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1~2권 세트 - 전2권 - 삶과 태도에 관하여 + 일과 선택에 관하여 조우성 변호사 에세이
조우성 지음 / 서삼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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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서평단 #도서제공 #쌤앤파커스 #조우성변호사 #한개의기쁨이천개의슬픔을이긴다 #인생수업 #인생멘토 #책추천 #북스타그램 #우영우
#이상한변호사우영우_에피소드원작
가끔 인간의 삶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다. 소설의 장르가 좀 다양하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지만.

내가 어릴 적에 막장 드라마 대가님들이 몇 분 계셨다. 그분들의 작품 스타일은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특정 흐름에서 드러날 만큼 너무나도 뚜렷했고, 기깔난 어록을 남기기도 하며 욕 먹은 만큼 장수하는 것이었다. 신기했다. 대체 왜 욕을 하면서 드라마를 보나. 저런 일이 어디에 있나.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서 '저런 일이 어디에 있나?'라는 말이 굉장히 오만하고 좌정관천하는 이야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은 넓고, 그런 일은 있었으며, 막장드라마는 생각보다 세상의 평균이었다. 사람의 삶은 생각보다 훨씬 더 드라마 같을 때가 많다.

그 드라마 같은 풍진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보자고, 조금이라도 더 좋은 꼴 보고 싶어서 교사가 되었다. 물론 풍진 세상에 비해 좋은 꼴이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더 절망적일 때도 많은 게 사실이다. 결국 사람 사는 게 참 비슷한가 싶으면 씁쓸할 때도 있다. 내가 간과한 것은 교사는 학생과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고 교육주체 모형은 삼각형이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세상은 얼마나 더 고난스러운 것인가. 생각해보면 앞이 아득하고 점점 알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마음이 되곤 했었다.

이 책은 그 알을 깨주는 책이다. 내가 희망에 가까운 곳에서 가끔 절망을 보면서 나약하게 부서질 때, 희망보다는 절망에 가까운 곳에서 희망을 캐는 이야기였다. 어느 순간부턴가 나는 내가 너무 어리고 나약하지 않은가 생각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법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경제 공부도 하고 해야지, 하고 마음을 다잡곤 했지만 참 쉽지 않았다. 역시 쉽지 않은 세상이군 하고 내가 나약하게 굴고 있을 때, 조우성 변호사님께서는 세상의 갖은 작태 속에서 사람을 발견하고 계셨던 것이다. 25년차 변호사라고 하면 흔한 꼰대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조변호사님은 '법은 사람의 마음을 반영한다.'라는 #이상한변호사우영우 의 우영우 변호사의 말처럼 법대로 하기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에, 작은 이윤에 흔들리기보다는 진심으로 사람들을 돕고 마음에 가 닿는 세상의 큰 그림을 그리는 휴머니즘에 가까운 여러 사례들을 보여주셔서 결국 올곧고 착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그래도 된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삶을 몸소 살아내고 그것을 맛깔나게 전하는 힘을 보여주신다. 변호사로서 멋지게 이겨낸 이야기가 아니라 지혜롭게 돌려서 풀어낸 이야기, 사람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깨달음을 주며 진 이야기까지 허심탄회하게 풀어내고 그 사건들로부터 얻은 깨달음을 조심스럽게 건네주시는 변호사님은 인품이 좋고 나를 인간적으로 존중하는 인생 선배님과 같은 느낌이다.

좋은 삶을 살아간 만큼, 그것을 엮고 감동을 주는 이야기로 써내려가는 것또한 쉽지 않은 일인데, 2권 말미에서 본인이 검사가 아닌 변호사를 택한 이유를 쓰신 부분에서 말하는 휴머니즘적인 적성 선택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납득될 만큼, 한편한편이 신기하게 드라마틱하고 솔직한 에피소드인데다가 드라마와 같은 긴장감있는 글재주와 편집이 돋보여서 1,2권임에도 단숨에 읽었고, 7월 7일에 나올 책 먼저 읽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러워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이 책이 모티프가 되었다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정주행하기 시작한 것은 물론이다.

책의 내용처럼 100-1=0이 되기도 하지만, 천 개의 절망 중에서 한 개의 희망을 캐내는 저자는 이것 보라고,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고 말한다. 그 희망이 사람이고, 그것이 인생이라고.

