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의 꿈이라니. 제목부터 궁금증을 자아내는 책이다. 걸레도 꿈이 있을 수 있을까? 걸레의 쓰임새, 걸레의 이동 경로에 따라 그들의 이력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걸레마다 사연이 있어서 각각의 걸레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야기를 해 주는데 책장이 바로바로 넘겨진다. 궁금하니까 한 번 펼치면 끝까지 읽을 수 있다.
책 두께도 얇아서 그 자리에서 바로 쭉.
책 내용 중에서 사우나 할배 수건이 걸레로 10년을 살기까지 여정도 재미있고, 속옷이 서랍장에서 탈출을 시도해 결국 아빠가 다시 입게 되면서 그리운 아빠를 만나는 것도, 애완견의 쉬를 닦게 되었는데 쓰레기통에 버려지게 되는 슬픈 사연도. 괜히 걸레가 마치 사람이 된 것 마냥 사람의 쓸모에 따라 구분되고 소모품처럼 취급되는 게 감정이입되어 슬펐다. 감정이 있는 걸레들의 대화가 실감 나게 읽혀서.
걸레의 의인화. 지나치게 걸레들이 인간처럼 느껴졌고, 물건마다 담긴 주인의 손길이 있어서 물건에 의미 부여하게 되는 사람들의 심정들이 녹아 있는 것 같다.
걸레인데도 수명을 다 한 것 같은데도 잘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 만든 책 같다.
걸레여도 다 마지막까지 할 일이 있다고, 함부로 하지 말라고 얘기해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