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 민주주의, 역사, 인권, 자유
이김 편집부 엮음 / 이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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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2 - 사랑의 테마로 읽는 신화의 12가지 열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2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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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또 읽고 주변 사람, 특히 젊은 사람에게 사주고 또 사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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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자의 사법활극 - 소송전문기자 주진우가 알려주는 소송에서 살아남는 법
주진우 지음 / 푸른숲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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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가지 말아야 할 곳이 있다법원경찰서병원이다.” 맞는 말씀이다법조인이 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경찰 공무원이 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의사가 되지 말라는 말도 당연히 아니다죄지어 재판 받으러 가는 일 없어야 한다는 말이고 역시 죄지어 유치장에 갇히는 일 없어야 한다는 말이고 몸이 아파 드러눕는 일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돌이켜보면 앞의 둘은 지켜온 것 같다병원은 몇 번 입원한 적이 있으니 지키지 못한 것 같다사람은 병원은 한번 이상은 가게 된다.

 

<주기자의 사법활극>은 누구든 언제든 소송에 휘말려 피의자가 되어 검찰이나 경찰의 부름을 받을 때부터 재판이 끝나는 순간까지 우리가 알아야 할 법적 지식을 이야기해주고 있다그런데 이런 책이 엄청나게 재미있다책을 꽤 느리게 읽는 나도 너덧 시간 만에 완주했다딱 와 닿는 표현이 많아 밑줄도 제법 그었다. ‘그랬구나!’하는 순간도 많았다역사적 고비가 되었던 많은 굵직굵직한 정치적 사건의 검사와 판사그리고 변호사는 누구였는지정권에 아부한 누구누구가 그 뒤 어디로 영전했는지 따위 우리가 잘 몰랐던 정보도 알려준다그래서 더욱 재미있다재미있어서 분노도 커진다.

 

<시사IN> 주진우 기자는 18대 대통령 선거를 치르던 2012년 12월 박근혜 대통령(당시엔 후보)의 5촌 살인 사건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의혹을 보도했다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씨가 민형사 소송을 걸었다이 책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이어진 이 사건의 재판 과정을 따라가면서 처음 소송을 당하는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차근차근히 일러준다주진우 기자는 2000년부터 현재까지 대략 83건의 소송을 당했다대부분 이겼고 일부 진 사건도 있다.모두 기사로 인한 것이다그래서 주진우 기자는 자칭 소송 전문기자이고 몸값이 가장 비싼 기자이다그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상종할 수 없는 최악질 꼴통 기자라고 부르는가 보다.

 

그의 소송안내는 친절하고 솔직하다이런 책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가장 친절하고 자세하지 않을까 싶다.무엇보다 법학자나 판사검사변호사를 지낸 사람이 쓰는 책보다 피의자 또는 참고인의 신분이 될 위험성이 높은 사람 처지에 서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더욱 와 닿는다우리나라 법이라는 것과 검찰법원에 대한 그의 시선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하도 여러 번 당하다 보니 그들의 속성과 근성과 몰염치함과 낯 두꺼움을 속속들이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대신 게으르거나 무능력하거나 나쁜 일부 변호사를 제외하고는 우리가 믿고 기댈 언덕은 역시 변호사밖에 없다는 사실도 되풀이하여 강조하고 있다.

 