가장 쉽게 당신의 인생 멘토를 접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절망 속에서 희망과 지혜를 발견해내는 방법을 알려주는 이 책과 드라마 우영우를 함께 보는 것을 자신있게 추천해드린다. :)

그리고 내게는 작년 시궁창에서 너무나 힘들 때 한줄기 빛처럼 큰 도움을 주셨던, 내게는 조우성 변호사님 같은 분인, 앞으로가 더 많이 기대되는 임 변호사님께 기대와 감사와 응원을 드리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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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문 사계절 1318 문고 133
탁경은 지음 / 사계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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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사계절북클럽 #사계절교사북클럽 #도서제공 #사계절 #민트문 #탁경은 #청소년소설 #책추천 #북스타그램 #중1 #중2 #중3

가끔은 문득문득 나이를 먹으면서 오히려 간명하고 단순해지는 스스로를 느낄 때가 있다.

책을 다 읽고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가장 어렵게 쓰였다고 생각한 <모기>는 2005년에, 가장 상큼하고 발랄하다고 느낀 <지금은 생리중>은 2020년에 쓰였다는 작가의 말을 보니 더욱, 인생은 복잡해질수록 답이 간명해지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장 15년간의 생각들이 한 권에 묶일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무엇보다 그 초점이 시종일관 아이들이 읽을 만한 눈높이에 있었다는 것도 새로웠다. 욕심을 좀 더 낼 수도 있었을 텐데. 작가는 15년을 넘치는 시간 동안에도 내내 청소년들에게 눈을 떼지 않았다. 또 시간이 갈수록 더 청소년들의 세계를 밀착취재한 느낌이었달까. 또 소설을 쓰면서 참고 문헌을 많이 참고하고 뒤에 참고 문헌을 덧붙여주신 부분도 제법 인상적이었다. 이야기를 담아낼 때 취재나 조사를 꼼꼼히 하신 느낌.

제목이 왜 민트문일까? 생각해봤는데, 작은 단편의 제목일 뿐만 아니라 소설은 내내 보름달 같은 '동그라미'를 품고 있었다. 월경도, 사마귀도, 가족도. 달이 동그랗게 차가듯이 채워져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온전한 원이 아니었다. 그게 찼다 줄었다 다시 차는 달처럼 성장하며 출렁이는 청소년들의 본모습일진대, 아이들이든 우리든 어째서 늘 이상적인 보름달만을 상상하고 있는 것인지. 달조차 그런 존재인데.

사실 아이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매일 보지만, 정작 아이들의 시선이 이럴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 못한 부분들을 만나면 새삼스러운 충격이 밀려온다. 더불어 <민트문>에서 만난 팬픽 이야기는 나도 중고등학교 때 심심찮게 접하던 이슈라 반갑기도 하고, 그 마음을 표현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팬픽을 쓰는 마음, 그것이 공개 방송에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거리를 느끼지 않고 싶어 공개방송에 가지 않고 유명한 팬픽러로 남는 마음과 연결된다는 점은 꽤나 어른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으레 교사 서평단으로 보내 주시는 책에 한땀한땀 직접 이름을 써서 보내주시는 작가님의 마음의 깊이가 소설 곳곳에서 느껴져서 훈훈한 마음도 들었다.

상큼한 다섯 편의 소설이 모여있는, 중학생들과도 부담없이 읽어볼 만한 소설집 <민트문>, 여름 날에 수박화채처럼 시원하고 상큼한 청소년 소설을 맛보고 싶은 당신에게 자신있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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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의 탄생 - 내 옆자리의 악인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
도키와 에이스케 지음, 일본콘텐츠전문번역팀 옮김 / 드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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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이담북스 #악인의탄생 #도키와에이스케 #사회학 #사회적모델
#사이코패스 #왕따 #사회적문제

악인은 탄생하는가 만들어지는가.

나는 요즘 어쩌면 악인은 높은 확률로 탄생하지 않을까 하는 조금은 절망적인 생각을 해왔다. 물론 그것이 '악인'이라기보다는 '사이코패스'라는 신인류이고, 그것이 잘못하면 '소시오패스'라는 악인이 될 수 있다는 정도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며칠 전 #트라우마는어떻게삶을파고드는가 를 통해서 트라우마와 상처의 유전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어쩌면 사실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굳어가고 있을 찰나였다.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교육과 사회시스템을 통해서 희망을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쓰인 책이다. 총 다섯 개의 챕터 안에 잘게 쪼개진 챕터는 이 글을 읽기 쉽게 만들어준다. 나름 귀여운 삽화들과 함께 짧게 짧게 논의를 끊어가고, 어쩌면 난삽해보일 만큼 다양한 이유를 논할 때, 각 페이지 밑에 챕터명을 넣어둔 것은 신의 한 수다. 아, 이 이야기가 지금 이런 맥락에서 논의되고 있구나? 하는 것을 알고 보면 전혀 다른 맥락이라고 생각했던 여러 가지가 하나의 맥락으로 다루어질 수도 있는 일이 된다는 것, 각자 따로 놀고 있는 것 같았던 문제들이 모여 하나의 커다란 사회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그 사회문제가 마침내 악인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슥 맞아 떨어지는 순간 느껴지는 깨달음이 이 책의 묘미이다.

