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낙서는 어떻게 미술이 되었을까? - 10대를 위한 서양미술사, 개정증보판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8
박우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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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오늘 소개해드리고자 하는 책은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아내는 "동굴낙서는 어떻게 미술이 되었을까?"입니다! 제목 그대로, 동굴의 낙서로부터 시작된 원시미술부터 현대에 이르는 3만년 동안의 서양미술사를 한 권에 집약한 책이랍니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하시고, 예술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학예연구사 및 큐레이터, 각종 미술관련 서적들을 집필하신 박우찬 님이세요! 워낙 글재주가 좋으셔서 읽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빨려들게 되리라 확신해요 :)

목차도 매우 간결하고 일목요연하게 시대순으로 정렬되어 있어요. 원시부터 20세기까지 이 한 권으로 개괄할 수 있죠!

사실 이렇게 원시부터 시대순으로 집약적으로 요약한 책들을 본 적도 없거니와, 혹여 있더라도 무척 두껍고 어려운 말들이 가득해서 읽을 엄두도 안났던 책이 대다수였는데 이건 사실 청소년인문도서로서 10대를 위한 도서라 저처럼 전공자는 아니지만 기본적인 예술 소양을 쌓고 싶은 일반 성인들에게 아주 딱 맞는 도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본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할게요. 정말로 원시시대의 동굴 낙서부터 시작되는데요, 동굴에 낙서를 하게 된 것은 변변한 무기도 없었던 원시인들이 동굴 속에서 온종일 굶주리던 어느 날 시작됩니다. 울퉁불퉁한 동굴의 벽면을 그만 들소로 착각하고 찔렀는데 그 후 실제로 현실 사냥터에서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들소를 그리기를 반복하게 된 것이죠. 일종의 주술 행위이자, 마술행위로서 원시미술은 시작됩니다.

 

각 장이 끝나면 말미에 각 장의 주인공 작가와의 대화를 상상하여 쓴 웰컴백 그림읽기 코너가 실려있습니다.

청소년 서적이라 그런지 더욱 친절하게 이런 코너도 있군요 :) 덕분에 본문을 읽으면서 더 알고 싶었던 부분을

더욱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미의 전형이라고 여겨졌던 비너스의 탄생도, 결국 그리스인들이 아테네에서 소문난 미인들을 모집하고 그 여인들이 각각 가진 아름다운 속성을 뽑아내어 가장 이상적이면서도 가상에서 존재하는 미의 조건을 표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고대에서 중세로 넘어오면 종교의 색채를 강하게 띄는 아트가 등장하게 되는데 당시 중세인들은 대부분 문맹인지라 그림은 굉장한 성경 학습 도구가 되었던것이죠. 교회를 이루는 건축 요소들인 각종 조각부터 시작해서 유리창을 수놓은 스테인드그라스까지 어디든 성서 속 이야기를 삽입하여 신도들을 늘 각성케하는 도구였죠.

 

하지만 이렇게 종교를 중심으로 그려지던 화풍은 르네상스 국면을 맞으면서 인간 중심으로 바뀌게 되고, 기법도 풍성하게 발전하게 되는 계기를 맞습니다. 원근법과 해부학을 기반으로 하여 작품들이 보다 생명력 넘치고 활력과 생기가 돋게 되죠. 그야말로 살아있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르네상스 화가들은 정말이지 여러방면의 분야를 연구하였다죠.

알베르티는 후학과 기하학을 모르면 그릴 생각을 하지 말라고 했을 정도니까요 .특히 희대의 천재라고 일컬어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미술은 단순 육체노동이 아니라 과학임을 증명하기 위해 해부학, 원근법, 색채학, 역학 등 다방면을 심도깊게 연구하고 이를 토대로 그려내어 예술사의 한 획을 긋고, 르네상스미술의 수준을 높였죠.

 

유럽에 강력한 상업 세력과 함께 등장한 절대왕정은 궁정을 중심으로 웅장하고 화려한 미술을 지향하게 되었으며

이는 17세기 유행을 선도하게 되는데 바로 바로크양식이에요. 대표적인 화가로서 카라바조가 있는데 제가 카라바조 그림을 굉장히 좋아해서 이 부분을 특히 재미나게 읽었네요. 카라바조는 실감나는 표현을 위해 명암을 매우 극적으로 대비시키는 표현을 즐겨했는데 이른바, 키아로스쿠로 라는 이 명암법 덕분에 그의 작품은 늘 대상을 극적으로 부각시키고 보는 이로 하여금 사건에 집중하게 하죠. 이 카라바조의 화풍에 영향을 받은 루벤스나 렘브란트의 작품들도

모두 생명력과 에너지를 뿜고 있어 감상자를 빨려들게 하지요.

 

이 책이 정말 좋았던 이유 중에 하나는 적당한 양의 유익한 글과 함께 이미지가 매우 풍성하게 삽입되어 있기 때문이었어요. 정말 도록을 한 권 보는 것처럼 챕터마다 무척이나 풍성하게 이미지가 있으니 읽으면서 전~혀 지루함도 없고 글의 내용을 그림과 맞추어 보는 재미도 있었지요.

 

우아하고 쾌락주의적인 에로티시즘을 담고 있으며 특유의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색채감이 두드러지는 로코코 양식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화풍인데 단순히 풍속적이고 쾌락과 유희를 추구하는 가벼운 양식만이 아니라, 인간 본능에 내재된 욕구와 개인의 자유를 표현하는 분출구로써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게되었어요. 평소에 몰랐던 로코코 화가들도 대거 알게 되었던 유익한 장이었죠 :)

 

책장은 계속 넘어가고,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챕터로 넘어가자 예전에 파리 루브르박물관 갔을 때 보았던 그림들이 속속들이 등장하더라구요. 앵그르와 제리코, 들라크루아까지! 그 땐 멋모르고 유명한 사람이 그렸나보다 하고 보았었는데, 이렇게 책에서 당시 시대적 배경과 화가의 특성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감상하니까 훨씬 작품에 대해 심도깊은 이해가 가능하게 되었어요! 다음에 혹 루브르를 한번 더 가게 된다면 이 책은 필수로 사전독서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인상주의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알게되었어요. 특히 인상파 하면 흔히 모네나 마네, 르누아르, 드가를 상상하지만 저는 쇠라도 인상파를 발전시킨 인물이었음을 처음 알게되었어요. 그저 점묘기법의 선구자라고 알고 있었는데, 책을 통해 점묘법 자체가 눈부신 빛을 추구했던 인상주의자들에 밝은색 물감을 캔버스에 올리면 섞이면 섞일 수록 혼탁해지면서 밝게 표현하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하게 만든 과학적 인상주의의 일환이었어요. 그래서 쇠라나 시냑의 점묘화를 보면 대체적으로 원색의 밝고 환함이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었구나 깨닫게 되었죠.

흔히 미술서적을 읽다보면 늘 먹다만 것처럼 고흐와 같은 후기 인상주의에서 끝나는 경우를 많이 보았는데 여기에는 피카소, 달리, 칸딘스키 등등 현대미술까지 야무지게 설명해준 점이 맘에 들었어요! 이렇게 3만년에 이르는 유구한 세월동안 인류사를 수놓은 위대한 명화들을 감상하니 마음의 양식이 차곡차곡 쌓인 듯하네요 !

10대를 위한 청소년 타겟 도서였는데 그만큼 더욱 친절하고 쉬운 설명덕분에 저와 같은 성인 비전공자가 읽기에 전혀 어렵지 않았던 동굴낙서는 어떻게 미술이 되었을까 북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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