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생각하고 사랑하고 - 한 시인이 바라보는 세상
김재홍 지음 / 서교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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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앞표지

시인의 가치관, 삶의 태도, 인생관이 녹아 있는 시 같은 산문집이다. 꾸미지 않은 간결한 문체에서 시인의 명확한 목소리가 들린다. 인생 선배로서 삶의 다양한 관문 앞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삶을 살지에 대한 각각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준다.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너를 생각하고 사랑하고(7개의 글), 2부는 우리 사는 동안에(10개의 글), 3부는 서로 사랑하며 배우며(9개의 글), 4부는 나를 위한 나의 시간으로(7개의 글) 총 33개의 짤막한 글로 구성되어 있다.

산문집이라고 하지만 나는 시처럼 느껴졌다. 한 문장 한 문장에 담긴 의미가 응축되어 있고 경구 같은 의미심장한 말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

사랑

사랑은 결코 낡을 수 없다.

사랑이 사랑을 만나 사랑을 낳고

다시 사랑이 사랑을 만나 사랑을 낳는다

그러므로 사랑은

결코 낡을 수 없다

사랑은 날마다 우리 곁을 떠나지만

기어이 돌아오고야 마는 숙명 같은 것인지 모른다

나는 오늘도

알 수 없는 사랑으로

살아간다

책 18쪽-22쪽

사랑


<인생>

인생이란 글인데, 너무나 와닿는 이야기가 있다. 아주 가끔은 눈을 뜨고 싶지 않은 그런 순간이 있다. 이 문장에서 무한 공감했다. 정말 힘든 시기에 현재를 살아갈 힘도 없고 미래에도 희망이 없는 흙빛일 거라 생각했던 심리적인 무너짐 속에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작가님도 그럴 때가 있었다고 하니 괜스레 반가웠다. 이런 표현을 쓸 만큼 작가님도 어둡고 힘들 때가 있었겠구나 싶으니 나의 힘듦을 구겨 넣고 아닌 척하지 않아도 되는 위로감이 있다. 같은 감정을 느낄 때 낯선 타인과도 동질 의식이 생기는 것 같다. 나도 힘들어. 그렇지만 너도 힘드니? 그래도, 우리 같이 잘 헤쳐나가 보자. 이런 감정. 인생 힘들 때도 있지만 서로 힘든 거 털어놓으면 확실히 무게감이 줄어드는 것 같다.


1번 파트 너를 생각하고 사랑하고


파트마다 예쁜 그림이 같이 대문에서 반겨주어 기분 전환이 되었다.


나의 진정한 용기는?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

나의 무기력을 솔직히 시인하는 것

그래서 내가 누구인지 분명히 아는 분

나는 그것이

진정한 용기라고 믿는다

마지막 시집이 될 수도 있겠다는 느낌.

표현보다는 의미를.

외부보다는 내부를.

현상보다는 실체를 고민하고자 했다.

삶의 의미와, 성찰, 실체에 대한 깊은 생각이 느껴지는 산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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