악인도 본디 악인이지 않을 수 있었다는 점. 사이코패스도 악인의 필수조건은 아니라는 점(오히려 훌륭한 직종을 찾을 수도 있다는 점), 전혀 상관없는 문제들부터 하나씩 차곡차곡 해결해내면 악인조차 행복하게 사는 사회가 와서 악인이 생기지 않을 거라는 점. 그 악인이 생기도록 방치하는 것은 이를 방관하는 당신의 몫이라는 점.

이 책은 어쩌면 한 번은 생각해봤을 만한 이야기지만 모아놓고 읽어놓아야 깨달음이 오는 내용들이 모여 당신을 기다린다. 한 문제 풀다 걸리는 수학책이 아니라 아~하고 까먹던 당연한 소리가 써있지만 꽤 어려웠던 문법책이라도 안 읽으면 당신의 머릿속에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 것과 같이. 당연한 말인데 모아놓고 읽어보면 큰 깨달음이 오는 것과 같이. 이 책도 당신에게 아마 그런 큰 깨달음과 배움을 줄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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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어떻게 삶을 파고드는가 - 최신 신경생물학과 정신의학이 말하는 트라우마의 모든 것
폴 콘티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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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를 살렸다‘라는 레이디 가가의 증언처럼, 폴 콘티는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는 힘을 전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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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어떻게 삶을 파고드는가 - 최신 신경생물학과 정신의학이 말하는 트라우마의 모든 것
폴 콘티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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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 #서평단 #도서제공 #폴콘티 #레이디가가 #정신과 #트라우마 #트라우마는어떻게삶을파고드는가 #푸른숲트라우마시리즈 #푸른숲가드너1기


나는 트라우마 생존자이다.

작년 이맘 때 나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그놈의 서열관계에 대혼란이 온 남고생들로부터 대차게 사이버불링을 당한 일이 있다. 책을 읽고 나니까 그조차도 본능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된 유전된 트라우마와 같은 결의 것이 아닐까 싶은데, 말하기도 우스운 사유로(사유는 브런치에...) 사이버 일진들이 한 만행은 학생, 교사에 대한 사이버불링으로 이어졌다. 사건이 일어났음을 알렸음에 불구하고 학교는 오히려 가해자를 우쭈쭈하는 모양새를 보였고, 가해자들은 내친 김에 교사를 해고해 자신들의 힘을 보여주겠다면서 디씨 야갤에 교사의 신상을 유포하는 일까지 저질렀으나 학교는 여전히 가해자들과 내통해 비위 맞추기에 급급했다. 그 트라우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나는 법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어디 교사가'라는 소릴 들었는지 모른다. 남자애들은 원래 그렇다는 이야기도 얼마나 들었는지 모른다. 왜 애들 노는 데에 훼방을 놔서 그꼴을 당했냐는 소리도 들었다. 이렇게나 사람들이 트라우마에 무지하다.

해당 시기에 화장실 몰카 사건도 발생했는데, 이 사건은 비교적 '증거'에 의해 빠르게 처리됐다. 하지만 여전히 이 사건에 대해서도 '트라우마'에 대한 고려는 없었다. 그러니 내 사건에 대해서는 더더욱 트라우마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 가해자를 특정하고 연 학생 징계위원회에서, "그래도 선생님은 몰카를 찍히진 않았잖아.", "애 순하게 생겼던데." 같은 소리나 하고 앉아있던 멍청이들에게 "제가 교무실에서 목이라도 매달았어야 제 상처를 아셨겠냐고" 소리치던 나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짠하다. 그 안에서 나는 생존해냈다. 결국 그 학교는 떠나게 되었고, 오히려 행복해졌다. 왜냐하면 그 학교는 아직도 그 꼴이기 때문이다. 저런 말이나 하는 구성원들이 트라우마에 대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나를 함부로 대하는 거기에 있었으면 내내 더 나는 불행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그 집단을 떠나 따뜻한 공감의 공동체에 와서 치유하며 다시 성장하고 있다. 다행이다.   

