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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입니다 - 2024 여름 책따세(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추천도서 ㅣ 반올림 52
김해원 외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5월
평점 :
P.162
“아주 단순한 거야. 아침에 학교를 가는데..... 거기 나무가 많거든. 나무를 보는데, 막 새잎이 자라고 있는데, 인간은 나뭇잎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 작게 솟아나서, 커지고, 짙어졌다가, 여름 한철 지나고 나면 색이 바래고, 그러곤 떨어지잖아. 누군가의 책갈피가 될 수도 있겠지. 그래도 그게 끝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어떤 나뭇잎은 너무 빨리 떨어지고. 어떤 건 말라비틀어질 때까지 남아 있기도 하고. 그게, 계속 반복되잖아. 그런 게 인생이구나. 그러니까, 그냥, 나도 그렇게 살고 싶었어. 나뭇잎처럼."
P.201
"무슨 소리야? 여기 톨레도는 둘러봤을 거 아냐." 내가 그렇다고 하자 아저씨가 단호하게 말했다.
"톨레도를 봤으면 스페인은 다 본 거나 다름없어. 다 본다고 알 수 있어? 너 맨날 보는 가족 잘 알아?" 내가 고개를 젓자 아저씨는 거보라는 듯이 말을 이었다.
"거봐. 다 본다고, 맨날 본다고 아는 게 아냐. 아는 건, 그냥 딱 보고 아는 거야. 톨레도 봤으면 스페인을 제대로 본 거야."
가족 사랑 여행기의 단편 4편이 실린 가족입니다.
제주도, 일본, 크로아티아 그리고 스페인.
크로아티아를 빼고는 모두 가본 곳이라 뭔가 마음이 일렁거렸다. 여행이라니, 가족여행이라니-
부모님과 함께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여행은 일본이었다. 나는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편인데, 매번 혼자 해외여행을 가는 나를 보며 엄마가 어느 날 말씀하셨다.
“또 가?”
그 한마디가 왠지 너무 미안하고 혼자만 놀러 다녔던 게 죄송스러워 충동적으로 가족여행을 계획했다. 언니의 출산으로 언니 가족까지 함께하진 못했지만, 부모님의 여권을 만들고 함께 떠나는 해외여행은 정말… 너무 힘들었다.ㅋㅋㅋ 그 마음을 알기에 부모님과 여행을 떠나는 자녀의 마음들이 유독 공감이 갔다.
빗방울_김혜원
제주도로 떠난 가족여행. 가족관계가 좀 복잡하긴 하지만 할머니, 우진, 엄마 명주. 그리고 현정아 현병철의 이야기가 제주도 여행을 통해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이어서 마음이 찡했다. 제주도는 손꼽을 수 없게 많이 가본 곳이고 가족여행도 가본 곳이라 민속촌, 표선의 이야기들이 눈앞에 그려져 더 생생했다. 여행을 가서 응급실에 갈 만큼은 아니지만 링거를 맞을 만큼 아파도 봤고, 발목도 삐끗해보았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여행이란 그런 것 아닐까 :)
기온 거리의 찻집_김혜연
일본으로 떠난 엄마와 아빠 그리고 정다정. 대학에 가지 않겠다는 언니 다영의 이야기로 가족의 갈등이 시작되지만 우연히 떠난 일본 오사카 여행으로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는 이야기였다. 교토, 금각사, 은각사 등등 아주 오래전 다녀왔던 오사카가 기억이 나서 좋았다. 가족 여행이더라도 따로 또 같이 가 되어야 좋다는 것! ㅎㅎ
크로아티아의 괴담 투어_김혜진
이 이야기는 아빠의 이야기가 자세히 나오진 않지만, 괴담 투어를 통해 가족이 서로를 생각하는 모습이 잘 나타나 있어 제목은 괴담 투어지만 뭔가 따뜻한 소설이었다. 크로아티아-라니. 예전에 방송에서 본 모습에 꼭 가보고 싶은 국가 중에 하나였다. 낯선 공간에서 어리지만 엄마를 배려하는 남매의 모습에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비바 라 비다_임어진
톨레도! 스페인이 배경인 비바 라 비다. 스페인, 정말 좋아하는 나라 중에 하나다. 그리고 톨레도- 유럽여행을 갔을 때 유레일패스 기간이 만료되고 마드리드에 갔을 때, 숙소에 계시던 분들이 렌트를 해서 함께 다녀왔던 도시. 중세도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던 곳. 그 모습이 너무 생생해 읽는 내내 그리웠다.
아빠와 아들의 여행이라니- 아들에게 인생 경험을 시켜주려는 아빠의 모습도 멋지고, 그런 아빠의 마음을 늦게라도 알고 여행의 의미를 깨달은 아들 윤후의 모습도 예뻤다. 인생 만세여서 인생 만세라니. 제목 또한 멋지다. 스페인의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가 아닌 톨레도가 배경이라 의미 있고 좋았던 작품.
읽기 쉬운 단편소설이었다. 단편은 크게 좋아하지 않는데, 여행을 유독 좋아해서인지 이야기가 재밌어서 인지 정말 쉽고 빠르게 읽었다. 또 떠나고 싶은 마음이 송송 들게 하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