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시간, 너의 삶, 너의 일상은 오직 하나뿐이고 유한하고 부스러지기 쉽고 그래서 고귀하다. 너는 무엇과도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존엄성 그 자체다.
너 스스로를 저버리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 사는 것이 잡은 줄을 탁 놓아버리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귀한 것이다.
너는 나다. 나의 모든 사랑이며 영원한 전부
너는 다른 사람의 보호를 받으면 무기력해지고 남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하게 되면 강해지는 특이한 체질을 가졌다.
나는 그런 적이 한번도 없었다. 너는 항상 그랬다. 그게 너와 나의 차이였다.
<작은 푸가 G단조>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청신하고 아름다운 주제가 반복되면서 뼈대가 세워지더니 수채화를 그릴 때처럼 붓질이 수십 차례 오가면서 사이가 채워져나갔다. 벽돌이 끼워맞춰지고 창문이 생겨났다. 창 안쪽에는 레이스 커튼이 쳐지고 벽은 자줏빛 휘장이 둘러쌌다. 어둡고 따뜻한 내부에는 오래된 가구가 배치되고 샹들리에 촛대에는 굷은 양초가 꽂혔으며 오렌지색의 따뜻한 불빛이 내부를 밝혔다. 벽에 그림이 걸리고 책장에는 책이 꽂히고 식탁에는 접시가 놓이고 와인잔이 채워졌다. 사람들의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와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아, 그리고 아기의 웃음소리 같은 맑고 투명한 소리가 났다. 지붕 위에는 붉은 기와가 씌워지고 정원의 사이프러스나무 사이로 사자 문장이 그려진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기 시작했다. 이처럼 정교한 건축물이 점점 완성된 모양을 갖춰나가는 과정이 뇌세포 하나하나로 지각되는 것 같았다. 마지막에 이르러 세상에 다시없을 아름다운 집이 찬란한 햇빛을 배경으로 투명하게 서 있는 것을 보는 듯했다.
어떤 문장들은 낮은 문턱과 같을 뿐인데도 이상하게 쉽게 넘어 걸어나가지지않는마치 장애물 뛰어넘기나 장거리 레이스를 할때숨을 가다듬어야하는 것처럼내가 그 낮은 문턱 앞에서 한참 서 있게 되더라.
그 대신 친근하고 다정하고 아름다운 청춘 남녀, 나이나 직업에 관계없이 서로를 친구로 부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느냐고 그 밤, 그 방은 내게 묻는 것 같았다.
몇가지 출처 외에는 도움될것이 없던 책웹서핑만 해도 이 정도 정보는 충분히 얻을 수 있지 않나 싶은데...책을 구지 낼 필요가 있었겠나. 수단으로서의 책 발간이 아니었겠나 싶다.
초연결성이라고 해서 당연히 더 넓은 관용이나 높은 적응성이 수반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