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즐기는 101가지 방법 도마뱀 그림책 8
티모테 드 퐁벨 지음, 벵자맹 쇼 그림, 양진희 옮김 / 작은코도마뱀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사랑하는 이, 책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 책을 사랑하고 싶은 이・・・ 이 책을 펼친 당신이 누구든 당신을 박장대소하게 할, 그리하여 우리 모두를 ‘읽는 삶’으로 초대 할 그림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왕의 과자
이시이 무쓰미 지음, 구라하시 레이 그림, 고향옥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고 하찮은 나라도 힘들고 지친 너의 행복이 되어줄 수 있길 바라는 마음, 힘들고 지친 네가 너만의 행복을 찾고 누릴 수 있길 바라는 마음, 각자에게 어울리는 행복을 그리고 만나고 누리는 삶을 함께 응원하는 마음・・・ 애틋하고 간절한 기도의 마음이 파이의 층처럼 켜켜이 쌓인 아름다운 이야기 왕의 과자. 각자의 사정과 서로의 사연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축복하려는 마음을 편안한 색채와 사랑스러운 그림체로 담아낸 작품은 더없이 달콤하다. 그리하여 현실의 텁텁함을 조금이나마 지우고 싶을 때, 마음의 접시 위에 올려둔 이 그림책을 계속해서 펼쳐 베어 물 것만 같다. 파이 속에 숨은 도자기 인형이 그림책 밖의 내 것일 수 없어도, ‘갈레트 데 루아’와 같은 삶에서 내가 무엇을 찾고 네가 무엇을 찾지 못하더라도, 얼마든지 우리는 함께 달콤함을 맛보고 느낄 수 있다고 믿고 싶으니까. 어디서든 우리는 함께 마법을 만들 수 있다고 믿어버리고 싶으니까.




🍰“가장 좋은 것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에게 돌아가는 법이란다.”


서로 페브를 찾겠다고 소리를 높이는 아들에게 아델 씨가 건넸던 다정하고도 단호한 문장 계속해서 읊고 싶다. 삶을 헤아리는 주문注文으로. 삶을 보살피는 주문呪文으로. 우리의 삶을 지켜주는 주문主文으로. 





*문학과지성사(문지아이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얀 개
박현민 지음 / 달그림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얀 개는 친구를 찾고 있어.”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은 친구를 찾기 위해 하얀 개는 길을 나섭니다. 자신과 비슷한 둥근 모양을 갖춘 누군가가 자신의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으면서. 자신과 비슷한 하얀 색깔을 지닌 누군가의 곁이 자신의 자리가 될 것이라 믿으면서.


하얀 개는 길 위에서 자신과 비슷한 모습의 다양한 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하얀 개는 하얀 아이스크림이 될 수 없었습니다. 하얀 공이 될 수도 없었죠. 하얀 밥도, 하얀 구름도 될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하얀 개의 ‘친구 찾기’ 모험은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누군가를 만나고, 잠시 머무르고, 이내 떠나고, 다시 걸으며 하얀 개는 자신의 친구와 자신의 자리를 끊임없이 찾았습니다.




지칠 대로 지쳐버린 하얀 개는 어느 순간, 더 이상 친구를 찾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세상의 모든 백색이 자신의 그것과 같지 않음을 알아차린 그때. 자신과 같다고 생각했던 이들과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같은 형태의 삶을 살아갈 수 없음을 알아차린 그때. 하나의 접점만으로 완전히 포개어질 수 없는 이들과 영원히 함께 할 수 없을 홀로의 운명을 예감한 그때. 하얀 개에게 낯선 누군가가 다가옵니다. 자신과는 모든 것이 완전히 다른 모습의 ‘검은 고양이’였습니다.


하얀 개의 또 다른 모험은 생각지도 못한 만남 위에서 새롭게 시작되었습니다. 하얀 개와 까만 고양이는 서로의 다름을 외면하지 않고 각자의 결여를 함께 채워가며 걷고 또 걸었습니다. 서로를 위해 더하고 곱하고 나누었던 모든 걸음. 이 모험에서 빠진 것은 ‘친구 찾기’라는 이전의 목적이었습니다. 함께 걷고 머문 모든 곳들이 하얀 개와 까만 고양이의 ‘자리’였어요. 그 모든 자리에서 하얀 개는 하얀 개로서, 까만 고양이는 까만 고양이로서 각자와 서로를 지켰습니다.




몇 번을 봐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고야 마는 이야기의 까만 엔딩. 그러나 마냥 슬픈 감정이 제 눈물의 유일한 성분은 아닙니다.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서로의 차이를 장벽으로 두지 않았던 당신. 완전히 포개어질 수 없는 서로의 간극을 한계로 두지 않았던 당신. 어떻게든 함께 걷고픈 마음이 우리의 걸음이 되도록 내 손을 붙잡았던 당신. 지나온 타임 라인 위에서 나와 함께 걸어주었던 여럿의 당신들 덕분에, 지금의 저는 울면서 웃을 수 있습니다. 하얀 책을 분홍 케이스에 다시 끼워 넣으며, 내 눈물의 다양한 성분이 된 당신들을 향해 나지막이 고백해봅니다. Thank you to all my friends who waaaaaaaalked with me!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영어로 작성합니다. 왜 이렇게 썼는지는 그림책을 직접 보시고, 함께 공감해 주시길!)



