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걸 소설집 : 의심의 소녀 - 현대어로 쉽게 풀어 쓴 근대 여성 문학 모던걸
강경애 외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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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여성 문학을 현대어로 쉽게 풀어쓴 책, 모던걸. 1920-30년대의 서구적 스타일과 의식을 가진 신여성을 일컫는 말, 모던걸. 제목 정말 이 책의 의도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다.
총 5편의 단편 소설이 담겨 있다. 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강경애 작가님의 '어둠'. 오빠의 사형선고 소식을 듣고 점점 정신이 미쳐가는 여동생의 심리를 묘사한 소설이다. 혹여나 오빠의 편지가 올까 기다리면서도, 이미 죽은 것을 알고서 현실을 외면하지 못하는. 오빠의 죽음을 모른 채 오빠가 돌아오길 기다리는 어머니를 죄스러워 마주보지도 못하고, 본인을 버리고 부잣집 여성과 새연애를 시작하는 같은 직장 내 의사를 증오하면서도 남아있는 애정을 완벽히 버리지 못하는. 영실는 괴로운 상황 속에서 결국 수술 하는 의사의 모습을 살인자로 착각하고 훼방을 놓으며 미쳐버린다. 괴로워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심리 묘사가 주를 이루는데, 그 괴로움이 읽는 내내 느껴져 인상이 펴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담긴 소설은 나혜석 작가님의 것이었는데 수원에 나혜석거리가 있었던 것이 떠올라 괜히 반가웠다. 나혜석 작가님의 '경희'는 모던걸과 가장 잘 어울리는 소설이 아닌가 싶다. 일본에서 유학는 10대 신여성의 경희의 모습. 그러면서 조선에서 원하는 여성의 모습과 괴리감을 느껴 고민에 빠지는 모습까지, 그 당시 신여성들의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만약 원문 그대로 읽었다면 이정도로 공감을 하며 읽지는 못했을 것이다. 현대어로 풀어 써 있으니 마치 요즘 시대의 작가가 근대를 상상하며 써내려간 느낌이었다. 하지만 현대 소설과는 조금 다른 전개성과 소설 흐름때문에 읽는 동안 몇 번 머뭇거려지긴 했지만, 신여성들의 근대 문학을 읽는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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