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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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마더라는 책제목을 보고 이 소설이 스릴러소설이라는 것과 연결지었을때 과연 어떤 내용으로 스릴러요소가 될까 싶었다.
이 소설은 정보가 넘치는 디지털세상에서 사랑스런 내 아이를 완벽하게 길러내려는 완벽하기를 바라는 엄마들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내가 첫 아이를 기를때 엄마나 시어머님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은 전혀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저 육아잡지와 육아서, 육아관련 카페나 블로그에서 아이양육에 대한 모든 정보를 얻었던 것 같다.
그렇게 만남을 가지게 된 카페에서 만난 인연을 지금까지도 가끔 연락하고 만나기도 한다.
요즘 사람들은 정보가 차고 넘치는 세상에서 나고 자라서인지 모든것을 디지털세상에서 배우고 얻는다.
육아정보도 마찬가지다. 나랑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같은 디지털공간에 모이게 되고
전혀 얼굴을 본적이 없는 사람과 대화를 하고 좋아요를 누른다.
너무나 익숙한 과정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만 생각한다면, 참으로 위험한 발상일수도 있다.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끼리 친분을 온라인으로 쌓아가고 자신의 이야기를 터놓고,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그리고 서슴치않고 만나기까지...
우리는 어쩌면 너무나 외로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소설을 쓴 에이미 몰로이는 아마도 이런 편한 세상이 얼마나 끔찍한 세상인지 말해주고 싶어서
쓴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 소설을 스릴러로 흥미진진하게 읽었으면서도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도 내내 씁쓸했다.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독박육아나 경력단절, 엄마의 능력, 존재감, 인간관계 등이 먼나라 미국의 뉴욕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음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아이를 열달동안 건강히 태중에서 지켜내다가 출산후에는 두려움과 조급함, 서툴음 속에서 아이을 건강하고 완벽하게 길러내야하는 엄마들에게
단 몇시간의 일탈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이어지고, 그 일탈자체를 두고 사회적인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자격없는 엄마들로 매도되는 것이 참으로 비통했다.
만약 아빠가 아이가 출생후 밖에서 술을 마시고 시간을 보내고 왔다면 그런 비난을 받았을리 만무하다.
여성의 지위가 가정내에서 직장내에서 많이 상승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갈길은 멀다.
같은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딸로서 느끼는 여러가지 감정들이 고스란히 이 책안에 다 담겨져 있다.
읽는동안 한번은 기뻤다가, 한번은 걱정됐다가, 한번은 화가났다가, 한번은 안심이 됐다가 여러가지 감정들이 이입이 되는 걸 느꼈다.
우리는 너무 완벽을 추구하면서 산다.
가끔은 모자라도 내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꼭 완벽하고 잘 해내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나도 세 아이를 키우면서 첫아이때는 너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태어나 처음 아이를 기르는 일을 해보는데 모든게 두려움 그 자체였다.
하지만, 둘째 셋째를 낳아 기르면서 첫아이가 가장 순했고 가장 쉬웠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는 순하고 기질이 착한 아이였는데 엄마가 서툴러서 너무 완벽하게 케어하려다 보니 내 스스로 오는 죄책감과 자괴감에 빠져 힘들어했던 것이다.
둘째와 셋째는 덜 씻기고 덜 집착하면서 육아의 굴레에서 헤어나올수 있었던 것 같다.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내 행복을 먼저 찾아야 한다. 그래야 아이에게도 행복한 엄마의 모습을 선물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내 아이를 키우는데 너무나 스트레스를 받는 엄마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겠다.
또한 엄마의 모성과 고민을 이해하는데 아빠들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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