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기 싫어하는 아이가 밥통과 야채괴물들과 사투를 벌인다. 야채 괴물의 공격을 받자 지렁이 총으로 공격을 하고 이긴 후 다시 먹고 싶은 것만 먹고 행복해 한다. 군것질거리들을 잔뜩 먹고 난 후 갑자기 배가 남산만하게 점점 불러오고 큰 배 위로 벌레들이 스물스물 기어다닌다. 으악!! 아이들이 잘 먹지 않거나 군것질을 하려고 할때 그런 것들을 많이 먹으면 배아파서 병원가서 이따만 주사 맞아야 한다는 말을 곧잘 하곤 한다. 이런 엄마들의 마음을 대변하듯 이 책은 밥먹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이따만 주사'의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먹는 문제로 실랑이를 벌일때가 많다.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은 엄마와 입에 달콤하고 맛난 것들만 먹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어느 가정에서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주는것마다 따박따박 잘 먹는 아이들도 물로 있겠지만 유난히 입이 짧고 편식을 일삼는 아이들도 많다. 아이가 잘 먹는것 만큼 든든하고 기쁜일도 없다. 영양 듬뿍인 음식을 정성껏 차려놓아도 먹지 않는다면 얼마나 속상한지 엄마가 되어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그런 엄마의 마음은 아는지 모르는지... 어렸을적 통과의례처럼 한번은 지나치는 이 시기를 이 책에 고스란히 담고 있다. 글밥이 많지 않지만 그런 상황들을 아주 공감가게 그림으로 그려놓았다. 알록달록 이쁜 색감에 재미난 설정이 나를 웃음짓게 한다. 어렸을 적 나또한 엄청난 편식쟁이였다. 고기를 유난히 좋아하는 요즘 아이들과 내딸과는 달리 난 고기를 너무 싫어했다. 특히 비개있는 삼겹살은 더더욱... 학교 앞에서 파는 100원 안팎의 불량식품을 사먹는 재미에 포옥 빠졌으니 입맛은 더 없을터... 그렇게 편식쟁이였던 내가 이젠 딸들의 편식을 고치려고 하니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ㅎㅎㅎ 밥맛 없다고 반찬투정했었을 때 엄마가 몹시 속상해 했었는데 내가 막상 엄마가 되어보니 그게 그렇게 속상할 수 없다. 엄마의 마음을 이렇게 자식을 키워본 후에 조금씩 알아간다. 먹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그렇게 터치받지 않고 자랐던 나였지만 지금 내 아이에게 있어서는 나는 완전히 독재자와 같다. 정해진 양을 꼭 먹게 하고 군것질은 절대 사절!! 아이들에게 세뇌시키고 단호하게 해서인지 마트에서도 별로 사달라고 조르지도 않는다. 하지만 큰아이 어렸을적 입에 밥을 물고 있었던 몇년의 시절동안 아이와 씨름하며 스스로 지쳤었던 적이 있다.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자신이 싫어하는 음식 앞에서 한숨 쉬기는 마찬가지다. 고기는 잘 먹지만 유제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딸이 가끔 밉기도 하다. 엄마 아빠가 그리 크지 않으니 유제품을 잘 먹어야 할텐데 하는 조바심이 날때가 있다. 항상 좋은 음식을 권하는 엄마와 좋은 음식을 멀리하려하는 아이..... 요즘은 입에 딱 맞게끔 나온 너무나 맛있는 불량식품 등 아이들을 유혹하는 것이 많다. 그래서 더 엄마의 역할이 중요한 듯 하다. 가끔은 나도 아이에게 무엇이든지 먹게 하는 사랑받는 엄마가 되고 싶은 유혹이 있으나 잠시 아이의 사랑을 미루면 더 큰 사랑으로 아이들이 보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 사랑은 아이의 건강함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