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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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의 바이올렛을 고등학교 때 읽었다.

아니 아마 읽다가 그냥 말았을 것이다. 신경숙이라는 작가의 문체라던지 분위기라던지 그 때의 내가 감당하기가 벅찼던 것일까. 왠지 내 스타일이 아니야,!라며 나는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신경숙의 소설을 잘 읽지 않았던 것 같다.

 

엄마를 부탁해.

왠지 제목부터 한번 읽어보고 싶군.

베스트셀러라잖아?

나는 참 사서로서 베스트셀러라는 말이 싫고, 필독도서라는 말이 싫다.

내 인생 살면서 내가 재미있게 읽으면 베스트셀러 아닌가, 그치만 웃기게도 나도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 코너를 먼저 찾는다.

사람이란 참.

 

퇴근길에 가방이 허전해 집어들었던 책이다.

1장은 아무도 모른다. 첫째딸의 시선에서 그려진다. 그렇지만 나가 아닌 너, 그, 당신으로 이루어진다.

너는 그래서, 그는 그래서, 당신은 그랬다.라며.

너, 첫째딸로 처음 이야기를 꾸려나간다.

도입부분부터 충격적이었다. 엄마를 잃어버렸다,니.

엄마를, 엄마를 잃어버렸단다. 나는 버스에서 책의 16페이지까지 읽다가 툭,하고 눈물이 났다.

순간 너무 당황스럽게도 눈물이 고이기도 전에 툭,하고 떨어진 눈물에 이 소설 도대체 뭐하자는 건가.했다.

그리고 책을 덮었다. 집에와서 다시 읽다가 또 눈물이 나고, 아침 출근길 버스에서도 눈물이 나고, 졸려움을 참으며 읽다가도 눈물이 나고 너무 눈물이나서 책을 자꾸 덮었다.

 

엄마의 딸들과 아들은 엄마를 찾는다.

엄마 이름은, 박소녀 엄마 나이는? 엄마의 복장은.

그러면서 엄마를 떠올린다. 엄마가 좋아하던 게 뭐였지, 엄마는 어딜 가고 싶었던 걸까?

우습게도 그 잃어버린 엄마와 아버지는 당신들 생일 때문에 서울에 올라오셨다.

부모님 생신에 시골에 내려가던 당신 자식들은 어느새 자식들이 번거로울까봐 생일이 몇일 차이 나지 않는다며 그냥 한꺼번에 하고, 또 서울까지 올라와 식당을 잡고 식사를 했다.

그래서 서울역에 올라오는 길이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엄마 손을 놓쳤다. 그리고 순간 정신을 차렸을땐 서울역에서 한정거장이나 와버렸다.

그렇게 엄마를 잃어버렸다.

 

엄마를 찾는 광고를 붙이고, 엄마랑 비슷한 사람만 발견했다고 해도 달려갔다.

그렇지만 큰아들도 일이 있고, 작은 딸은 어린 자식들이 있었다.

 

화자가 자꾸 변한다.

1장에서는 큰딸, 2장에서는 큰아들, 3장에서는 아버지 당신. 4장에서는 엄마.

1장이 너무너무 슬퍼서 한줄한줄 계속 울었고, 엄마의 이야기에선 엄마는 유년시절 자신을 찾아간다.

큰아들의 집, 큰딸의 집, 작은 딸의 집, 그리고 당신의 집. 당신이 어렸을 떄 살던 당신의 어머니가 있던 그곳으로 간다. 마지막엔.

 

 

 

 

엄마는 부엌이 좋아?

 

엄마는 언제부터 엄마였을까.

엄마도 언젠가는 나와 같은 나이가 있었을 것이고, 나와 비슷한 삶을 살던 그 때가 있었을 것이다.

그걸 모르고, 그걸 잊고, 그걸 잃어버리고 사는.

그 문제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다.

엄마를 잃어버린다는 건 말도 안된다. 엄마를 잊는다는 말에 우회적인 표현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엄마처럼 살고 싶지는 않다.

나는 엄마처럼 살 수는 없을 것만 같다.

엄마는 엄마로서의 인생에 너무 완벽했으니깐,

그 완벽함에 자꾸 눈물이 났다.

 

 

 

신경숙 작가,를 다시 보게 된. 그리고 그녀의 소설을 다시 찾아 읽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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