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 때문에 연인이 필요하냐 하면 대화와 식사를 하기 위해서라고 도우코는 생각한다. 대화는 혼자서는 못 하고, 식사는 혼자서는 맛이 없다.

- 성인 여성인 딸의 결혼을 운운할 입장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는 데다 실제로 소개받은 남자는 인상 면에서 호감 가는 청년이었다. 그럼에도 전혀 기뻐할 수 없는 건 기묘하다고 하면 기묘한 일이라고 쥰이치는 생각한다. 그건 딸을 빼앗긴다거나 서운해서가 아니라 눈앞에서 불행해지려 하는 인간(들)에 대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축복해야만 한다는 불합리한 상황이 가져오는 안타까움이자 슬픔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딸이 선택한 남자가 어떤 녀석이든 마찬가지였으리라. 쥰이치가 생각하기론 모든 결혼은 시련이기 때문이며 더구나 그 시련은 영속된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 하지만 저는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당신‘도 아닌 ‘간지 씨‘ 였던 할아버지를 한 번이라도 좋으니 멀리서 보고 싶었는데, 하고 생각합니다. 왜 멀리서이냐면, 가까이 가면 틀림없이 할아버지는 곧바로 ‘할아버지‘ 맛이 나 버려 순수한 ‘간지 씨‘는 아니게 되고 말 테니까요.

- 초여름. 세상이 제아무리 뒤숭숭하다 한들 바깥에서는 작은 새들이 지저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 ‘애초에 누군가에게 모든 것을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미도리는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쓸쓸했지만, 그렇게 생각해야 비로소 용납되는 일이 있고 미도리는 그것을 아버지의 죽음으로 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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