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을 안고 사는 남자, 독을 사랑한 여자
최정원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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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일상 속 생활과 식습관부터 개선해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해 준

"독을 안고 사는 남자, 독을 사랑한 여자" 북리뷰를 하고자 합니다.

이 책은 실제 한의사이신 최정원 박사님이 집필하셨는데요. 다양한 증상의 환자들을 접하시며 쌓아온 경험과 전문적 지식은 물론, 많은 방송 출연과 칼럼 기고 경험이 있으셔서 그런지 뼛 속까지 문과인 저도 읽는 내내 전혀 어려운 부분 없이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고, 생소한 의학용어들도 워낙 쉽게 풀이하면서 설명해주신 덕분에 첫 장을 펼친 순간부터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손에서 놓지 않고 매우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어요.

 

최정원 박사님은 샴푸며 화장품이며 한약재들을 활용한 각종 상업적 제품들은 불티나게 팔리면서도 막상 내과적 진료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는 한방에 대한 인식의 저변이 부족하고 오해가 깊어 그 역할이 너무 축소되어 있음에 안타까움과 불가해한 갭을 느꼈다고 여는 글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이제 단순히 양방의 보조적 수단 혹은 구식적인 접근으로 치부되던 한의학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키면서 꼭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서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발병 전부터 그 원인을 살피고 신체의 균형과 조화를 다스리는 것을 근본으로 하는 한방의 중요성을 밝히고 싶으셨던 강한 의지를 담아 쓰셨음을 전반에 걸쳐 느낄 수 있었습니다.

크게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목에서 이미 가늠할 수 있다시피 내용은 ''이라는 개념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당뇨를 포함해 그 것이 초래하는 각종 질병들, 그 것을 풀어나가는 방법들을 실질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최 박사님 자신이 실제 겪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의사로서의 고민들을 담은 챕터로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우선 전체를 아우르는 매우 중요한 개념인 독의 의미부터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한자부터 영어까지 그 어원들을 살피면서 정의를 설명해나가는데, 여기서는 단순히 해골그림이 그려져있을 법한 화학적 의미의 Poison이 아니라 독을 품고 있거나 생성하는 요소들을 의미하는 독소, 영어로는 Toxin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며 그 개념부터 철저히 정의하면서 본격적으로 내용이 시작됩니다.

마치 백설공주가 깨물었던 사과처럼 너무나 달콤하고 자연스럽게 그러나 아주 치명스럽게 몸으로 잠입하는 독은 그토록 우리 입을 즐겁게 해주었던 수없이 다양한 편의점 간편식들, 때깔 고운 디저트들, 한 밤의 파티를 가능하게 했던 야식거리들과 같은 음식물을 통해 유입되기도 하고, 몸 안에 피로물질이 쌓이는 줄도 모르고 과도하게 일하는 과로로 인해 생성되기도 하며, 심리적, 신체적 기능을 교란시키는 스트레스, 즉 화에 의해 생겨나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최근 저의 스트레스의 주범이 되고 있는 공기 중 미세먼지나 방사능 물질들에 의해서도 잠입되기도 하죠. 한마디로 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일상 속에서 쌓여가고 있는 위험한 잠입자인 셈이죠.

 

제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읽은 부분은 바로 이 들어오는 음식들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저녁마다 스트레스 풀겠답시고 먹었던 치맥 조합, 세 끼 중 꼭 한 끼 이상을 차지했던 밀가루식, 늘 술의 친구가 되어준 트랜스지방 함유가 높은 튀김들, 간편하다고 즐겨먹었던 편의점 가공식품들, 이 모든 것들이 독소적 성분을 잔뜩 품고 있는 음식들이었고 심지어는 이들이 단순히 신체만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라 교감신경을 교란시키면서 성격적으로도 부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고 해요. 저를 포함한 현대인들은 이런 음식물들을 매일 접하다시피 했으니 각종 방부제며 착색제며 향료 등의 합성화학물질들을 매일 섭취한 셈이지요. 어쩌면 점점 예민해지고 포악해지고 자극에 취약한 현대인들의 성격이 이런 가공식품에 익숙해진 나쁜 식습관에서 촉발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 3주간 과자를 끊은 아이들은 신경이 보다 안정화되면서 순하고 부드럽게 변했다는 실험결과도 이를 방증하고 있으니까요.

 

상황이 이러하니 먹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먹느냐갸 훨씬 중요한 논제로 떠오르게 되지요.

단순히 속을 채우는 것이 좋은 식사가 아니라 무엇을 채우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1장에서는 몇 번이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유난스럽다고 할지언정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해서 아파줄 사람은 없기에 가공식품이나 튀김, 밀가루 등을 최대한 줄여보고 최대한 자연식을 가까이 해보아야겠다는 다짐이 서더라구요.