겉모습만 바라보아도 몹시 사랑스럽고 귀여운 그림책. 그리하여 첫 느낌만으로도 독자에게 충분한 선물처럼 느껴지는 그림책. 그러나 그 첫 느낌이 이 책의 전부가 아니라 다행이라는 감격스러운 울림까지 독자를 위한 충만한 선물처럼 느껴지는 그림책. 분홍색 케이스를 벗겨 마주하는 여백이 ‘하얀 개’ 그 자체임을 기쁘게 알아차릴 때, 작가님의 또 다른 작품 ⟪엄청난 눈⟫을 반갑게 떠올리게 되는 그림책. 작품의 외형, 크기, 제작 및 표현 기법까지 작품의 서사를 구성하고 완성하는 그림책.


눈에 보이는 어떤 모습만이 관계의 연결과 유지의 조건일 수 없음을 그림과 문장, 모양새와 만듦새 모두가 함께 말하고 있는 박현민 작가님의 신작 ⟪하얀 개⟫. 그 위로 떠오른 문장 하나로 이 글의 마침표를 찍으려 합니다.


마냥 울고 싶은 암울한 오늘을 겨우 견디며 살아가는 당신에게, 이 작고 섬세한 그림책이 어쩌면 ‘생각지도 못한’ 다정한 만남이 되어줄지도 몰라요.



_

(달그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과는 이렇게 하는 거야
데이비드 라로셀 지음, 마이크 우누트카 그림, 이다랑 옮김 / 블루밍제이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신의 잘못을 변명 없이 인정하는 일이,
자신의 잘못에 대해 진심을 담아 사과하는 일이,
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문제를 책임 지고 바로 고치는 일이
자신의 자존과 자유를 해치는 일이라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모든 ‘어른’과 모든 아이를 위한 그림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것도 없는 왕 project B
라울 니에토 구리디 지음, 릴리아 옮김 / 반달(킨더랜드)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것도 없는 세상의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고 싶을 때가 있다. 주위에 산적한 문제들, 관계의 피로, 돌파구가 없어 보이는 현실을 피해 그저 돌처럼 살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때. 어찌할 수 없는 무기력과 괴로움으로부터 도망치고만 싶을 때. 그저 돌이 되어 아무런 생각도 움직임도 없이, 아무것도 아닌 듯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때.


그러나 돌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그리 오래 끌어안고 지낼 순 없다. 돌 또한 바람과 비, 햇빛과 중력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돌마저도 결코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아님을 알고 있으니까. 그리하여 다시 돌이 될 수 없는 나 자신으로 되돌아가 현실 앞에 마주서야 한다. 돌이 아닌 내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야 한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될 수 없는 나를 되새기며. 끊임없이 누구와 무엇과 어디로부터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나를 이해하며. 그리하여 숨을 다하는 날까지 무수한 상황과 감정을 겪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나를 안아주며. 





🔖 “아무것도 아닌 왕은 아무것도 아닌 왕이 아닐지 몰라.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일 수도 있어.”


여기, 아무것도 없는 왕국을 다스리는 왕 ‘미모 1세’가 있다. 자신이 거느리는 세상의 모든 것이 그저 터무니없는 ‘상상’ 일뿐인 아무것도 없는 나라. 그곳에서 미모 1세는 자신만의 완벽하고 이상적인 삶을 살아간다. 아무것도 없는 곳의 왕이 되어 만들어 낸 ‘점선’의 세계는 자신의 위대함을 알리기에 더없이 완벽한 곳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무(無)의 왕국’에 떨어진, 선명하고 뚜렷한 선을 갖춘 빨간 ‘무엇’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없기에 그 어떤 요동도 혼란도 불안도 없는 완벽한 왕국이었다. 그렇기에 미모 1세에게 ‘무엇’은 왕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반드시 없애야 하는 무엇이었다. 그러나 만약이라는 단어로 시작하는 자신의 꿈 속에서만, 허황된 상상 만이 가득한 또 다른 ‘아무것도 없는 세계’ 속에서만 ‘무엇’의 실재를 마음껏 사라지게 할 수 있을 뿐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왕국에서 ‘무엇’의 존재를 발견할 수 있는 이는 당연하게도 미모 1세밖에 없었기에, 자신의 의지를 따르지 않는 ‘무엇’의 행방과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는 이 또한 오로지 미모 1세뿐이었다.


그렇다면 더는 아무것도 없는 왕국이 아니게 된 곳에서, 미모 1세는 사라지지 않는 ‘무엇’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만 할까. ‘무엇’은 어떠한 과정을 거쳐 미모 1세의 세상에 수많은 ’무언가’들을 퍼트리게 될까. 곧 점선이 아닌 ‘실선’의 존재들로 가득 차게 될 ‘유(有)의 왕국’에서, 미모 1세는 ‘무언가’들과 함께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까. 





자신을 제외한 아무것도 없는 세계를 다스리며 (그러나 사실은 그 세계 안에 갇혀) 살아간 미모 1세. 아무것도 없는 세상의 위대한 통치자로 살길 바랐던 그의 마음이 아무것도 없는 세상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읽혔던 아무것도 없는 왕. 소리 내어 따라 읽을 수밖에 없는 문장과 군더더기 없이 종이 위에 담긴 그림은 실선의 실재를 외면한 망각 속에서, 현실이 될 수 없는 상상으로만 점철된 환각 속에서 그 누구도 살아갈 수 없음을 말하고 그려내고 있다.


빨간무엇들이 면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심을수록 퍼져나가고 퍼져 나갈수록 커져가는 힘을 품고 있는 씨앗으로 비유된무엇’. 그래, 씨앗은 사이에도 심길 있고, 싹을 틔울 있고, 꽃을 피울 있지. 정말이지 돌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일 수가 없지. 누구도 돌이 없다는 사실은, 아니  누구도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없다는 사실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