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거식증으로 '황소'와 함께 점점 말라간 이중섭 (1916-1956) : 이중섭은 40세에 거식증을 앓다가 죽었다. 궁지에 몰린 화가는 물만 먹어도 토했다고 한다. 친구에게 끌려간 정신병원에서 황달과 간염까지 덧칠됐고 정신병이 아니라고 진단받았지만 병원비를 못 내서 독촉장까지 받는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의 그림 속 소들도 그의 생활처럼 마르고 비틀대고 결국 피를 흘리며 죽는 <싸우는 소>(1955년)를 그리기도 했다. 자신의 삶이 고스란히 투영된 그림이었다.
2. 행려병자가 되어 영양실조로 죽은 나혜석(1897-1948) : 시대를 앞서나간 여인이었지만 늘그막에 자식도 볼 수 없었고 낡은 관습에 저항하다 병이 들었지만 누구 하나 돌봐주는 이 없이 영양실조로 52세에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 나혜석의 생을 보면서 인생이 참 덧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3. 폐결핵으로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 이상(1910-1937) : 이상의 시집을 최근에 읽은 적이 있고 이상에 관련된 뮤지컬을 봤다. 그의 삶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있고 워낙 알려진 그의 삶이라 폐결핵이란 병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을 통해 폐결핵이 어떤 병이고 어떤 증상이 있는지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 또 그의 삶을 들여다보니 어떠한 처치도 없이 고스란히 병을 견뎌내야 했던 그가 측은했다. 그런 이유에서였는지, 그의 정신 세계와 삶이 평범치 않았고 폐결핵으로 27세의 나이로 죽게된다. 그의 마지막을 지켜본 의사가 폐가 형체도 없다고 했다.
4. 드뷔시는 대장암으로 죽었고, 중이염과 뇌수막염으로 죽은 오스카 와일드, 당뇨에 걸린 세잔, 메니에르병이 있었던 반 고흐, 아편 중독이었던 베를리오즈, 카페인 중독이었던 오노레 드 발자크, 결핵과 심막염을 앓았던 쇼팽, 매독과 장티푸스를 앓았던 슈베르트, 구루병을 앓던 알프레드 아들러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