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말, 세련된 말, 배려의 말 - 문해력을 높이고 언어 감수성을 키우는 우리말 핵심 표현 100
강성곤 지음, 이크종 그림 / 노르웨이숲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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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 11년차 국어 교사가 추천할 만한, 재미와 쓸모를 모두 잡은 트랜디한 국어 교본

국어 교사로 11년째 일하면서 손에 꼽게 자주 받는 오해는 내가 타인의 맞춤법에 굉장히 예민한 사람일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다. 일단 내가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은 아직 배움의 과정에 있는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내가 국어 교사로서 만날 때는 맞춤법을 고쳐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평소에 일상적인 대화를 하거나 온오프라인으로 아이를 상담하는 상황에서까지 맥락을 깨가면서 "저기 이거 맞춤법이 틀렸거든..?"같은 소리를 하지는 않는다. 언어의 제 1기능은 의사소통이고, 거기에 큰 문제가 없다면 일단 해당 의사소통의 목적에 집중한다. 내가 맞춤법을 그때그때 지적하는 것은 의사소통의 본 기능을 상실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상대의 맞춤법을 고쳐줄 확률은 낮으면서 국어 관련 직업 종사자들에 대한 편견만 한층 강화하는 역효과를 낼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마음으로 타인의 일상 언어 사용을 바라본 지가 꽤 오래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맞춤법도 국어도 알면 알수록, 쓰면 쓸수록 어찌 보면 한없이 깊고 무궁무진한 것이라 국어를 전공한 나도 늘 문득문득 궁금한 것이 생기고, 매일 사전을 찾아본다. 그러니 국어가 아니라 다른 것을 더 잘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국어를 완벽하게 쓰는 재능은 좀 부족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어까지 깔끔하고 완벽하게 사용하고 있으면 훨씬 똑똑하고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이는 것은 맞지만, 그것은 플러스 요인일 뿐이니까. 다만 국어 전공자인 내가 최대한 정확하게 언어를 사용해서, 최소한 나를 보고 따라해서 누군가 국어를 잘못 사용하는 일은 없도록, 마치 윤동주가 자기반성을 하듯이 자꾸만 나의 국어 사용을 돌아보게 되기는 한다. 내가 맞춤법을 잘못 쓰지는 않았나, 혹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 차별적인 단어 등을 사용하지는 않았나 하는 것들을 자꾸만 돌아보다보면 늘 곱씹고 돌아보는데도 불구하고 아는 게 생길 때마다 한참 전에 잘못 사용한 언어들이 생각나곤한다. 참으로 말을 정확하고 세련되게, 깊이있고 품격있게 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맞춤법절대안틀리는노래 라는 영상이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적이 있었다. 사람들이 꾸준히 틀리는 맞춤법들을 모아 3분 정도의 신나고 중독성 있는 노래 영상으로 반복 학습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점이 흥미로워서 나도 셀 수 없이 여러 번 봤었고, 국어교사 단톡방에서도 수업 자료로 여러 번 언급되는 것을 보았다. 백 번을 말해도 고치기 힘들었을 누군가들의 맞춤법이 정말 자연스럽게 많이들 교정되었으리라. 더불어 맞춤법을 지적하는 것이 까탈스러운 사람으로 인식되어 일단 듣는 사람의 귀부터 닫는 일이었을 것이라면, 그 노래 영상은 오히려 그랬던 사람들이 재미있게 따라부르고 타인에게 전파하는 과정에서 맞춤법도 하나의 컨텐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평소 쓰던 말을 돌아보게 하고, 자연스럽게 맞춤법을 맞게 쓰는 것이 즐거운 일일 수 있다는 인식을 널리 퍼트렸을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노래와 같은 흥미로운 컨텐츠를 좀 더 깊이 있게, 넓은 범위로 확장해서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매번 헛갈리는 표현/ 잘못 사용하고 있는 표현/ 자연스럽고 세련된 표현/ 차별하지 않는 중립적인 표현/ 지양해야할 번역투 표현/ 발음/ 복습퀴즈까지를 마치 평소에 관심있던 질문을 누가 하는 것을 듣고 스르륵 이끌려서 그 주제에 완전히 빠져들듯이, 누구나 한 번쯤 틀리거나 고민해봤을 예시들을 귀신같이 뽑아서 간결하고 명쾌하게 설명해주어 다음 장에는 뭐가 실렸을지 궁금하게 하고, 언어를 사용한다는 게 비단 표기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를 표현하는 행위임을 아주 자연스럽게 자각하게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언어를 사용하며 표기나 발음, 혹은 표현법 등 각자가 고민해봤을 부분을 집중적으로 읽고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아주 훌륭한 국어 학습서인데 재미 있기까지 해서 학습자가 스스로 공부하고 자신의 언어 습관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너무나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극찬 꽤 오랜만에 해보는데, 순도 100% 진심이다. 학교 도서관에도 신청해두고, 국어 공부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도 함께 읽어보자고 자신있게 권해주고 싶다. 또한 국어를 어려워하는 학생뿐 아니라 평소에 국어 사용에 관심이 있어 심화학습을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도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으로 추천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학습은 스스로 하는 것이다. 지적은 남이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해야한다. 특히나 언어처럼 학습으로 선그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생활 속에 숨쉬고 있는 것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라.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책을 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을 비롯해 더 정확하고 세련되고 품격있는 국어를 구사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다. 제목과 소개에서부터 이미 마음이 훌쩍 기울어서 내용이 너무너무 궁금했는데, 찰떡같이 이 책을 읽을 기회를 주시고, 국어 전공자로서 타인에게 자신있게 추천할 책을 하나 만들어주신 #책키라웃 과 #노르웨이숲 출판사에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이 책은 그럴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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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의 단어들
이적 지음 / 김영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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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서평 #김영사 #이적의단어들 #산문집 #수필집 #단상집 #단어 #도서제공 #서평단

