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는 재투성이다 - 발도르프 선생님이 들려주는 진짜 독일 동화 이야기 2
이양호 지음 / 글숲산책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그저 아이들이 읽어달라고 칭얼대면 몰려오는 졸음을 쫓으며 마지못해 읽어내려가던 그 신데렐라 속에 이렇듯 깊은 뜻이 담겨있었다니...역시 사람은 아는 것만큼만 보게되어있다는 말이 맞는 말이다. 정신이 번쩍들게 만드는 책이다. 단순히 오래된 이야기가 시대를 거치면서 첨가되고 삭제되면서 오늘에 이르렀겠거니, 번역하면서 어느정도는 우리 입맛에 맞게 각색되었겠거니 하는 정도였는데...이토록 심오한 역사적 배경과 종교적 의미들이 행간을 메우고 있을 줄이야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우선은 동서양을 넘나들며 종교적, 역사적배경에 비추어 풍부한 해설로 독자를 압도하고야 마는 지은이의 해박한 지식의 깊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구에게는 신화이고 또 누구에게는 목숨처럼 소중한 종교이기도 한 다양한 레파토리가 하나의 끈으로 끊어질듯 끊어질듯 다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선 신데렐라라고 우리에게 알려진 재투성이는 그리 길지 않은 내용 중에 한문장 한문장마다 참으로 신기할 정도로 방대한 양의 함축과 암시와 복선이 깔려있다. 옷이 벗겨지고 잿더미속에 몸을 누이고 무거운 나막신으로 갈아신어야만 하는 신세로 전락한 소녀. 한심하기 짝이 없는 아버지로 부터 선물이라고 받은 개암나무, 무덤, 새, 결혼잔치,
황금옷 등 아무생각없이 읽어내려갔다면 이게 뭐 신데렐라하고 다를게 뭐있냐고 지나쳤을 부분을 지은이는 이야기꾼의 입장에서 참으로 깊이있는 해석들을 쏟아놓는다. 어찌보면 너무 사변적이라는 생각도 들게하지만 관련근거가 되는 객관적인 자료를 무기로한 가히 철학적인 논지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옷에 관한 얽힌 사연들을 읽고 있노라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작가의 기지에 그만 압도당하고 만다. 이책을 읽고 있노라면 한가지 머리속을 헤집으며 떠나지 않는 것이 과연 메신저로서의 전달자(번역자)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또한 어떻게 하면 많은 신데렐라들을 제대로 재투성이로 읽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은이에게 감사의 마음이 생긴다. 단순한 이야기에서 얼마나 깊은 생각들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를 눈으로 볼수있도록 해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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