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단호해지는 심리 수업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한윤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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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엄마, 아빠를 비롯해 형제자매, 친구, 친척 등 모든 것이 관계속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 관계속에서 늘 존중받고 사랑받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나도 모르게 상처를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한다.

자라면서 이렇게 차곡차곡 쌓인 상처는 성인이 되어서 배우자를 만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이 책은 말한다. 하지만, 내가 지금 함께하고 있는 상대와의 관계속에서 상처를 받고 불편함이 있다하더라도 마음대로 관계에 변화를 주거나 끊을 수는 없다고 한다.

그것은 어려서부터 나에게 알게 모르게 지어진 무게값에 비례한다.

 

이책 제목을 보았을때 나는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에게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대처법이 나와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재미있는 스토리텔링형식을 갖추었고, 각 스토리텔링 뒤에는 작가의 환자분석이 느낌과 함께 들어가 있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훨씬 읽기가 쉬웠다.

화자인 소냐는 어릴적 유대관계가 좋았던 엄마가 유방암투병을 하다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유언으로 아빠와 동생을 잘 돌보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11살인 나이에 살림을 도맡아 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성추행을, 아빠는 재혼을 해서 새엄마를 들이고 딸들에게 무관심했다. 그런 환경속에서 모든것을 본인이 감내하며 자란 소냐는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기위해 갈망했다.

 

첫번째 남편은 성실했지만, 돈만 벌어다주는 무늬만 남편인 사람이었고, 두아이의 육아와 교육, 살림을 모두 소냐에게 맡겼다.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그녀지만, 남편의 무관심한 태도에 본인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고 결혼생활을 끝내고 싶은 결심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만나게 된 두번째 남자 프랭크는 연애할때는 달콤한 사탕같은 멘트로 그녀의 결핍된 사랑을 채워주는 듯했으나, 살림을 합치기로 한 이후부터는 그녀를 대하는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하지만, 소냐는 변해가는 프랭크를 보면서도 한번더 한번더 하면 믿어주려고 애썼고, 그를 쉽사리 정리하고 떠나지 못한다.

7년간의 반복되는 싸움과 화해 속에서 소냐와 프랭크는 서로의 바닥까지 모든 보여주며 싸웠고, 화해했다. 그리고 결국 소냐는 프랭크의 병적인 나르시시즘을 공부하며 그의 약점을 알게 되고 큰 상처를 주면서 그와의 관계를 끝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소냐의 반복된 용서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진작에 끝냈어야 하는 관계를 너무 질질 끌고 갔다. 서로가 지쳐가고 있을때 소냐는 깨달았다. 자신이 먼저 변해야 비로소 모든 것이 달라진다는 것을.

 

저자 배르벨 바르데츠키는 전세계 베스트셀러 <따귀맞은 영혼>,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를 쓴 작가이며, 관계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을 40년간 전문적으로 치유해온 심리학자이자 심리 상담가이다. 지금도 뮌헨에서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며, 관계에 어려움을 껵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고 독일을 대표하는 심리학자로서 세계곳곳에서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바르데츠키는 읽는 이가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는 자유로운 삶,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은 용기 있는 삶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요즘  데이트폭력이나 가스라이팅 같은 정신력폭력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종종 뉴스에 전해지곤 한다. 이별을 통보하는 여자친구에게 복수심을 가지고 스토킹을 하거나 결국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현상은 성인이 되기전에 유년시절의 상처로부터 시작된다고 작가는 말한다.

 

(p.8)' 어린 시절 가족 관계 안에서 형성한 경험은 이성과 관계를 맺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성을 선택하는 방식부터 연인이되었을 때의 관계 방향까지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을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멋지다고 믿는 자의식 강한 연인을 원하고, 자의식이 강한 사람은 주로 의존적인 연인을 찾는다.'

 

(p.131) '화려한 모습 뒤에는 정서적으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낙담한 아이가 숨어있다. 이 아이는 무엇보다 인정받고 싶어하고, 자신의 자아를 비춰보고 싶은 갈망에 굶주려 있다.'

 

(p.161) '수치심은 타인의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된다. 타인의 시선을 견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실패를 경험하면 우리는 자신을 한 단계 낮게 평가한다. 자존감이 불안정한 사람일수록 타인의 평가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즉 우리는 그럼 타인의 기대에 부합하려고 노력하며 그러지 못할 경우 부끄러움을 느낀다.'

 

(p.181) '두사람 모두 상대가 자신보다 병적이라고 치부하며 도움이 필요한 건 내가 아니라 상대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 모두 문제가 있지만 이들은 오직 상대의 문제만을 지적한다.'

'두 사람 모두 이 파괴적인 관계에서 각자 맡은 역할이 있었고 두 사람 모두 뒤틀린 관계에 일조했기 때문이다. 여성이 스스로 남성의 곁에 남았다면 두 사람은 다를 바가 별로 없다.'

 

본문의 내용을 보면 상대방에게 나르시시스트적인 문제가 가장 큰 문제이긴 하지만,

관계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내 자신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사랑해주어야 겠다고 생각했다면,

지금 즉시 내 자신을 바꿔야 한다. 내 스스로의 상처를 인정하고 다독여주면서

아무에게도 의지하지 않고도 내 스스로 잘 일어설수 있다는 것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남에게 상처받는 것이 두려운 당신에게 어쩌면 가장 큰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은 본인인지도 모른다. 내 스스로를 사랑하고 내 스스로의 결정을 믿어 보면 어떨까?

 

불편한 관계속에서 상처가 두려워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용기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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