한 줄 평 : 시골 하늘의 은하수를 바라보며 별을 헤아리는 마음으로 읽게 되는 책.

생각은 별과 같는 생각을 한다. 늘 있지만, 잘 보이지 않는 것. 늘 많지만 그 중에 유독 빛나는 것이 몇 안 되지만 있는 것. 스쳐지나가는 번뜩이는 것들을 적어두지 않으면 그대로 스쳐지나가는 것. 그래서 휴대폰 메모장에는 앞뒤 맥락 없이 스쳐지나가던 생각을 잡아놓은 것들이 왕왕 어지럽게 널려있다. 그것은 앞뒤 맥락을 갖게 되기도, 그렇지 못하기도 하다. 그렇게 맥락을 찾지 못해 붙잡은 손을 털고 나가버린 생각들도 꽤 많았다. 이런 생각을 잘 살리는 작가들이나 싱어송라이터들이 새삼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다. 어쩌면 우리도 그런 우주를 가지고 있다. 다만 서울 하늘 속에서 간헐적으로 보이는 작은 별들을, 어둠에 익숙해져야 하나씩 더 볼 수 있는 그런 하늘인지 아니면 별이 쏟아지는 시골 은하수 같은 하늘인지의 차이가 아니려나.

좋은 생각이란 뭘까. 사실 노래를 듣다 보면 싱어송라이터들이 대단하고 드라마를 보다보면 드라마 작가들이 범접할 수 없는 사람들 같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 어떻게 저렇게 남의 삶과 생각을 들여다보지? 어떻게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반전에 충격받겠지?'하는 포인트를 잘 알지? 싶어서 대단한데 한편 더 대단한 것은 그 신박한 와중에 '그럴 수도 있는' 범주를 벗어나지 않아서 공감 또한 잡아낸다는 것이다. 새롭지 않으면 새로운 것이 될 수 없지만 너무 멀리 새로운 것들은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잡지 못한다. 아 맞다, 맞네 싶은 것들의 영점을 잡아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들이 늘 대단하고 부러웠다.

그런 의미에서 아주 오랫동안 이적, 김동률, 윤종신의 노래와 가사들을 좋아했다. 자극적인 표현이나 컨셉 없이 잔잔하게 사람의 마음 속을 보편적이지만 신선한 표현으로 노래하고, 허튼 외국어를 남발하지 않아도 우리 말로 고즈넉하게 써가는 느낌의 가사들이 아름다워서. 그리고 아주 오랫동안 그들의 삶을 지켜보며 그 가사들과 맞춰 보며 떠올릴 수 있는 사람들과 한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이 좋아서 더 그랬다. 국어전공자로서 이렇게 평범한 언어들을 골라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는 노랫말을 쓸 수 있는 사람들과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은 가슴 벅찬 일이다. 어쩌면 그들의 노래는 나중에 시대를 풍미한 작가의 시조집처럼 오래오래 남아 학생들을 가르치는 문학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한다. 사실 국어를 참 배운 사람들처럼 쓰는 이들의 노랫말이라 나는 문법 수업에 그 노랫말을 써오기도 했었다.

