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룩에 꽂힌 디자이너의 발효 탐방기 깊숙이 일본 2
오구라 히라쿠 지음, 송승호 옮김 / 효형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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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는 매일 나의 식생활 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어떻게 보면 세계 어디를 가도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어느나라라도 생선을 소금에 절인 젓갈이 있고, 술과 식초를 만드는 것도 유사하다. 채소를 절여 보관해 겨우내 꺼내먹기도 한다. 하지만 각 나라의 환경이 다르고 살고있는 균이 다르고, 추구하는 맛의 방향이 다르다 보니 비슷해보이는 음식도 제각각 향토미를 뽐낸다.


먹을 줄이나 알았지 생산해보지 않았던 입장에서 발효는 처음에 그저 맛으로 존재했다. 최근 들어서는 할머니의 맛을 그리워하며 직접 다양한 발효 음식을 시도하게 되었고 즐거움과 고민을 동시에 느꼈다. (어렵다!) 내가 제일 많이 접하는 발효는 아무래도 빵 발효, 그리고 막걸리나 요거트 정도겠다. 이미 만들어진 씨앗을 사용하면서도 어려운 것이 발효다. 매일 온습도가 달라지니 최상의 상태는 타이머를 맞춘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다.


리틀포레스트와 같은 일본 음식 영화를 보면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비슷한 듯 다른 발효에 대해서 궁금증을 갖게 되었는데 <누룩에 꽂힌 디자이너의 발효탐방기>를 통해 이러한 궁금증을 다소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일본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가볍게 발효음식에 대해 짚고 넘어갈 줄 알았는데, 이 작은 책이 담은 세계가 생각보다 거대하다. 발효 속에 담긴 과학, 자연, 지리, 역사, 그리고 결국은 개인의 삶까지. 깊은 고민을 갖고 취재한 책이고 번역 또한 세심함이 느껴졌다. 생경한 음식을 상상하는 것도 즐거웠다. 특히 일본에서 한국의 된장을 바라보는 시점을 읽으면서는 내가 생각한 당연한 기준이 지극히 내가 생각한 당연함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다. 그리고 로컬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요즘 더욱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닐까. 두고두고 여러번 읽고 공부하고 싶은 책이다. '깊숙이 일본' 시리즈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양조가들의 일은 직접 뭔가를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 (산출된) 것을 관찰하고 그 환경에 끼어들어 자연이 산출하는 힘을 인간 쪽으로 끌어들이는 메신저에 가깝다. 그래서 그들이 지녀야 할 첫째 감성은 관찰하는 것과 느끼는 것에서 출발한다.' p12


'어떤 것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창조성을 낳는다.' p242





양조가들의 일은 직접 뭔가를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 (산출된) 것을 관찰하고 그 환경에 끼어들어 자연이 산출하는 힘을 인간 쪽으로 끌어들이는 메신저에 가깝다. 그래서 그들이 지녀야 할 첫째 감성은 관찰하는 것과 느끼는 것에서 출발한다. - P12

어떤 것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창조성을 낳는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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