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악의 횡포라 할까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우리 학창시절의 음악교육은 서양음악위주로 이루어진 터라 우리 음악인 국악은 이방인 취급을 받으며 마치 수준이 떨어지는 구닥다리 음악으로 치부되는 설움을 겪어왔다. 지금은 많이 나아져서 음악교과서를 보더라도 국악과 서양음악의 비중이 비교적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하지만 새로운 교과서 개정에서 서양음악 중심의 개정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얼마전 시사프로에서 접한적이 있다. 참으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하지만 뭐 그분들도 뜻한바 있겠지하는 자포자기심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예전엔 국악사나 국악기, 국악인 등 국악관련된 자료를 찾으려면 국립도서관이나 대학도서관에 가야 백과사전같은 무지막지한 도서를 찾을 수 있었다. 참으로 시대가 바뀌고 세상 참 좋아졌다. '우리 소리 우리 음악'은 여간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연대기적으로 우리 음악의 뿌리부터 다양한 시도가 접목이 돋보이는 현대 국악의 흐름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독자로 하여금 짧게 나마 덩더쿵 장단에 맞추어 세대를 관통하는 우리음악의 시간여행을 다녀온 느낌을 갖게 한다. 정겨운 그림과 눈에 거슬리지 않으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파란바탕의 참고와 요약정리는 그러한 여행을 더욱 의미있게, 유익하게 만들어준다. 기분좋게 공부를 끝마친 느낌...책 말미에 있는 퀴즈는 보너스...숨고르기라고나 할까? 마주한 순간 적재적소에 자리잡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있어야할 것이 반드시 있어주니 고맙다. 동봉된 CD는 책의 마침표였다. '백문이불여일청(?)'이랄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음악은 듣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다라는 말을 떠올리며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DVD였다면 어땠을까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본다. 이책이 참으로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전혀 숨가쁘지 않은 것은 아마도 작가의 우리음악에 대한 해박한 이해와 진심어린 사랑에서 우러나온 것이기 때문이라고 짐작해본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음악형식과 종교와의 관계, 시대의 흐름에 따른 악곡 형식의 변화와 민초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음악, 그리고 걸출한 음악가에 의해 얼마나 음악의 발전이 이루어졌는지 등, 우리음악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가 들어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욕심같아선 '우리 소리 우리 음악인'이나 '우리 소리 우리 악기'같은 책들이 연이어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러한 책이 우리 아이들 음악교육에 빠져서는 안될 교과서요 참고서가 되기를 바라마지않는다. 이제 우리의 음악을 제대로 지키고 후세에 자랑스런 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주어져있다. 이 책도 말하고 있거니와 우리 조상들은 과거 일제 탄압시기에도 굴하지 않고 우리음악을 지켜냈다. 이는 일부 국악인의 노력만으로는 절대로 이루어 질 수 없는 일이다. 우리 음악을 지켜내고자 하는 우리 선조들의 결연한 의지가 없었더라면 우리 음악은 박물관에서나 어렴풋이 접할 수 있는 박제된 음악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이제 우리음악을 글로벌시대 고유문화의 가치를 지닌, 우리만의 정서를 대변할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로 지켜내는 몫은 우리들에게 남겨져있다. 일부 국악인들에게 그 몫을 지우고 자신은 방관자로 남는다면 우리는 음악의 주체성을 상실하고 이리저리 표류하는 부끄러운 미래와 마주하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