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서평단이라는 데에 응모를 했다가 공짜로 책을 받았다. 아, 이런 좋은 제도가 있는데 왜 나는 이용을 안했나.. 후회가 밀려들기도 하고 이제라도 대열에 합류한 자신이 기특하기도 한데...ㅋㅋ 동화책이라기에 부담없이 신청을 했다. 표지 그림도 예쁜 것이 휘리릭 읽을 수 있겠다 싶어서. 헌데 몇 자 안 되는 글에 천길만길의 뜻을 담아 연꽃처럼 화사한 그림과 더불어 펼쳐놓은 한자락의 병풍같다. 읽을 수록 새길만하기에 적어 세워두고 오며 가며 읽는 병풍의 글귀들. 우리의 주인공 안은 스승님이 주신 씨앗을 가슴 깊이 간직한채 묵묵이 제 할 일을 하다가 때가 되어서야 팔을 걷어 부치고 뻘밭에 들어가 씨앗을 심는다. 서두르다, 욕심내다 씨앗을 죽여버린 두 친구와 달리 때를 기다릴 줄 알았던 그의 인내와 지혜는 마침내 정말로 탐스러운 연잎과 연꽃과 연뿌리를 낳았다. 50년이 가까운 세월을 살면서 그 "때"란 것의 중요성을 얼마나 뻐져리게 느꼈는지 모른다. 너무 이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은 "제 때"가 있어 공부도 사랑도 결혼도 양육도 넉넉한 인심도 어느 정도의 체념과 양보도 다 때가 되면 찾아와 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조급증을 냈었고 게으름에 그 때를 놓친 적은 또 얼마나 많았는지. 활짝 핀 연꽃이 함박 웃는 그림을 보며 많은 이에게 감사한다. 책을 쓰신 분께, 번역하신 분께, 출판하신 분께, 그리고 내 손에 닿게 해 주신 분께, 무엇보다 우리의 "안"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