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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쇠똥구리의 꿈 ㅣ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47
박윤규 지음, 정민아 그림 / 시공주니어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뿔쇠똥구리는 해님 구슬 속에서 태어난 해님 자손들이라는 전설을 듣고 해뿔이는 해님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왕쇠똥구리의 핀잔과 해님이 된다는 건 너의 착각이라고 말하는 엄마의 말에 풀이죽고 만다. 어느날 해뿔이가 좋아하는 뿔님이를 통해 "뾰족산 꼭대기로 가면 바다가 보인대. 바다에는 하늘과 바다가 딱 붙은 수평선이 있는데, 그 수평선 위로 해님이 떠오르면 해님을 보고 소원을 비는 거야. 그러면 해님이 다가와 소원을 들어준대. 지금은 그저 힘만 세면 해님구리가 될 수 있지만, 아주 옛날엔 뾰족산에 가서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해님을 만나야만 해님구리가 될 수 있었대. 어쩌면 네 꿈처럼 해님이 될 수 있을지도 몰라." 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 말을 듣고 해뿔이는 뾰족산으로 향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처음에 엄마는 말렸지만 아빠도 해뿔이와 똑같이 뾰족산으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빠는 꿈을 품고만 사는 것은 믿음에 지나지 않지만, 그 믿음대로 행동을 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꿈은 싹트고 자란다는 것을 엄마는 해뿔이에게 해주며 엄마도 함께 뾰족산에 갈것이라고 말을 한다. 어느날 박쥐의 습격을 당해 죽게 되고 해뿔이는 혼자 떠나려 하지만 뿔님이도 함께 나선다. 가는 길에 눈꽃동충하초가 말을 한다. 그것은 유지매미였다. 매미는 꽃이 되는 것이 꿈이었고 간절히 꿈을 꾸었더니 정말 꽃이 되었던 것이다. 그 꿈을 이루게 해준 것은 해뿔이의 아빠인 큰뿔이었던 것이다. "큰뿔이는 말했지. 무엇이든 간절히 바라면 꼭 이룰 수 있다고. 내가 꿈을 갖는 순간 내 안에서는 이미 꿈을 이루기 위한 변화가 시작된대. 나는 낙엽 더미 속으로 들어가 꽃이 되려는 꿈을 꾸었지. 그랬더니 이렇게 꽃처럼 예쁜 버섯으로 피어났어."
해뿔이와 뿔님이는 가면서 얼어죽을 위기를 겪지만 장수하늘소의 말에 힘을 얻는다. "해님과 같은 마음으로 살면 돼.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잘 안되거든. 그래서 해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단다. 해님을 바라보며 등딱지를 열고 빛을 받아들이면 돼. 마음을 티 없이 맑게 하면 빛이 저절로 몸속에 쌓여 점점 밝아진단단. 그러면 힘이 나고 지혜가 생기고 사랑도 넘쳐나지. 그저 해님의 자손이라고 믿고 뻐겨 대거나, 노래하고 감사드리는게 다가 아니라 빛을 키워가는 이가 참다운 해님의 자손이란다."
해님이 되고 싶은 해뿔이에겐 다소 허황된 꿈이었을지도 모른다. 말도 안된다며 해뿔이의 꿈이 좌절될 뻔 했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한발 한발 다가가면서 해뿔이는 성장해 간다. 다소 허황되긴 하지만 해뿔이처럼 꿈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나아가야할 나침반의 역할을 한다는 것에 대해 참 기분 좋은 일이라 생각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현재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있고 그 꿈을 향해 발을 내딛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주어진 상황에 충실한 것도 좋지만 무언가를 꿈꾸고 나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활력이 되고 가슴 벅찬일인 것인지를.... 내 안에 무언가가 꿈틀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