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청춘 - 경제학의 관점으로 보는 청춘의 선택과 기회
조원경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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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세상을 보는 안목을 보다 업그레이드 시켜주었던 책, 경제적청춘을 소개합니다.

 

첫 장에서부터 굉장한 울림을 주었던 책이었어요.첫 장을 읽고 갖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훗날 나는 과연 지나간 세월을 돌이켜보면서 내 선택이 발생시킨 기회비용에 대해 미련이 남을까?

기성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소위 정답이라고 불리우는 루트를 밟기위해 그 어떤 자유로운 선택도 못하고, 묶여 있지 않은가?라는 자문을 던지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죠.

 

책장을 넘기는 순간마다 자문자답은 계속되었어요. 그렇기에 이 책은 분명 경제학 서적이지만, 그저 어떤 학자가 어떤 이론을 설파했다는 식으로 내용이 구성된 전공서적으로 구분짓자면 매우 곤란합니다.분명 그 제목답게, 靑春들의 인생 앞에 놓인 수많은 선택지와 기회비용을 거듭 생각하게 하죠.매우 획일화되고 관념화된 기성세대의 가치 속에서 나는 청춘으로서의 골든타임을 잘 활용하고 있는지 점검하게 하는 책이랍니다.

 

실은 청.. 이라는 두 글자도 사치가 되어 버린 지금일수록, 그 단어만 들어도 너무나 서러운 지금일수록 주체적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세상경제를 읽는 안목을 키우는 것은 정말이지 매우 중요한 과제이나 늘 바쁘단 이유로 뒷전에 두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만난 것은 저로서는 주체자로 거듭날 수 있었던 황금같은 도약의 기회이었기에, 많은 이웃님들께도 감히 꼭 읽어보라 건네고 싶답니다.

 

목차는 독특하게도 테마별 대제목과 더불어 베토벤의 교향곡을 소제목으로 삼고 있습니다.

독서 내내 저자에게 경외에 가까운 존경심이 들만큼 이 한 권 속에서 저자의 엄청난 독서량과 공부량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국내 최고의 국제경제전문가로 통하는 저자 조원경님은 곳곳에 음악과 작곡가의 이야기도 함께 접목시키신 것 보면 음악에도 조예가 깊으신 듯하여 정말이지 읽으면서도 방대한 지식에 놀라움을 금치못 했답니다.

 

섹션별로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을 소개드리자면, 우선 첫 번째 섹션에서 언급한 결혼경제학이었습니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시카고대학의 교수였던 게리베커는 그의 분석을 차별, 결혼, 가족, 교육, 마약 등 인간행위 분석에도 적용시킨 학자인데요, 그는 결혼을 일종의 하루계약이라고 칭할 만큼, 지극히 편익과 비용을 따져야 하는 일이며, 편익과 비을 비교하여 매일 계속 배우자와 살지 말지를 결정하는 행위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사실 이런 주장은 결혼이라는 영역조차 계산으로 이루어지는 시장의 일환임을 주장하는 것으로 '사랑'이라는 고귀한 인간의 감정을 무시한 비인간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할 수 있으나, 실은 결혼도 사치가 되어 가는 현세에 마지못해 씁슬한 웃음을 지으며 일정부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럼에도 저자는 믿음 소망 사랑중 제일이 사랑인만큼, 배우자에게 엘리제를 위하여를 피아노로 연주할 수 있는 황홀한 사랑이 포기할 수 없는 가치로 남기를 소망하며 섹션 1을 마무리하죠.

 

 

 

또한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섹션 3의 일과 여가가 조화되는 삶을 소개드릴게요. 매우 기이하게도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고, 기기가 자동화되는 가운데서도 노동시간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고, 오히려 더더욱 바빠지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특히 한국, 중국, 일본만이 과로사라는 단어가 존재하리만큼 과하게 노동하는 것이 마치 미덕인양 여겨지고 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노동시간이 길다고 해서 생산성도 덩달아 늘어나는 것은 아닌데 말이죠.

 

이쯤에서 너무나 공감갔던 문구는 문유석 판사의 글이었어요.

저녁회식하지 마라, 젊은 직원들도 밥 먹고 술먹을 돈 있다. 없는 건 당신이 뺏고 있는 시간뿐이다.”

