릴까? 공기에는 어떤 냄새가 날까? 누구와 함께 들으면 좋을까? 아니면 혼자? 지금 내 기분과 어울릴까? 멜로디를 손으로 만진다면 어떤 촉감일까? 등 실제로 음악을 듣다 보면 이렇게 자연스럽게 된다. 그런 사항들이 구체적으로 책에 적혀 있다.
또 작곡가를 위한 상상 목록도 상당히 수긍이 간다. 실제로 레슨 할 때 선생님들은 이렇게 접근을 한다. 그 곡을 연주하기 위해 작곡가나 곡에 대한 탐구를 저자의 상상 목록대로 해 보는 것이 아주 큰 도움이 된다. 곡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또 그 곡을 작곡가의 의도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한 곡에 하나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음악 에세이처럼 술술 읽힌다.
요즘 감상 관련 책에는 곡의 qr코드가 수록되어 있는 책도 있는데, 그런 점은 살짝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