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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돈보다 소중한 10가지
전지은 지음 / 열린생각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따끈 따끈한 책을 읽고 지금 책장을 막 덮었다. 아이의 책을 수없이 함께 읽었지만 이렇게 감동적이고 마음 속이 충만해지는 책은 요즘 들어 처음인 것 같다. 자기 계발서가 많이 나오고 있는 요즘 그런 책들과는 달리 아주 탄탄한 구성과 감동적인 스토리로 진정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매력적인 책이었다. 230페이지나 되는 긴 내용의 글이지만 초등학교 1학년인 딸아이도 순식간에 읽어내려갈 만큼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아이는 읽으면서 눈물을 몇번이나 흘렸다. 다 읽은 후 당장 읽어보라며 나에게 책을 쥐어주었다. 아이의 그 마음을 나도 똑같이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지금 나에게 꼭 들려주는 이야기 같았다. 마음 한구석이 아려오고 나의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게 했으며 앞으로의 삶의 방향성까지 제시해주었다.
민석이라는 아이는 부자집 아들이다. 그 아버지는 어렸을 적 가난이 싫어 악착같이 일하고 돈을 벌어 부자가 되었다. 그런 아빠이기에 아들에게 경제관념은 꼭 필요하며 열심히 일해야만 대가가 돌아온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날마다 아들에게 경제공부를 가르쳤다. 그런덕에 민석이는 아주 열심히 구두도 닦고 엄마 아빠의 일을 도와주며 용돈을 벌고 그것을 장부에 잘 기입하는 아이가 되었다.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으며 자신이 한 것 만큼 꼭 이익이 돌아와야 한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다. 어느날 길에서 오들오들 떨고 상처가 나 있는 개를 발견한다. 다른때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민석이지만 왠지 모를 불쌍함에 자신의 집에 데려와 지하에 엄마 아빠 모르게 개(해피)를 돌본다. 어느날 개인줄만 알았던 해피가 천년이나 된 여우라는 것을 알게 되고 갑자기 말을 하는 것을 보고 민석이는 깜짝 놀란다. 집에 돌아와 해피와 이야기 하는 시간을 기다리며 하룻동안 일어난 일을 해피와 이야기하며 민석이는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돈을 벌기 위해 집안일을 했던 자신을 돌아보게 된것이다. 돈이 목적이 아닌 보람과 행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가치 있다는 것을 해피를 통해서 알게 된다. 삼천만원을 모으려고만 했던 일들, 그 일들을 하면서 잃어가고 있던 친구의 우정, 학교생활 등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 것이다. 해피의 제안으로 자신의 저금통장이 아닌 행복 통장을 만들게 되면서 민석이는 참 많이 변해있다. 돈을 안갚을 것 같아 친구가 빌려달라고 했던 것을 냉정히 뿌리치던 자신, 터놓을 친구 하나 없는 자신, 계산적이었던 삶이 행복통장으로 인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아빠도 친구와의 금전적인 사건을 통해 민석이처럼 잃고 있었던 것을 되돌아보게 되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깨달아 간다. 해피는 행복통장을 잘 실천하면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었기에 또다른 민석이를 찾아 떠난다.
『해피야, 정말 보고 싶었어. 네 덕택에 나는 잃어버렸던 웃음과 행복을 되찾을 수 있었어. 널 만나기 전에는 계산을 해야만 더하기, 빼기를 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이 세상에는 정말 네 말대로 계산을 하지 않아도 늘어나는것, 줄어드는 것들이 아주 많더라.』- 본문중.
요즘 부자가 되기 위한 책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이 시점에 이 책은 다시금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는듯 하다. 부자가 되려고 하기 이전에 돈보다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일군 인생의 열매가 얼마나 있었나 돌아보니 참 부끄러울 뿐이었다. 남에게 피해도 안주고 피해도 안입고 살면 되지...라는 생각에 휩쌓여 내 자신만 생각했던 삶이었던 것이다. 이 책은 아직까지도 가슴을 잔잔히 아리게 한다. 나도 민석이처럼 해피를 통해 참 많은 것을 배웠고 느꼈기에 참 감사할 뿐이다. 고맙다 해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