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랑드르 거장의 그림 열린책들 세계문학 216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 [디 아더스The Other]를 본 적이 있다. '도대체 누가 유령-디 아더스-이란 말인가?' 시종일관 영화에 집중한 나는 마지막 반전에 뭐라 말로 표현할수 없는 배신감을 느꼈다. 결국 나는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유령만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이 닿을 수 없는 부분에서의 반전에 배반을 당한 나는 한편으로 짜릿한 희열을 느낄수 있었다. '누가 기사를 죽였나?' 도대체 기사를 죽인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작가 레베르테는 역사, 미술, 음악, 정신분석학 등을 아우른 해박한 지식으로 무장한체 치밀한 설명으로 소설을 이끌어간다.

하지만 지극히도 '치밀한 설명'은 독자들로 하여금 소설의 흥미를 반감시키기도 하는데, 이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치밀한 설명 못지 않게 500년 전의 사건과 현재의 사건을 완벽하게 조화시킨 그의 치밀한 구성은 그러한 아쉬움을 상쇄시키지 않나 한다. 기사를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아니 우선 그 기사는 누구인가? 체스의 기사Knight인가, 그림 속의 로제 드 아라인가, 아니면 세사르? 아니면 무뇨스? 그리면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체스의 여왕Queen? 오스텐부르크의 페르디난트인가, 부르고뉴의 베아트리스인가? 작가는 이 모든 인물들의 관계를 치밀하게 구성하여 그들을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사건 속에 포함시킨다. 그 뛰어난 구성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누가 기사를 죽였나?' 작가는 그의 무기인 해박함으로 반전의 칼날을 나에게 들이밀었다. 이해되어질 수 있는 반전의 칼날을 나는 짜릿함으로 기꺼히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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