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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곰
이희우 지음 / 잔(도서출판) / 2018년 11월
평점 :
이 책은 마지막 부분이
인상적이다. 왜냐하면 곰과 호랑이가 만났다는 이유로, 그리고
사투를 벌인 곰을 호랑이가 치유하고 곰의 목적지까지 안내해주고 마무리하고. 그리고 곰은 자신이 원한
바다에 가버렸다. 곰은 작은데, 호랑이는 늙었다. 누구에게나 도움이 필요하다. 작은곰에게 호랑이가 없었더라면 아무래도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진심이다. 못갔을 것이다. 고래가 없었더라면 호랑이 곁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치유받는
삶을 살아갈 가능성도 높겠다. 하지만 오래가더라도 호랑이가 먼저 죽고 난 다음에 아무래도 또 우울함을
겪을 지도 모르겠다. 우울하다는 표현도 부족하다. 암울할거
같다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그러나 작가는 그런 우울함을 피해서 마지막 순간에 곰은 바다로 향했고, 호랑이에게 '다녀온다' 라는
말을 남겼다. '다녀온다'. 다시 돌아오면 호랑이는 살아있을까. 곰은 더욱 커진채 돌아오면 호랑이를 알아볼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없지만
이 책 이후의 이야기도 사뭇 궁금하다. 바다를 건너면서 곰과 고래의 이야기도 내심 기대가 된다. 왠지 암울한 면에서 (그렇다고 XXXtaction
만큼은 아니지만), 뭔가 적어도 암울하다는 것보단, 희망이
있는 여정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게 아니어도 상관없다. 뭐
영혼의 단짝을 만나서 로맨틱 드라마가 될 수도 있겠다. 눈앞에서 죽는 자기의 어머니보단 나은 스토리일지도
모르겠다. 정말 눈앞에서 어미가 죽을땐 정말 슬픔 그 자체고, 어쩌면
이 작은곰이 더욱 암울한 어린 날을 보낼 수 밖에, 그리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뭔가 달려들어야만
했던 이야기보단 적어도 해피하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