 

또한 좋은 자연식을 섭취하는 것을 넘어서 그 것을 어떻게 섭취하느냐도 관건입니다. 이를테면 먹는 속도도 굉장히 중요한데, 너무 빨리 먹으면 제대로 씹혀지지 않은 덩어리가 식도를 통과하면서 과도한 소화효소를 사용하게 되고 이렇게 해도 채 소화되지 못하고 쌓인 음식물들이 독소를 만들어내면서 혈액을 타고 곳곳에 퍼지면서 각종 질병을 몰고오는 사태를 초래하기 때문이죠. 누구에게 쫓기듯이 빠르고 급하게 먹는 습관도 의식적으로 지양하고 보다 천천히 오래 씹어 먹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새기게 되었습니다.

 

2의 뇌이자 건강의 바로미터인 장의 중요성을 역설한 후 본격 해독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즉 지금까지는 독소의 의미와 그 것이 유입되는 원인과 장을 통해 퍼져나가는 과정을 설명했다면 이제 그 톡신을 풀어내고 제거하는 디톡스에 대해서 서술하는 차례죠. 요즘에는 어디 한 군데가 명확하게 아파서 오는 사람들보다도 여러 군데가 다발적으로 아파서 어느 과를 내원해야 하는 지도 가늠하기 힘든 다발적 증상의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데 이렇게 특정지을 수 없는 다차원의 병증을 몰고오는 Toxin을 제거하는 것이 치료의 길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디톡스 과정이 꼭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충분히 셀프로 가능한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해로운 먹거리를 멀리하고 자연식으로 채우기를 비롯해 입욕 형태의 목욕, 운동으로 땀흘리기 등이 있음을 소개하고 있어요.

 

한방적 解毒이 정말 중요한 것은 어디가 아프면 어디를 국소적으로 치유해주는 식이 아니라 몸이 가진 근본적인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을 회복시켜 주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단기적이고 임시적인 처방이 아니라 몸 자체가 알아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려는 힘을 실어줌으로써 근본적인 해결을 도모하는 것이죠.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혈당 수치가 오랫동안 높게 지속되고 췌장에서 충분한 인슐린이 생성되지 못하거나 인슐린에 적절한 반응을 못할 때 생기는 병인 당뇨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실제 최박사님이 진료한 환자들의 사례로 채워져서 더욱 그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느껴졌는데요. 사실 저에게 당뇨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되는 병중에 하나였는데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젊고 생각보다 비만하지 않으며 어디가 아플 것 같지 않은 외양을 갖춘 사람들이어서 더욱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어요.

 

이 병이 정말 무서운 점은 초기에는 권태감이나 피로감, 종기 등의 피부질환으로 나타나기 시작해서 종국에는 시력을 잃게 한다거나 하지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 외에도 간에서 만들어지는 중성지방을 억제하지 못하면서 고혈압이나 고지혈증과 같은 각종 대사증후군들을 동시에 몰고온다는 점이지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무시무시한 증상들이 점차 호전되는 치료과정들도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련의 해독과정과 식이요법은 물론 운동과 수면의 질까지 관여하며 철두철미하게 케어하고 진심으로 환자를 걱정하는 모습에서는 왠지 건강서적에서는 보기 힘들 줄 알았던 인간적인 감동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박사님은 의사로서 가장 큰 기쁨을 진료실에서의 공명이라고 말합니다. 즉 함께 기쁨과 고통을 나누고, 공감대와 신뢰를 형성하며 회복의 과정을 만들어나가는 것, 그 함께하는 울림의 시간을 가장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아마 환자 입장에서도 이런 의사를 만나서 점차 회복되어가는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이 아닐까 싶었네요.

 

진료실에서의 공명을 최고의 기쁨이자 행복의 순간으로 맞이할 수 있는 한의사가 될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렇게 진솔한 경험과 노하우를 꾹꾹 눌러 담은 책을 쓸 생각을 했을까 읽으면서 내내 궁금했었는데 마지막장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끼니를 전쟁이라고 표현할만큼 비위가 약해서 식사에 어려움을 겪고,걸핏하면 토하던 허약했던 아이였던 최 박사님은 운명처럼 한의사가 되어 그 어렸을 때의 경험 덕분에 아이들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그런 어린 시절을 보낸 성인들의 고충을 더욱 공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병이 나고 나서가 아닌 병이 나기 전부터 근본적으로 예방하는 의학에 사람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지 최정원 선생님은 지금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으며, 또 그 필요성을 매우 강하게 역설하고 현대인에게 호소합니다.

 

한 번을 완독하고도 왠지 계속 옆에 두고 싶어서 아침 저녁으로 이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더니 어느새 식습관과 일상 생활에서 자그맣지만 무척 긍정적인 변화를 해나가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앞 쪽에 수록되어 있었던 추천사처럼 시대를 초월한 건강지침서이자, 치유의 복음이 된 양서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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