삶의 진리는 사실 대단한 것은 아니어서 마치 포켓몬의 상성을 깨닫는 것과 같은 게 아닐까 생각했었다. 아무 생각없이 상성을 바라보다가 문득, "아, 몸만 좋은 사람은 멘탈이 흔들리는 게 약점이니 에스퍼로 공격하고, 멘탈은 악한 것이 흔드는 것이니 악이 에스퍼를 막는 건가보구나?"라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을 얻은 순간, 사실은 다 설계되어있는 진리인데 나만 몰랐던 그것을 깨닫는 순간은 사실 내게는 단상 한 장의 순간이다. 하지만 그럴 만한 일인가 싶어 흘려보내버렸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순간이 떠올랐다.

마치 백일장처럼 아주 일상적인 단어들이 한 페이지에 쓰이고 관련 단상이 짧게 쓰인 책이다. 글을 먼저 읽고 단어를 보는 식으로 거꾸로 읽는 것도 추천한다. 문학에서 8할은 제목인데, 이 글의 제목은 뭘까를 추측하며 읽어보는 게 또 재미이지 싶다. 그저 스쳐가버렸을 수도 있는 번뜩이는 작은 생각들을 모아 다섯 가지 챕터로 분류하고 그 짜릿함을 공유하는 글들을 읽으며, 이게 이적이지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생각들이 단초가 되어서 하나의 새로운 노래가 되리라는 생각을 하니 이적의 나지막하지만 개구진 목소리에 음이 입혀져 읽히는 느낌도 들었다. 별 거 아니지만 한 끗이 번뜩하는 생각들에 무릎을 치며, 아껴 읽고 또 거꾸로 읽고, 아무 곳이나 펴서 읽었다. 마치 정답을 점치는 책처럼.

아주 평범한 삶에서 길어올리는 예술가의 색다른 시선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과, 일상 속에서 문득 번뜩이는 생각들을 놓쳐본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그리고 나도 오늘부터 혹여 번뜩이는 생각이 맥락없이 스쳐지나가거들랑 놓치지 말고 짧은 글을 하나씩 써봐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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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청소년 이야기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이야기 3
김종광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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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청소년이야기 #교유서가 #김종광 #역사 #역사소설 #야사 #조선청소년이야기_교유서가 #교유당서포터즈 #도서제공

한 줄 평 : 역사의 어린 세포를 들여다보는 상상력

나는 작년 봄에 코로나로 격리된 동안 #미스터션샤인 이라는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고 말았다. 이걸 왜 이제 봤나 싶은 명작인데다가 소재도, 스토리도, 배우들의 연기도, 대사 하나하나도 다 너무 빛나는 이야기들이어서 드라마 보는 눈이 너무 높아져버렸다. 이후 #호텔델루나 외에 완주한 드라마가 없어서 아무래도 다시 미스터션샤인을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차다. 그런데 무엇보다 미스터션샤인이 내게 전무후무한 명작인 이유는 다소 긴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질 만큼, 거시사와 미시사의 균형을 완벽하게 맞춘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나는 역사를 좋아해서 역사교육을 이중전공했지만, 수많은 역덕후들의 열정과 애정을 이기지 못해 학점을 처절하게 처발린 역사가 있다. 나의 안타까운 미시사. 이런 미시사들이 모여 그 시대의 한 축을 만들고 그런 철골들이나 조각들이 모여서 하나의 시대를 그려내는 것이 거시사가 아니겠는가. 그런 거시사들조차도 다 섭렵하기 버거운 자의 눈물겨운 차선책이었는지, 아니면 그렇기 때문에 다른 가능성을 모색한 것인지는 몰라도 나는 거시사도 거시사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한 명의 미시사 주인공들의 삶을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파워 'N'이었다. 그런 나의 상상과 로망을 완벽하게 구현해준 드라마가 미스터 션샤인이었다. 마치 내가 찾아보고 싶었지만 찾아보지 못했던 많은 야담들 속에 나올 것만 같은 영웅들이 역사 속에서 살아숨쉬던 이야기.