주진우의 경험을 우리가 좀 가져가 본다면 이렇다. “(검찰이나 경찰에서 나오라는전화벨이 울리면 반드시 변호사에게 달려가라.”(48) “일단 검찰이 칼자루를 쥐었기 때문에 검사나 수사관의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없다.”(66) “증거 있는 놈이 이긴다법정에서 나를 자유케 하는 것은 증거다.”(69) “재판은 전혀 다른 세계의 언어로 진행된다재판은 그 사람이 선한지 악한지정의로운지 아닌지진실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게 아니다사안에 대해 법률적으로 타당한지입증 가능한지를 따지는 거다.”(89) “변호사의 스토리와 검찰의 스토리 중 어떤 게 더 믿을 만한지 다투는 과정이 곧 재판이다.”(90) “똑똑한 사람이 오히려 함정에 더 쉽게 빠진다.”(90) “형사재판은 내 말을 입증하는 게 아니라 검사의 논리에 구멍을 내는 싸움이다.”(102) “검사는 절대 봐주려고 먼저 제안하지 않는다.”(133) “판사는 내가 마지막으로 호소할 사람이다.”(212) “재판은 연극이다예행연습을 하고 최종 점검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237) “대다수 사람들은 판사가 사건을 꿰뚫어보고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줄 거라 믿는다진실을 밝혀줄 거라 생각한다절대 그렇지 않다.”(261) “없는 사람들은 감옥 가는 것보다 돈 물어주는 것이 훨씬 무섭다이런 판결을 내리는 판사들을 보면 오히려 겁이 없는 것 같다하늘이 안 무서운가 보다.”(266) “판사는 협소한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걸 유념해야 한다.”(270) “판사들은 세상에 판사와 그 밖의 사람들이 있다고 믿는다검사들은 세상에 판검사와 그 밖의 사람들이 있다고 믿는다.”(283)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쟁취하는 것이지주어지는 것이 아니다그러기 위해서는 룰을 먼저 알고 있어야 한다.”(324) “참사가 일어나 아이가 죽으면 어머니가 대통령에게 빌어야 하는 세상 아닌가진실은 가족이 밝혀야 하는 세상 아닌가법이 진실을 막는 세상 아닌가?”(324)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기자의 소임이다.”(326)

 

그가 기자라는 사실은 좀더 색다르게 다가온다그는 나는 기자다그래서 싸운다고 말한다주진우의 글을 읽다보면기자가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의혹을 제기하다 보면 이런저런 소송에 휩싸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작정하고 사기꾼의 길을 걷는 사람이거나어쩔 수 없이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를 내는 가련한 중소기업 사장이 아니라면법정에 설 위험성이 가장 큰 직업군 중 하나가 기자 아닐까그런데도 무탈하게’ ‘대과 없이’ 기자생활을 마쳤다는 건 자랑이 아닐 수도 있겠다하다못해 언론중재위원회에라도 몇 번 들락거릴 정도는 되어야 정말 제대로 기자생활을 했다고 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기자가 그렇게 덜 떨어지게 취재하고 보도했다는 게 아니다하도 상식과 비상식이 뒤엉켜 있고 정의와 불의가 뒤집혀 있고 법과 불법이 구별되지 않는 세상에 살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주진우의 사법활극>을 읽다 보면우리 사회에 과연 양심과 상식과 정의와 법이라는 게 있기나 한지 궁금해진다재미있게 읽고 나서 서글퍼진다이 사람의 책은 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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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봄
심상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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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유토피아무릉도원이상향천국... 이런 게 있다고 하자그것은 어떤 모습일까날씨는 일 년 내내 포근하고 시원하겠지먹을 것은 넉넉하겠지쌀과 고기과일과 생선술과 안주... 사람들은 한 번도 싸울 일이 없고 더구나 살인 같은 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저마다 제 할 일이 있고 그 일에 걸맞은 대가를 받아서 아무런 근심걱정이 없는 곳이겠지.

 

심상대의 장편소설 <나쁜봄>을 읽었다신문에 소개된 기사를 보고 읽고 싶어졌다다른 게 아니다그의 소설에는 ‘...이란 표현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하는 데에 눈길이 머문 것이다. ‘을 쓰지 않고도 글을 쓸 수 있다니... 그것도 짧은 시나 단편소설이 아닌 장편소설을궁금했다. ‘을 쓰지 않으면 문장이 좀 이상하거나 어색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또 제목도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은 희망생동소생초록푸근함설렘활기 이런 뜻 아닌가그런데 그게 나쁘다니.

 

<나쁜봄속 우리고을은 자연 환경이 비옥하며 원하는 직업을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어 사람들은 즐겁게 일하고 생산한 것을 조화롭게 나눈다신선한 음식이 풍부하고 환경오염이나 스트레스 따위는 찾을 수 없으므로 대개 180세까지 장수하곤 하지만언젠가부터 특이한 유전병이 전해 내려오게 되었다모두가 미남미녀이며 그중 절반 이상이 불임이고 봄이 되면 광증을 보이는 젊은이가 번번이 나타난다는 것이 그 증상이다.

