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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에 한국사 : 근대편 - 역사 무식자도 쉽게 맥을 잡는 ㅣ 단박에 한국사
심용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그야말로 격동 그자체였던 근대사를 우리는 그동안 너무나 교과서적, 한국만의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보았는데요. 이 책은 한반도를 뛰어 넘어 만주벌판, 유럽대륙, 미국의 시각 등 세계적 시각으로 지적 입체적으로 근대 역사를 풀어낸 책이랍니다.
책머리에에는 저자가 어떤 마음으로 이런 서적을 내게되었는지 알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은 물론 러시아, 미국과 정치역사적으로 매우 긴밀히 얽혀있는데 우린 그동안 너무 한국사 / 중국사 / 일본사를 별도로 생각하고 배웠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저자는 종합적인 세계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보았기에 펴냈다고 해요. 또한, 어긋난 애국심으로 그저 타국을 욕하고 비난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객관적이고 보다 날카로운 비판과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러한 시각을 배양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총 29강에 걸쳐 있구요 연도로 따지자면 약 1840년대부터 1940년도. 그야말로 근대사를 집대성했다고 볼 수 있어요.
종합적인 세계사적 시각과 맥락을 강조한 책답게 중국과 일본의 이야기로 시작이 됩니다. 사실 역사는 '해석의 학문'인데 어쩌면 역사에 너무 민족주의적 감정을 대입하여 객관적인 해석을 지양하며 살지 않았나 싶었어요. 저자는 인정할부분은 인정하고 비판할부분은 비판하며 저의 편협한 편견을 깨주었습니다. 초반에 일본의 근대화 과정을 서술한 부분에서만 보더라도 사실 일본의 사절단의 정교함과 실천의지를 인정하고, 혼돈의 시기에 발휘된 메이지 정부의 지도력을 인상적이라 평하죠.
저자는 또한 우리나라 교과서는 너무 뻔하고 단순하다고 평합니다. 사실 저도 그런 교과서를 배우고 자란 세대인지라 어떤 사람이, 어떤 개혁을 했고 어떤 성과가 있었더라~하며 한문장으로 정리하고 암기했었는데요. 생각해보니 글쓴이의 말처럼, 어떤 개혁이든 목표와 과정이 있는데 너무 단순화하여 평가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교과서 외적으로 시야를 넓혀 우리는 맥락과 시대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이를테면 흥선대원군=쇄국정책 으로 인식했던 저였고, 미디어에서는 명성황후 드라마, 뮤지컬 등으로 조선의 더도없는 국모로 평하고 있는데요. 이번 기회로 보다 냉정하게 바라보게 되었어요.이를테면 고종과 명성황후로 인해 척신정치가 쉽게 부활되었다는 점, 사실상 대원군의 개혁은 쇄국이라는 한계로 단죄하기에는 그보다 컸던 역량과 잠재력이 있었다는 점이지요 .
책에서 시종일관 강조되는 것은 역사는 암기사항이 아니며 테스트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 사건의 맥락과 시간의 순서, 당시의 세력과 사회지형도를 면밀히 파악하고 분석해야만 비로소 역사를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세계사적 관점을 매우 중시하는 도서답게 비단 한중일러,미국뿐 아니라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타이완 등 동남아 국가의 당시 상황까지 서술해주고 있습니다.
그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세세하게 알려주는 센스. 사실 이토히로부미를 처단할 세 조 중에 안중근 의사는 두번째 조에 속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리하여 두번째 조가 실패하더라도 세번째조가 암살을 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거죠. 이토를 향해 명중을 시켰음에도 주변인들까지 저격한 것은 사진과 흡사한 인물을 맞히긴 했지만 그당시 사진기술을 고려해보면 혹시 맞은 인물이 이토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죠 . 또한 암살 장소로 하얼빈이라는 곳을 선택한 이유도 이곳이 러시아 관할지역이기 때문에 이토히로부미라는 일본의 거물급 인사를 저격햇을 경우, 국제재판소를 활용하여 국제적인 이슈를 이끌어 내기에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참으로 대단하고 또 대단한 독립투사 안중근 의사.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못한 아프고 서러운 위안부 문제도 언급되어 있는데요. 기록으로도 잘 나와있지 않은 이 이슈에 대해 산술적으로 얼마나 많은 여성이 위안부로 동원되었는가를 밝혀주네요. 군인들의 성병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자 일반 매춘부가 아닌 민간여성들의 필요가 제기되었고 그렇게 순수한 어린 소녀들이 위안부로 동원되었다는 분개할만한 사실도 적나라하게 서술되었구요
오백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을 시간 날때마다 보았떠니 어느새 해방에 다다라 근대사가 막을 내리네요 . 마지막에 부록으로 근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연표가 수록되어 있어요! 더불어, 일제시대만 단번에 볼 수 있는 연표도 있구요! 참 여러모로 알찬 구성, 알찬 내용의 양서라고 평하고 싶습니다.유익함과 객관성을 견지하고 냉정하고 넓은 시각, 재미가 쏠쏠한 비하인드 역사로 가득찬 '단박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로 떠들썩한 지금 두번이고 세번이고 꼭 정독해보아야 할 올해 최고의 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