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악어가 산다 푸른디딤돌 저학년 문고 8
김선희 글, 김진화 그림 / 푸른디딤돌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매사에 공격적이고 학습 장애도 있는 승민이는 언제나 아이들과 선생님에겐 골칫덩어리인 존재이다. 아이들과 잘 융화하지 못하고 문제만 일으키는 승민이를 위해 선생님은 승민이 엄마에게 애완동물을 길러볼 것을 권유해서 애완동물을 사려고 갔지만 승민이에겐 어느것 하나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예기치 않게 악어를 보게 된 승민이는 그것을 사달라며 고집을 부리는 탓에 오늘도 엄마는 두손두발 들고 말았다. 

악어의 이름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 '엄마'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진짜 엄마의 호칭은 '어머니'로 바뀌게 된다. 승민이는 악어 옆에 누워 "너만 알고 있어. 내 속에는 악마가 들어 있어. 그래서 다들 나를 싫어해." 라고 말을 한다. 선생님께서 승민이에게 악마같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왠지 모를 짠함이 느껴진다. 아이 앞에서 그 아이를 단정지어 평가하는 말이 아이에겐 깊은 상처가 되고 자신이 진짜 그런 사람이라고 단정지어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어른들은 항상 유념해야 할 것이다. 어떠한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해서 그 아이를 문제아처럼 취급하면 그 아이는 정말 그런 아이로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각인이 되는 것 같다.

 

집에 돌아오면 항상 혼자였던 승민이는 이제 혼자가 아니다. 집에 오면 이제 '엄마'가 있다. 모두다 자신을 싫어하지만 악어인 '엄마'만은 승민이 편인 것 같다. 

공개수업때 일을 하는 엄마는 또 오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친구에게 엄마가 올 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얘기를 하고 악어인 '엄마'를 데리고 간다. 교실은 발칵 뒤집혀졌지만 악어로 인해 승민이는 우쭐해진다. 자신에게 마음을 닫았던 친구들이 하나둘 악어에 관심을 보이면서 승민이와 교류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긴다. 

어느날 악어가 아프고 먹지도 않아해서 병원엘 데려가보니 악어가 가위를 삼킨 것이다. "이 손이 악어를 살린 위대한 손이군." 하며 승민이의 손을 들어보이자 자신의 손이 진짜 위대한 손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 후 다른 애들을 때리는 짓도, 여자 친구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짓도 하지 않게 된다.

악어를 통해 승민이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악어를 보살피면서 외로움을 달래고 많은 의지가 되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마음속에 숨겨있던 사랑을 악어에게 나눠주면서 승민이는 많이 의젓해진다.

그 사랑을 바탕으로 승민이가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사랑받는 아이로, 사랑을 나눠줄 수 있는 아이로 자라나길 희망해본다. 승민이와 같은 아이들을 우리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다. 그런 아이들에게 악어와 같은 존재로 지긋이 지켜봐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잘 보듬을 수 있는 우리들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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