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울 엄마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동화
임사라 지음, 박현주 그림 / 나무생각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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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 한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져 천천히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동갑내기 울엄마라는 말이 왜이리 와닿는지.... 그렇다. 정말 그렇다. 나는 엄마가 된지 꼭 8년이다. 아이의 나이와 동갑이다. 이 제목만으로도 나는 계속 생각에 잠기게 된다.

 

병원 침대에 누워계신 할머니를 보기 위해 엄마와 은비는 병원을 방문한다. 은비와 할머니가 마주앉자 할머니는 말씀하신다. "은비는 은비를 사랑해주는 엄마가 있지? 하지만 할머니가 떠나면 엄마는 엄마 없이 살아야 한단다. 누구든 엄마가 없는 건 아주 슬픈 일이거든." "할머니 어디 가시는데요?" "우리 엄마한테..."  이 부분에서 나는 목이 메어왔다. 엄마가 계신 것 하나만으로도 자식들에겐 많은 의지가 된다. 뱃속에서부터 숨결을 공유하고 느껴서일까! 왠지 엄마라는 단어는 나를 짠하게 만든다. 우리 딸들도 내가 아파 병원에 있을 때 밤마다 울었다고 한다. 오히려 큰 딸이... 함께 한 시간이 많아서일까!  

 

"할머니도 엄마가 보고 싶어요?" 할머니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신다. "은비야, 은비는 일곱살이지? 네 엄마도 은비 엄마가 된지 일곱 살이란다. '엄마 나이' 로 일곱 살이니 모르는 것도 많고 힘든 일도 많을 거야...." "내가 유치원 가기 싫은 것처럼 엄마도 회사 가기 싫을 때 있어요?" "그럼. 네 엄마도 늦잠꾸러기인걸." "바퀴벌레랑 천둥도 무섭고 깜깜한 골목길도 무서워요?" "그럼. 네 엄마도 겁쟁이인걸." "왕주사를 맞으면 나처럼 눈물이 나요?" "그럼. 네 엄마도 울보인걸. 은비야. 여름 캠프에 갔을 때 엄마가 많이 보고 싶었다고 했었지?" "그래서 몰래 울었어요." "할머니가 하늘나라에 가고 나면 네 엄마도 그럴거야....!" 

다음날 할머니는 먼 나라로 떠나셨다. 은비는 엄마 귀에도 "할머니는 할머니 엄마를 만나러 간 거야. 할머니도 엄마가 보고 싶다고 했거든." 엄마는 은비를 끌어안는다.

 

엄마의 보호만 받았던 은비가 어느새 부쩍 큰 듯하다. 엄마도 자신과 똑같은 엄마의 딸이라는 사실에 은비는 왠지 엄마와 동갑이 된듯하다.

내가 바라보는 엄마는 항상 나의 엄마일 뿐 누구의 딸이란 생각은 안하게 된다. 우리 엄마도 딸이었다는 사실이 와닿지 않는다. 항상 나를 보호해줘야 하는 보호자의 느낌만 강할 뿐.... 이 책을 통해 나의 엄마와 내 딸 그리고 나 자신이 오버랩 되며 모두가 하나같은 느낌을 받았다. 남편을 일찍 여의고 혼자 살아가시는 엄마가 생각이 난다. 모녀의 관계를 떠나 같은 여자로서 나는 얼마나 엄마를 이해했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마를 포근히 감싸 안아주는 은비의 마음도 엄마의 키 높이만큼 더 커지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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