생각해보면 문유석 판사의 말처럼, 노동시간을 늘리기 위한 노동,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한 노동이 아닌 서로 고통을 분담하자는 식의 서로 불편해지는 노동이 우리나라의 조직문화의 씁쓸한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정말이지 저 문구는 사무실 한켠에 걸어놓고 싶을만큼 통쾌했죠.

 

또한 재밌었던 개념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그림자 노동' 이라는 개념이었는데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게모르게 돈을 받지 않고 회사와 조직을 위해 무료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는지를 생각했고, 그림자 노동을 매일마다 행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돌이켜 보며 허탈한 웃음이 지어지기도 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는 무의식 속에 매일마다 끊임없이 그림자 노동 (이케아에서 산 가구를 손수 조립하는 일, 주유소에서 셀프로 기름을 넣는 일)을 행하고 있었고, 그렇게 시나브로 누군가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줄도 모른채 그것이 일종의 사회현상이라고 치부하지 않았나 싶네요.

그리고 저의 관념을 깨주었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바로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한 주제에 관해서 말이죠. 불과 1년 전 스위스에서는 개인이 일을 하던 하지 않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주기 위해 보편적으로 일정부분 소득을 보장해주는 개정안에 대한 투표가 있었는데요. 당시 반대로 부결되기는 했지만, 저는 그와 같은 내용의 헌법 개정안이 세계 어딘가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실에 감히 믿을 수 없었답니다. 모르긴 몰라도, 저는 그 당시 그런 제도가 도입된다면 인간의 노동 동기를 잃게 하고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를 굉장히 루즈하게 만들 것이므로 다 같이 저성장의 미래를 바라보자는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았었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보았던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한 주장들은 퍽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를테면 기본 소득 보장이 스스로 부양능력을 잃는다해도 일정선 이하로 생활수준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을 하는 모든 사람의 공통된 위험에 대한 합법적 보호 차원을 넘어 위대한 사회를 구성하는 요인이라는 말, 실리콘 밸리의 기업에서는 수요자인 시민들의 안정적 소득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말들을 읽으며 보편적인 기본소득 제공이 완전한 유토피아적 제도는 아니구나, 어쩌면 매우 가까운 시일 내에 어쩌면 도입될 가능성이 농후한 제도이구나를 느끼게 되었어요.

다섯번째 섹션에서는 저의 요즘 관심사인 4차 산업 혁명시대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그 중에서도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요하는 '영웅', 즉 이상적 리더란 어떤 모습일지를 그리고 있는 장이었어요.

최근 대선을 치룬 덕에 이 장을 읽는 내내, 새로 뽑힌 리더가 이러한 혜안을 가지고 미래를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였는데요. 막대한 효용과 동시에 막대한 위험성을 함께 가져올 4차 산업혁명시대는 정말이지 감히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모습이지만 그 미래를 이끌어야 할 리더라면 다보스 포럼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구시대적 시스템에서 벗어나 기술, 경제, 사회, 정치적으로 빠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그리하여 미래지향적 정책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에 큰 공감을 했지요. 아울러 개인의 창의성과 더불어 팀워크가 매우 중요해지는 시대가 바로 4차 산업혁명기이므로 이 시대의 리더라면 소통의 리더십을 갖추어 글로벌 협력 플랫폼까지 구축할 수 있는 책임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점에도 공감했답니다.

 

더불어 교육분야의 측면에서도, 장차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거 대체하는 시대에 더 이상 획일화된 교육방식을 세뇌시킬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살아가는 시대상황과 세계의 흐름에 적절한 지식 습득을 요하는 교육방식이 채택되어야 한다는 것에 크나큰 공감을 했습니다.

부유한 수준의 스위스의 낮은 대학진학률을 볼 때, 대학진학률과 같은 지표로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을 따지거나, 그 국가의 발전수준을 따지기엔 무리가 있으므로 우리나라도 대학진학에 목매는 획일화된 교육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이고 앞으로 도래할 시대에 걸맞는 교육 방향과 비전이 제시될 필요가 있음을 절감하기도 했답니다.

 

마지막으로 결국 저자는 국내외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던간에 결국 내 인생과 운명의 주인공은 나 자신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조류에 휩쓸리는 나 자신이 아니라, 스스로 내 삶을 개척하는 주체적인 경제적 청춘이 되는 데 많은 영양분을 제공한 책이었다고 자부하며 북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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