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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스타 김복태 - 웃다 보면 눈물 나는 이야기
고정욱 지음, 박영미 그림 / 바다어린이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어렸을 적 내 아이는 예쁘다는 말을 듣기보단 재밌다는 말을 듣는 것을 좋아했던 적이 있다. 천생여자라고만 생각했던 아이가 점점 본질을 드러내면서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행동하는가 하면 매사에 오버를 해서 아이는 열두번도 바뀐다는 말을 실감했었다. 책을 참 좋아해 서너시간도 앉아서 책을 보는 아이지만 놀땐 정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동적인 내 아이... 친구에게 재밌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하는 아이에게 이 책은 제목만으로도 끌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개그스타 김복태' 라.... 이 안에는 분명 풍성히 재밌는 이야기가 가득할 것이란 확신이 들게 만든다. 내가 읽기전 아이가 먼저 이 책을 읽었는데 뜬금없이 '가장 큰 여자 세명은?' , '재미있는 곳은?' 이라고 퀴즈를 낸다. 넌센스일것이라는 것을 생각은 했지만 정답을 알고 난 후 그 기발함에 웃을 수밖에 없었다. 첫번째 답은 '인도양, 대서양, 태평양' 이고 두번째 답은 '냉장고' 란다. 그 외에도 몇가지의 퀴즈를 낸 후 친구에게 이야기 해준다며 메모지에 열심히 적는 것이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이 책안의 김복태는 그저 조용하고 평범한 아이일 뿐이었다. 어떤 아이들이 반에서 주먹을 휘두르며 싸우자 선생님께서 "주먹 잘 쓴다고 무조건 이기는 줄 알아? 너희들, 주먹 잘 쓰는 사람을 이기는 방법이 뭔지 아니?" 라는 질문에 복태는 "보를 내면 돼요." 라고 엉뚱한 대답을 한다. 웃기려고 의도한 대답은 아니었는데 의외의 반응에 복태는 아이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래, 웃기는 걸로 인기를 얻어야겠어' 라며 그날부터 복태는 웃기는 이야기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엄마 아빠에게 재밌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준비해온 이야기로 순식간에 개그스타의 자리로 급부상한다. 갑작스레 아빠의 사업이 망하게 되면서 판자촌으로 이사를 가게 된 복태는 말수가 점점 줄어들고 재밌는 이야기도 전혀 하게 되지 않는다. 친구로 인해 복태의 사정을 알게 된 반 아이들과 선생님은 복태를 위로해주기 위해 가정방문을 하게 된다. 그 계기를 통해서 복태도 웃음을 찾고 아빠도 일자리를 찾게 되면서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행복해서 웃는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 라는 머리말이 인상적이었다. 나 스스로 웃으려고 하면 행복은 덤처럼 따라오는 것인데 행복은 무언가 대단한 것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 이 책은 재밌으면서도 그 안에 희노애락이 다 들어 있다. 그저 재밌기만 한것이 아니라 잠시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진지함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