나는 고전소설을 가르칠 때, 15, 16살쯤 되는 주인공들이 과거에도 막 급제하고 공도 세우고, 또 당대의 기준을 뛰어넘어서 자신의 짝도 자기가 고르며 새삼 당돌하고 대담하게 행동하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곤 한다. 물론 비범한 일이며, 사실 당시의 15, 16살은 지금으로 따지만 30대쯤 되는 나이일 거라고 나중에 말해주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그렇게 흥미로워할 수가 없다. 아무래도 대단해 보이던 소설 속의 주인공들이 자기 또래의 나이라면 좀 더 친근하고 흥미로운 건 어쩔 수 없겠지. 근데 그들은 비범한 이들이니까. 조금 더 평범한 이들은 어땠을까 그런 상상을 해본다. 물론 야담집에라도 실릴 정도면 준 비범정도는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은 저마다 비범하지 않은가. 자신의 삶에 찾아온 비범한 기회를 놓치지 않은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가 야담집에 흘러오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인생 전체를 팔로우하는 것이 아닌 그 비범한 순간을 사진 한 장처럼 열린 결말로 간직하게 되는 게 아닐까. 대단한 용은 아니었더라도 지렁이가, 실뱀이, 구렁이도 밟으면 꿈틀하고 또 자신의 허물을 벗고 나가는 순간들은 저마다 신비롭듯이 사실은 한 사람의 비범한 행동이 그은 획도 역사를 이끌고 가지만 숱한 사람들의 범상치 않은 순간들이 모여서 마치 조용한 듯하지만 세포들이 부산히 움직이고 나고 죽으며 모르는 사이에 육체가 성장하는 것처럼 역사를 조금씩 성장하게 한 것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야담 속에 등장하는 12편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사뭇 냉정한 전지적 작가 시점이 아니라 치열한 1인칭 혹은 초점화자 시점에서 시대의 고난을 들이받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는 흥미로움을 넘어 웅장한 느낌을 준다. 비범한 인물들의 결말 빤한 이야기가 아니라 아주 평범한 인물들이 밟혀서 꿈틀하면서도 온몸으로 현실을 헤쳐나간 이야기. 그것도 나이로는 15~20세 방년 향년의 청소년, 그러나 현재의 나이로 환산하면 청년쯤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같은 나이인 청소년들에게도, 혹은 삶의 무게 면에서 공감하는 많은 청년들에게도 한층 흥미로운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또한 열두 편의 이야기가 판타지처럼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밟혀서 꿈틀한 뒤의 이야기는 또 끊임없이 헤쳐나가야했던 당대의 미시사 주인공 1인의 시점에서, 그리고 앞으로의 가능성이 충분히 증명된 사람들의 남은 생을 건 투쟁의 모습을 열린 결말로 처리한 각 편의 이야기들은 그들이 어떻게 되었을까를 넘어서 나라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할까라는 생각에까지 미치게 된다.

위인들의 운과 타이밍이 모두 기가막히게 맞아떨어져 크게 된 삶보다 하나씩은 어긋난 평범한 사람들이 삶을 헤쳐나가는 방식을 통해 시공을 꿰뚫는 진리와 같은 삶의 방향을 모색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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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기타 - 딩가딩가 기타 치며 인생을 건너는 법 날마다 시리즈
김철연 지음 / 싱긋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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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 철 들지 않은 어른이들의 사랑방

