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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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앞표지

일기예보도 아닌, 시대예보라니.

현 시대의 내용이 아닌, 미래 사회가 어떨지에 대한 예견인가? 제목만 봐서는 빅데이터 전문가인 송길영 작가님의 시대통찰인가 싶다.

여러 궁금증을 안고 책장을 넘겨 보았다.

핵개인의 시대라고 하니, 핵가족에서 말하는 그 핵이 핵심인가?

​개인주의시대의 시대 풍경이 담겨 있나?


차례



책장은 쉽게 넘겨진다.

미래를 예견한다기보다 현 시대와 사람들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과거의 시대상과 현재의 시대상을 비교해 말하기 때문에 현재가 어떤 사회인지에 대한 작가님의 깊은 생각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지능화, 고령화가 핵심 키워드로 더이상 한 개인에게 데이터나 전문성이 몰리고 집약되는 사회가 아니라 5분 존경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얘기한다. 모든 분야에서 다 그렇다고 동의할 수 없지만은 우리가 즐겨 보는 온라인 콘텐츠들 그리고 정보 채널들은 이미 쇼트폼으로 많이 옮겨져 갔다. 범람하는 콘텐츠에는 권위자들의 정보가 넘쳐나고 수많은 명사와 해외 지식인들이 앞다투어 영상을 배보한다. 누구든지 양질의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고 그런 정보들을 접하기에도 어렵지 않다. 습득력이 빠른 핵개인들은 접근성이 편리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권위자와 직거래할 수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매일 매일 업데이트되는 영상은 더 이상 한 사람만을 바라보며 한 사람만의 의견이 맞다고 설득력을 가지기 어려운 시대라고 한다.

AI로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은 이미 많이 대체되고 있고 그로 인해 어떤 이에게는 축복이 될 수도 있고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디지털 노마드족처럼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고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서 그 진화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AI의 도래로 없어질 직업을 공유하고 불안해하는데 그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새로운 직업이 무수히 또 나타날 것이고 직업의 생멸 속도가 빠른 현대에는 현재의 직업을 선택하는 것보다 현재의 경험과 이력을 쌓으면서 미래의 선택을 준비하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막연한 불안감보다는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고 시간에 따른 경험과 깊은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점은 나도 동의하며 콘텐츠에 담길 자신만의 전문성을 갖춘 내용들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리고, 속도에 치이는 사회일수록 나는 더 진득한 시간이 필요한 우려낸 정보들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된다.

고령화 사회로 인해 부모 부양의 문제, 가부장사회에서 벗어난 가녀장의 시대의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는 소설과 영화 드라마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적절하게 예시로 들면서 사회 현상을 설명해 주는데 쉽게 이해가 되었고 어차피 그런 것들이 현실을 반영한 창작품들이라 저자의 관찰로 본 현 시대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임영웅의 팬덤인 영웅 시대가 했던 문화 에티켓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시대에 따라 팬덤의 문화나 약속들이 달라지며 전 연령을 아우르는 그의 팬덤들의 행보가 흥미로웠다. 임영웅이라는 아티스트와 한 공간에서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을 체득한 팬들은 새로운 관계 맺음에 적응한 현행화를 잘 보여준다. 새로운 경험을 한 중장년들은 효도의 대상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문화를 향유하는 애호가로 거듭나는 현상에서 핵개인의 시대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되었다.

요즘 시대는 연령을 떠나 내가 중요한 세상이다. 어리나 나이들었으나 핵개인의 사회에서는 '나'가 먼저야 되고, 그 다음에 우리가 있다. 개인주의적인 사고가 팽배해지고 그런 의미에서 핵개인의 시대라는 의미는 더 이상 가족이라는 혈연 관계에서 家는 있지만 族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인상깊었던 내용 중 하나는 다른 책에서도 중복적으로 봐온 이야기이고 나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인생은 짧고 자신의 인생을 성장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이들에게 비전 없다고 생각이 되고 서로를 갉아 먹는 인간 관계에 집착하기보다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고 더 이상 어떠한 것도 남아있지 않았을 때는 그만두기로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래야, 상호 인간 관계가 대등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나에게 대안이 있고 다른 방법이 있을 때 상대도 존중한다고 말한다.

상호허겁(mutual cowardice)이 인간을 평화롭게 만든다

- 영국 작가 새뮤얼 존슨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인용

서로를 적당히 두려워하는 관계가 생태계에 최적이라는 이야기이다. 상대방이 조직에서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라고 인지되는 순간 조심성이 사라지고 상대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은 무기 없이 전쟁터에 나선다는 이야기와 같다고 말한다.

고유성이 진정성까지 가기 위해서는 축적의 시간이 요구됩니다.

고유함은 나의 주장이고

진정함은 타인의 평가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고유성과 진성성의 단서가 내가 오랫동안 쌓아둔 내러티브라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할 필수 전제가 됩니다.

시대 예보 책 299쪽

지금까지의 학교 졸업장, 기업의 사원증 같은 성취 인증 시스템은 이제 구시대 유물로 통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한다. 뭔가를 할 때 '내가 행하는 것이 결국 내 인생'이라는 자신의 인정이 필요하고 '최고'의 상댓값을 추구하는 것보다 '최선'의 절댓값이 필요하다고 한다. 자신만의 희귀함을 추구하다보면 그것이 고유성이 되고 축적의 시간을 갖게 되면 그것을 알아주는 타인의 평가가 진정성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이 점에서 많이 공감했다.

책의 말미에는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의 이야기를 하면서 권위 해체가 아닌 좋은 어른이 필요한 것이 아닌지 생각한다고 말한다. 어른으로서 이시대에 존재하면서 어떠한 세력이 되는 것은 경계하고 존경받는 어른이 핵개인의 시대에 필요하다고 말한다. 요즘 내가 읽는 책들 대부분이 진정한 어른의 존재감을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책도 그런 부분이 있어서 다시금 생각해 보았다. 또 결국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들이 서로 모두의 삶이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도록 구조적으로 살피고 서로 의존하는 관계일 때 선순환이 이루어짐을 저자는 피력하고 있다.

핵개인으로서의 삶의 자세는, 서로가 진심을 다하고 각각의 이루어낸 성과를 존중하고 자기 인생의 능동적 선택권과 결정권을 존중할 때 바람직한 사회가 된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핵개인으로 살고 있지만,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서로 연대하고 상호 의존하는 관계가 필요하며 젊은 세대에게 돌봄을 무한정 맡기는 것이 아닌, 끝까지 자립의 형태로 개개인이 바로 서 있을 수 있을 때 건강하게 관계가 유지됨을 다시 느꼈다. 부모가 젊었을 때 자녀는 원치 않은 일방적 희생을 한 댓가로 자녀에게 자신의 노후를 전부 책임지라하는 것은 일종의 불공정한 거래로 느낄 수 있으며 그렇게 효도 하지도 않을 것이라 생각되며 각자의 인생을 각자가 잘 준비하며 서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필요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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