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히 알고 있는 신데렐라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 책은 내용뿐 아니라 그림도 신선해서 책표지를 보고 있노라면 궁금증에 얼른 책을 펼치게 된다. 일러스트 기법으로 그린 그림은 섬세함과 여성스러움을 더해 신데렐라의 맛을 한껏 끌어올린다. 신데렐라 책을 딸아이는 무척이나 좋아한다. 공주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림과 내용면에서 여자 아이에게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나보다. 다 같은 내용인데도 각각의 신데렐라를 읽는 재미가 다양한 듯 하다. 명작인 만큼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는 듯 하다. 유리구두를 벗어던지는 장면에서 8살 딸아이는 무척이나 안타까워했다. 원작과는 다른 내용이어서 생소하기도 했거니와 신데렐 라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없었나보다. 엄마가 없는 신데렐라는 예쁜 옷을 입어도, 동물 친구가 많아도 늘 외롭고 슬프다. 자신은 너무 불행 하다고 생각하며 "멋진 왕자 님과 결혼하면 행복해질까?" 생각한다. 먼나라로 장사를 하러 다니느라 집을 자주 비우는 아버지를 그리워 하며 외로움을 느끼는 신데렐라... 드디어 아버지가 오시는 날 처음 보는 아주머니와 두 여자아이가 나란히 서 있다. '이제 왕자님이 없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라며 행복함을 느낄 겨를도 없이 아버지가 가시고 난 후 세 여자는 돌변을 하고 만다. 하루는 앞마당에서 잡초를 뽑던 신데렐라가 쇠똥구리를 발견한다. 자신의 몸집보다도 큰 쇠똥을 굴리는 쇠똥구리의 모습은 꼭 자신의 모습과 닮아있는 듯하다. 너무나 힘들어 보여 손가락으로 쇠똥을 밀어주려 할때 한 할머니는 "안된다! 힘들어도 쇠똥구리 스스로 해야해. 누군가 도와주면 나중에는 쇠똥 굴리는 법을 잊어버려서 혼자 살아갈 수 없대." 라는 말을 남기며 유유히 사라진다. 온갖 못된 말을 남기며 파티를 가는 언니들이 살짝 부러웠지만 쇠똥구리의 땀과 노력을 되새기며 책을 펼쳐든다. 하지만 신데렐라에게도 파티에 갈 기회가 찾아온다. 그리고 구두의 주인을 찾기 위해 구두를 들고 찾아온 왕자.... 신데렐라의 발에 신발이 딱 맞았지만 "사랑없는 결혼은 깨진 유리 구두와 같아요. 나는 스스로 노력해서 내 꿈을 이룰 거예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 을 만나 결혼할 거예요." 라고 당당히 말하며 구두를 벗어 던진다. 신데렐라는 쇠똥구리가 쇠똥을 열심히 굴리며 목표를 향해 가고 있을 창밖을 바라본다. 깨진 유리 구두 조각들은 햇살에 반짝이고 신데렐라의 굳은 의지만이 아름답게 빛난다. "신데렐라! 네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셨어!" 라를 외침이 들려온다. 신데렐라의 이야기는 현실 속에서 그리 현실적이지 않은 내용이기에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듯 하다.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원작에서의 신데렐라는 정말 운이 좋은 경우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쇠똥구리를 보며 자신의 생각을 건강한 생각으로 교정해서 희망찬 삶으로 이끌어가 자신이 직접 일군 노력과 사랑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알려준다. 원작의 신데렐라가 왕자와 결혼을 해서 정말 행복한 삶을 지속할 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이 사람들에게서 가끔 제기되기도 한다. 나름 행복할 수도 있었겠지만 너무 쉽게 얻은 행복에 감사하지 못하고 무감각해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어렵게 일군 텃밭의 열매가 더 달고 값지지 않을까! 란 생각을 하며 나의 이 작은 텃밭의 열매에 감사하고 행복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순간 순간의 작은 행복에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