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이야기가 된다 - 시간이 만드는 기적, 그곳의 당신이라는 이야기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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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강세형 작가님 신작이 나왔다!
좋아했었나, 라고 생각하기엔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와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를 정말 좋아한다.
특히 '나는 아직 어른이 되러면 멀었다'는 방황하던 20대에 내게 큰 힘이 되어주고, 지인들에게 꽤 많이 추천하고 선물했던 책이었다. 라디오 작가 출신의 작가님이 쓰시는 글은 감성적이고 따뜻해서 좋다.

이번 책은 작가님만의 기준으로? 선별한 책과 영화 이야기.
사실 나는 사서이면서도 누군가 추천해주는 책을 막 다 재밌게 읽진 못한다. 읽는 책을 고르는 기준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거나, 신선한 소재거나 거의 그랬던 것 같다. 요즘은 민음사의 젊은 작가 시리즈를 재밌게 보고 있다(ㅋㅋㅋ)


뒷표지의 글이 인상 깊었었다.
불쑥불쑥 쓸쓸해지곤 하는 수많은 평범한 삶들에게 보내는 위로-라니.
나는 이 책을 받았을 즈음 꽤나 지쳐있었고, 수없이 읽어야만 하는(직업정신??) 책들로 둘러 싸여있었다.
누가 책을 많이 읽으라고 강요하는 것도 아니었는데, 나의 현실도피이자 강박감에 책을 억지로 읽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근데 이 문구를 보는 순간 왠지 위로가 되었다.
뭔가 더 있지 않아도 된다고- 그런가요 작가님? 이라 되묻고 싶었다.


그래서 읽던 책들을 중단하고 이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예전에 책 혹은 영화를 이야기 해주던 책 중에 나의 친애하는 적이라는 책은, 뭐랄까.....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허지웅 작가님의 취향이 ㅋㅋㅋ 나와 정말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읽는 내내 이건 무슨 작품일까? 보고싶다!!라는 생각은 사실 들지 않았다. 이 책도 그러하면 어쩌지??????라는 걱정 속에 읽기 시작했다..

어머나-
'당신의 엉뚱섬은 안녕하십니까?' 부터, 나는 바로 인사이드 아웃을 보았다고 한다.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작가님이 소개해주시던 엉뚱섬이 너무 궁금했다. 그리고 포풍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 한 챕터만으로도 한바닥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서른살 무렵까지 '괜찮아-'를 입에 달고 살던 아이로서, 이 영화가 정말 위로되고 좋았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영화 리뷰를 쓰게되면... 쓰려나? 더 이야기 해야지) 여튼 나의 엉뚱섬까지 걱정해주는 작가님의 글에 호감이 생겼다. 영화를 보는 초반에 자꾸 실수하는 슬픔이가 좀 짜증날 지경이었는데, 기쁨이가 참 안쓰러웠는데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슬픔이와 공감하며 엉엉 울었다.

도깨비 너의 이름은?
에서는 신카이 마코토의 영화 너의 이름은을 아직 못 보아서 궁금해 죽을 지경이었다. 책을 읽다가 여기 나온 영화와 책은 한 편 한 편 다 보면 책은 언제 읽나? 하며 꾹 참았다. 아이들에게 엄청 인기가 많은 너의 이름은을 나는 책으로 어서 보아야겠다.


그 밖에 책을 읽으며 보고 싶던 책과 이름을 응? 이건 무슨 작품이지?라고 생각할 틈도 없이 뒤에 '도움을 받다' 페이지에서 아하! 이 작품이구나! 하고 바로 찾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보지 않은 작품이 많아서 설렌 이유는 무엇인지. 보았던 작품들도 다시 봐야지 하고 잘 기록해두었다.



나는 특히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에서 천명관 작가의 고래라는 작품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과, '쉿 비밀입니다'의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에 정말 정말 공감이 갔다. 천명관 작가의 고래를 처음 읽는 순간 읭?? 뭐야 완전!!! 흡입력 있어!! 근데 남는 게 없어................ 알맹이 없는 대하소설을 1권으로 읽는 기분이야......... 라고 했지만 그 후에 나온 천명관 작가님 작품을 다 사고 읽었다는............. 또한 무라카미 하루키도 마찬가지다. 난 정말 그의 작품이 난해하고 어렵고 그렇다. 고등학교 때 베스트셀러라서 읽어봐야지 했던 상실의 시대는 어린 여고생이 읽기엔 작가가 너무 변태야!! 싶을 만큼 어려웠다. 그래서 한 세번 던지고 이십대 초반인가 겨우 읽었던 것 같다. 해변의 카프카는 정말 좋았는데, 그 이후에 나왔던 에세이라던가 1Q84 등등.. 1Q84에 특히 실망했었다. 아니 이걸 내가 다 샀는데 이게 결말이라고? 결말이 더 없다고?ㅠㅠㅠㅠㅠ 라면서 분노 했었는데... (오늘 기사단장 이야기가 정말 재밌다는 소리에 난 또..... 읽어봐야지 한다) 작가가 한 작품을 내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는지 무라카미 하루키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이야기해주고 있다(이 책도 샀단다.....난 참...). 강세형 작가님과 같은 생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좋았다!


'나는 여자입니다'의 82년생 김지영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었다. 그랬던 것이었다. 나는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며 분노했고, 현남오빠에게를 읽으면서는 아 이제.. 좀 과하지 않은가? 싶은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사실 처음 읽을 때는 분노 했는데 친한 동생의 페미니즘은 이제 그만... 이라는 대화를 하면서 나는 이런 부분은 괜찮은데, 이런 부분까지 괜찮지 않다고 강요 받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작가님의 생각과 100% 일치하진 않지만 이 책에 대한 대부분의 의견들이 공감되어 좋았다.



수많은 작품들을 소개해주시는데 어느 하나도 소홀하지 않다. 아 보고싶다! 읽어보고 싶다! 했던 작품들이 수두룩 하다.
세상을 살면서 이렇게 봐야할 책이 많다. 그치만 또 꼭 봐! 좋아!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나는 그것이 참 좋았다. 아이들에게 책을 추천해줄 때, 재밌어! 그냥 봐! 샘이 재밌게 읽었어!라고 추천해주지 않는다. 재미는 모두 기준이 다르니까요-

'이 책 주인공이 생일날 죽고 싶었는데 티비를 보다가 라스베이거스가 나오는 한 장면을 봐. 그러다가 아 저기 가보고 죽어야겠다! 생각한단다. 근데 라스베이거스에 가려면 돈이 필요한거야 그래서 열심히 이런 저런 일을 해. 가라오케 도우미도 하고 누드모델도 하고, 그래서 라스베이거스에 갈까? 가! 가서 죽을까?' 까지만 이야기 해준다. 그래서요? 죽어요? 안 죽었으니깐 이 책을 썼겠죠? 죽어요? 안 죽어요? 라고 물음표를 달면 읽어봐^^라고 이야기 해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렇게 밀당을 하면 연애천재가 될지도)

작가님의 책 소개에는 그런 친절함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이런 이런 부분이 이렇게 좋았어요. 어때요 한번 읽어볼래요? 이 영화 한 번 볼래요?

그래서 김영사에서 하는 이벤트에 참여해 이 책을 또 받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욕심쟁이)
매번 나에게 고학력임에도 불구하고(그래 의사인 이 친구야) 자신은 상식이 부족한 것 같다며 책 이야기를 하기 원하고 책 추천을 바라는 친구에게 쿨하게 책을 보내줬다 :)


앞으로 무슨 책이 재밌어요? 라고 묻는 아이들에게도 많이 추천해줘야지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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