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보자 33개월 된 우리 둘째가 방방 뜁니다. 애벌레가 책밖으로 빼꼼히 얼굴을 내민 이 책이 너무나 신기했나봅니다. 초록색 바탕에 하얀 글씨의 책표지 중앙에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하고 미소를 짓고 있는 보라색 애벌레의 모습은 참 인상적입니다. '애벌레 꿈틀이'는 팝업책과 헝겊책이 조화를 이루어 새롭게 탄생된 책이며 거기다 손가락을 끼워서 활용할 수 있어 재미와 신선함을 더해줍니다. 제가 손가락을 끼워 이 책을 읽어주자 딸아이는 얼굴에 함박 웃음을 띄며 또요! 또! 외쳐대기 시작합니다. 혼자서 중얼 중얼 책을 펼쳐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지요. 그 모습이 이뻐 한컷 찍었습니다. 애벌레 꿈틀이가 구멍에서 쏘옥! 왼쪽 오른쪽 두리번 두리번 저기 땅 속에서 나오는 건 누굴까? 보들 보들 털옷 입은 배고픈 두더지. 꿈틀이는 구멍으로 쏙 도망갔지! 잔뜩 기대를 한 얼굴로 땅속에서 빼꼼히 얼굴을 내미는 애벌레의 모습은 너무도 사랑스럽고 책장을 넘기는 순간 꿈틀이가 구멍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자연스레 연출되는 모습도 너무 재미납니다.먹음직스러운 딸기밭과 두더지의 흙더미 주변의 귀여운 개미들의 모습 또한 인상적이지요. 다음 구멍으로 고개를 내민 애벌레 꿈틀이가 만난 건 입맛 짭짭 다시는 배고픈 고슴도치. 고슴도치 주변엔 떨어진 나뭇잎과 사과, 땅위에 핀 버섯 위로 기어가는 다른 애벌레들을 볼 수 있습니다. 통나무 위에서 팔짝대는 건 누굴까? 두눈 크게 뜨고 먹이 찾는 개구리. 물 속의 물고기와 날아다니는 잠자리... 다음 구멍 속에서 만난 건 누구일까? 드르륵 드르륵 왱왱 잔디 깍는 기계. 새들과 벌들도 그 소리에 깜짝 놀라하는 표정이 정말 귀엽습니다. 저기 높은 나무에서 내려다보는 건 누굴까? 퍼드덕 퍼드덕 날개짓하는 배고픈 까치. 무당벌레와 달팽이, 작은 새들이 보입니다. 꿈틀이는 구멍으로 쏙 도망갔지요. 이번엔 과연 누굴 만나게 될까요? 이리 킁킁 저리 킁킁 배고픈 쥐랍니다. 쓰레기 주변에서 신이난 파리들과 함께 배고픈 쥐는 애벌레를 주시하네요. 꿈틀이는 구멍으로 쏘옥 도망을 갑니다. 알록달록한 몸을 꿈틀거리는건 누굴까요? 밖으로 놀러 나온 다른 애벌레! 이야! 멋지다. 어? 내꼬리 아냐? ㅎㅎㅎ 재미있고 귀여운 반전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곤충의 동글동글한 눈 때문인지 이 곤충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까지 순수해지는 느낌입니다. 단순한 내용이지만 아이와 함께 질문해보고 동물 이름도 맞혀보고 책의 내용도 줄줄 외우면서 역할극을 할 수 있어 좋습니다. 반복되는 문장들이 나와서 글을 모르는 유아들과 함께 재미나게 책을 보며 놀 수 있으며 다양한 색감으로 눈이 즐거워지는 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