길게 내 트라우마를 고백한 이유는,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이겨내온 길에 대한 확신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가 나를 살렸다'라는 레이디 가가의 증언처럼, 폴 콘티는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는 힘을 전파한다.

폴콘티가 담당한 환자들의 공식적인 사망원인과 실질적인 사망원인이 달랐다는 점은 굉장히 유의미하다. 트라우마가 어떻게 사람들을 죽여가는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모습을 감추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예시기 때문이다. 이런 트라우마들이 이 책에서 수치심 등을 통해 스스로를 힐난하고 질책하게 하는 과정은 익히 알고 있는 부분이다. 동시에 익히 알아야할 사람들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정신과에 와야할 사람이 안 오고 그들에게 폭력 당한 사람이 온다고 하지 않나. 그리고 어쩌면 당연하게도,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이 제대로 치유되지 않으면 어두운 가풍을 형성해서 2차, 3차적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해왔다. 그런데 그것이 내분비계 및 유전정보의 변형을 통해 마치 다른 신체적 질환들처럼 유전되어 태어나지도 않은 후세들의 삶까지도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은 신기하고 충격적이면서 동시에 어떤 문화권의 문화가 세습되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면서 어째서 이런 생각은하지 못했을까? 당연히 한 가정의 문화이자 가풍인데. 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이렇듯 심리적인 부분을 과학적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또한 그 과학적인 흐름과 치료의 저변에서 '의료보험 시스템'과 함께 '교육의 힘'을 발견해주는 폴콘티와 스테파니의 대화는 뭉클한 감동과 함께 책임감을 느끼게했고, 동시에 '시스템'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그래서 다음 장에서 바로 저자가 '시스템'을 지적한 것은 놀랍지만 당연한 수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 사는 모습이 다 비슷하구나 싶고, 병원과 학교는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시스템'의 문제 또한 내가 여실히 겪어낸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더 공감할 수 있었다. '시스템'이라는 것은 개인보다는 전체를 고려해 만들어진다. 그러나 '개인'을 다루는 병원이나 학교에는 일정 정도의 예외가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그런 융통성이 발휘되지 못한다면 적절한 교육도, 치료도 어려운 순간들이 온다. 그러나 시스템이 존재하는 이유도 분명할 터, 시스템이 붕괴되면 이를 악용하는 이들이 존재할 터, 이를 어떤 방식으로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게 되기도 했다.

책을 읽을수록 스스로의 고군분투에 대한 위안을 얻을 수도 있고, 생각할 거리도 많은 책이었다. 트라우마 상황에 대한 치료를 결정했을 때, 나는 두려움으로부터 한 발짝 나서야 했다. 거지 같은 가해자들로부터 꼭 그렇게 나서야했냐는 말을 들으면서도 꾸역꾸역 버텼지만, 놀랍게도 버틸수록 자꾸만 내가 무력해지고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만 같아 두려웠다. 그들이 나를 파괴하게 두지 않겠다는 것이 내가 용기 내어 치료로 나가게 된 첫 걸음이었다. 마침 다행히도 그 길을 함께해주신 많은 분들과 조언을 주신 분들 덕분에 안전하게 좋은 곳을 소개받아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그때까지만해도 내게는 수치심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을 통해 큰 위안을 받았다.

바야흐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겪었든, 혹은 전대에 겪었든 트라우마를 가지고 사는 시대다. 아마도 내게 가해를 했던 학생들도 그런 트라우마 때문에 그런 행동을 했을지도 모른다. 무서운 일은 그런 트라우마가 제대로 정리되지 못하면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고, 드러나지 않는 트라우마를 드러나는 다른 차원의 가해 이유로 활용하게 될 것이란 점이다. 푸른 숲 도서 중 #트라우마 시리즈 두 번째로 볼 수 있는 이 책과 함께 트라우마 전작 도서를 함께 읽으면(전작은 밀리에도 같이 있다) 좀 더 트라우마라는 것이 비단 보이지 않는 추상적 실체가 아니라 신체적 질병과 같은 하나의 병리현상임을 분명히 인지하고 치유하여 좀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단순히 사회 병리현상이구나가 아니라 이 병리현상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사람들의 삶을 파괴 해내가는지, 삶에 스며드는지를 면밀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푸른 숲의 시선은 사랑할 수밖에 없음을 다시 느꼈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만큼 더 많은 생각을 함께 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수치심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주변을 구하면 세상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나 혼자서가 힘들다면 이 책과 함께. 적어도 나는 나와 나의 소중한 가족들과 사람들, 그리고 아이들을 폴 콘티와 함께 구해낼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겼다. 그 희망이 당신에게도 가 닿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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