 

정월 큰보름날엔 망련초로 만든 정씻기 술을 마셔 지난해의 기억을 잊고 새롭게 자신과 연을 맺게 될 사람을 정한다이를 새낭군맞이라고 부른다오랫동안 한 사람과 함께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해 짝을 바꾸는 사람도 있다.짝을 정하는 데엔 남녀노소 아무런 제약이 없으나함께 살다 출산한 적이 있다면 다시 부부의 연을 맺을 수 없다. ‘우리고을에서는 불임 탓에 아이 역시 온 고을 사람이 공유하는데자칫 각별한 애착이 생겨 가족을 부활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봄철 젊은이의 광기 외에 이곳을 위협할 만한 요소는 딱히 없어 보인다.(출판사 책 소개에서 인용)

 

소설은 새봄에 일어나는 살인 사건으로 시작한다역사를 기록하는 사관과 그의 젊은 부인이 살해당한다그런데 범인 한 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나머지 한 명도 죄를 자백하고 화형을 당한다. (이 마을에는 해마다 광증을 보이는 남녀 한 명씩을 공개 화형시키는 특이한 제도가 있다무릉도원에서 화형이라니!) 하지만 그 과정에 뭔가 미심쩍은 점을 발견한 주인공은 끝까지 사건을 추적하고 마침내 진범을 찾아낸다줄거리는 간단하지만이 소설은 간단한 추리소설이 아니다.

 

우리고을에서 광증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그 기행이 우리 아닌 를 드러내는지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고을 전체의 기이한 조화와 결속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지다마침내 밝혀진 열다섯 살 진범은 우리 고을의 이름과 자기를 낳아준 여자 사람을 자기가 부르는 말을 알고 싶었다그리고 그 여자를 도와 자기를 낳도록 한 남자를 부르는 말도 알고 싶었다그 말이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그건 살인의 직접적인 동기였다어머니아버지라는 말은 이 마을에는 없는 단어였고 그것을 알려고 하는 것 자체가 죄악이었다.

 

마을의 어른인 도서관장은 이야기한다. “상상력은 아상(我相)의 세계로 들어서는 통로라네위험한 정신 영역이지우리고을에서는 개인이란 존재는 전체를 위한 하나의 부속물에 지나지 않아누구든 독립된 세계를 가져서는 안 돼더군다나 그 상상의 세계를 다른 사람 앞에서 떠벌리는 행위는 위험천만한 일이야.”(252또 말한다. “공동 식당에서 어울려 밥을 먹는 우리고을 사람들을 생각해보게그들이 저마다 다른 상상의 세계에서 헤매고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봄물에 방개가 기어나오듯 저마다 제가 옳다고 난리를 치지 않겠나여보게상상은 생각과 정신의 부패한 현상이라네이기심과 자존심의 다른 양식이지우리고을에선 아무도 자신이 누구인지 생각해선 안 된단 말일세.”(253) “우리고을에서는 누구든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선 안 돼그런 생각은 죄가 되지이전에도 말했다시피 우리고을에서 개인은 하나의 부속물에 지나지 않는다네.”(289)

 

조지 오웰의 <1984>나 <동물농장>을 보는 듯하다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 같다누구든 나의 실존에 대해 의구심을 갖거나 나의 부모는 누구인지 생각하면 안 된다정해져 있는 틀 속에서 자신을 맞춰 살아야 한다궁금해 하는 건 죄악이다궁금한 것을 말하면 화형당한다어디에서 많이 보던 장면들이다이러한 전체주의로 딱딱하게 굳어 있는 체제를 <동물농장>과 <매트릭스>에서 봤을 뿐인가.

 

우리의 현대사는 과연 이보다 얼마나 달랐을까 생각하게 된다우리나라 현대 역사에서 아주 긴 기간 동안 우리는 내가 누구인지우리는 무엇인지우리 겨레는 무엇인지우리 역사는 어떤 것인지그리고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억압당했고 그런 것을 말했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기도 했다그것을 무릉도원이고 낙원이라고 윽박지르는 몇몇 사람이 있는 반면 나머지 모든 사람은 그것을 독재라고 하고 전체주의 국가라고 하지 않았나.정치적으로 민주주의가 완성되었고 경제적으로 신자유주의까지 나아간 남쪽은 좀 나아졌다고 할 것인가, 3대 세습 왕조로 복귀한 북쪽은 또 얼마나 심하다고 말해야 할 것인가. <나쁜봄>은 그것을 우리에게 묻고 있다.

 

 

333쪽 소설을 읽으며 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그건 알 수 없었다읽다 보니 궁금해지지 않아졌다.

 

2015.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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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명문가 - 한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위하여
조용헌 지음, 백종하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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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사회에 명문가는 없다. 이 책을 읽어보면, 명문가 없음을 알게 된다. 서글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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