요즘 나는 나는 내 나이를 떠올릴 때마다 흠칫 놀란다. 사실 그런 지는 오래됐다. 원하는 대학 원하는 과를 가고 싶다는 일념으로 재수를 하고, 무휴학 반수를 해서 성공하는 바람에 졸업한 대학을 2년 늦게 진학했고, 대부분의 동기들이 나보다 두 살 어리기 때문에. 게다가 그 동기들이 말도 안 되게 멋지고 어른스러울 때는 그들이 언니 같기 때문에, 나는 가끔 내 나이를 자각할 때면 소름이 돋곤 했다. 그런데 그땐 그래도 어렸다. 10년 뒤쯤에는 지금 이 순간을 그렇게 기억하게 되려나? 암튼 지금은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다. 이전까지의 삶들이 그냥 좀 어떻게도 되겠지 싶은 삶이었다면 요즘은 이래서 어떡하지? 뭐가 되긴 되려나? 이번 생 괜찮으세요? 싶은 생각이 드는 때가 되었다. 동년배들이 벌써 자리도 잡고 억대 연봉도 찍고 더러는 투자도 성공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하는 동안에 나는 뭘 했지? 어째서 하나도 한 게 없지? 싶은 그런 마음이 들어 헛헛할 때가 많았다. 분명히 놀지는 않았다. 친구들은 교사가 그렇게 바쁘고 힘들이는 직업인 줄을 너를 보고 알았다고 했었다. 제법 진심으로, 마음이 뛰는 대로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어? 여기 맞아? 왜 나 이 나이 먹었어? 싶은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사실 작가 소개를 보면서 순간 어? 작가님 결혼은 하셨네요...라고 생각했다. 암튼 내가 못한 거 하나는 하셨으니까.

왜 나는 남들보다 뒤늦게 철이 들고 뒤늦게 깨닫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날이 있었다. 아니 꽤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근데 생각해보면 그런 생각을 절반은 정말로 그때 못했고, 절반은 알면서 외면했다. 내가 맞다고 믿었으니까. 그리고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몰랐던 것은 알면 좋았겠지만 알았던 것은 돌이켜질 것 같지 않다. 그것이 이번 생의 나겠지.

작가님은 일면 철들지 않고 살아가는 자신의 삶을, 혹은 뒤늦게 아, 이렇게 살아야 되는 거였어? 근데 나는 이렇게 살 수 없었을 거 같은데? 싶었던 인생을 돌아보면서 자신의 삶을 소소하게 어루만지는 삶을 소중한 기타를 꺼내 한 줄씩 튕겨보는 마음으로 적어내려가신 것 같은데 나는 그 기타줄이 된 거 같은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어쩌면 철들지 못하고 나이 먹은 사람이 꺼내놓은 소중한 과정의 이야기에 나는 과몰입한 것 같다. 어쩌면 작가님이 나보다 조금 더 오빠니까 조금 더 철든 동안에 나는 아직 그 과정을 걸어가고 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특히 작가님이 레슨 선생님으로서 성장하신 것, 그리고 자신의 진로를 어루만지시던 것, 그리고 씨앗이었던 시기를 돌아보던 것들은 하나하나 나의 거울이 되어서 새삼스럽게 눈물을 닦으며 읽기도 했다. 작가님의 마음에 공감해서, 혹은 그 장면 속에 나를 이입해서.

사람은 생각보다 잘 흔들리는 존재이고, 그것이 과정인지 흔들림인지는 나중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요즘 작가님이 쓴 구절 중 "어느 순간 나는 책임감 있는 선생도 아니고 자유로운 영혼의 뮤지션도 아닌 그 중간 어딘가쯤에 자리한 사람이 되어있었다."와 같은 고민을 새삼스럽게 하고 있었다. 육신이 낡고 정신이 지친 탓도 있을 것이고 닳아지고 있는 탓도 있을 것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비루한 여러 가지를 생각하며 어째서 나는 어른이 되지 못하고 있을까를 고민할 때, 나는 조금 앞서가는 철 없는 선배를 만났다. 철이 안 들면 어떤가, 그날의 기타를 치면 되지 하고 말할 거 같은. 그래 나도 그러면 그날의 선생으로 열심히 살아볼까 싶게 하는.

새삼스럽게 나이 먹은 스스로가 놀랍고, 철은 언제 들지 걱정되는 초조하고 불안한 낡은이들과 이 책을 함께 읽고, 함께 울고 함꼐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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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 브레인 - ‘말 머리’가 트여야 ‘공부 머리’도 트인다
이운정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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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 기본에 충실한 말하기 입문서

고등학교에서 11년째 국어를 가르치면서, 간만에 1학년 수업을 맡게 됐다. 의욕이 막 넘치고 아직 꺾이지 않은 1학년 아이들을 보면 귀엽고, 뭐든 도와주고 싶으면서도 한편 안타까울 때가 있다. 이 아이들도 시험을 거듭 보다보면 꺾여가겠지 하는 마음에서. 아이들이 의욕적인 만큼, 노력하는 만큼 성적이 나와주면 좋겠는데 여러가지 요인으로 어쩔 수 없이 차이가 꽤 날 테니까. 그래서 OT시간에는 늘 '도구론'을 설파하곤 한다. 시험이라는 각자 자기가 가진 도구로 땅을 딱 한 번씩만 파는 거라고. 그런데 그 도구는 국자일 수도, 삽일 수도, 숟가락일 수도, 아이스크림 스푼일 수도 있다고. 그래서 성적이 잘 안 나오면 다름이 아니라 그 도구를 바꾸어야 한다고. 국어는 사실 교과로서의 가치도 있지만 그 도구로서의 가치가 더 큰 과목이라서 이걸 제대로 잘 하게 되면 다른 과목 성적도 당연하게 같이 오를 거라고. 한 번 믿어보라고. 지금 앉아있는 친구들끼리는 당연하게 도구 차이가 날 텐데 그건 여태까지 타고난 언어 능력, 처해진 언어 환경, 읽은 책, 사용한 언어 등의 합산이니 지금부터라도 자기 손의 도구를 파악하고 바꾸어나갈 수 있는 만큼 바꾸어나가야 한다고. 이 말이 얼마나 먹혔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이 말조차 이해하는 정도가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똑같은 말을 모두에게 했지만 여전히 아이들이 공부 방법을 보면 누군가는 탁월하고 누군가는 걱정이 되니까.

그러고 보면 이런 이야기를 아이들이 더 어렸을 때 누군가가 해주면 어떨까. 그리고 말만 던지는 게 아니라 직접 언어 환경을 조성해주고 도와줄 수 있다면 어떨까. 그게 아이를 가장 많이 만나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며 입맛을 다실 때가 있다. 고등학생에게도 시간은 아직 있지만 이런 생각을 좀 더 일찍 접하게 된다면, 아이들의 세계와 언어는 더 넓어질 것이고 가능성은 자존감으로도 연결될 테니까!

그래 다 좋은 줄 알겠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겠냐고 나한테 묻는다면 여태는 참 어려웠는데 이제는 이 책을 추천해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가벼우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입문서다. 부모나 선생님 같은 양육자로서의 자신을 점검하고, 접하는 아이를 점검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스피치를 하시는 분이 쓴 책이라서 그런지 책이 마치 옆에서 말해주듯이 친절하게 쓰여서 술술 읽히기도 하고, 저자가 추천하는 말하기 방식인 오레오(Opinion-Reason-Example-Opinion) 스타일의 글이라서인지 사례로 쓰인 문장들이 글을 더 이해하기 쉽고, 상황에 적용하기 쉽게 해준다.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나는 바로 오늘 아이들과 한 대화의 장면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이제는 이런 상황에 이렇게 말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단순히 말을 잘하고 번지르르하게 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스피치가 아니라 생각의 지평을 넓혀나가고 언어라는 도구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자신과 타인을 기를 수 있는 과정을 간명하고 쉽게 접하고 자신의 삶에 바로바로 반영해볼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의 큰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생 학부모를 타겟으로 쓴 책이지만, 기초 문해력 부족의 시대를 맞아 학교 현장에 있는 샘들이라면 고등학생을 가르치는 경우에도 왕왕 유용하게 읽힐 책 같다. 또한 언어는 사고의 지평이라는 것을 공감하고, 가끔은 세계를 표현하기에는 언어가 부족하다고 느껴 말을 고르게 되는 언어 사용자인 나, 숱한 학생들에게 언어를 가르치는 사람인 나에게도 스스로의 언어생활을 돌아보게 하고 스스로 더 좋은 화자가 되려면, 혹은 아이들에게 더 유용한 언어 감각을 심어주려면 어떻게 해야할지를 고민하게 하는 책이었다.

언어라는 도구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자신의 지평을 당당히 넓혀가는 아이를 길러내고 싶은 많은 양육자 및 교육자들과 자신의 언어 습관을 지금이라도 유용한 방향으로 교정해보고 싶은데 어려운 책은 부담되는 스스로를 키우는 어른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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