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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6월
평점 :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주인공은 뇌종양 4기에 걸린다. 그리고 악마가 찾아온다. 악마는 거래를 제안한다. 하루에 1가지씩 사라진다면 생명을 하루씩 연장할 수 있다고- 단, 사라지는 것은 악마가 정한다.
전화, 영화, 시계가 순서대로 사라진다.
전화가 없는 삶이라니? 21세기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매일 손에 쥐고 있는 핸드폰이 사라진다면? 그렇지만 또 그런 생각도 했다. 초등학생 어린 시절에 전화만 있던 그런 시간들이 오히려 좋았던 기억들. 약속을 정하고 친구와 길이 엇갈리지 않으려고 30분 이상씩은 꼭 일찍 약속 장소에 나갔던 기억들. 편리함이 오히려 많은 것들을 놓치게 하는 건 아닌지-
영화가 없어진다면? 인생 영화랄 건 없지만, 영화가 없어진다면 음악이 사라지는 것만큼이나 무료할 것 같다. 한 가지씩 사라지는 것들을 읽어나가면 내 인생에 악마가 온다면 무얼 없애려나? 나는 과연 사라지는 것들을 그대로 두고 삶을 연장할 것인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시계가 사라진 삶이라니- 고등학생 때부터 손목에 항상 시계를 찼다. 한 손에는 항상 핸드폰이 있어도 시계를 차고 나오지 않은 날에는 초조함이 드는 날들이 많았다. 일을 하지 않더라도 시계가 사라진다면 너무 초조함의 연속일 것 같다.
그리고 악마는 주인공이 키우고 있는 양배추를 사라지게 하겠다고 제안을 한다. 어머니와의 추억 그리고 주인공 자신과도 추억이 많은 고양이 양배추라니-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물건, 물질이 아닌 생명...에서 주인공이 많이 무너졌던 것 같다.
여하튼 끝내는 아버지와의 오해를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남겨준 여행의 추억에서 메시지를 얻어 풀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 책의 추천서에 이 책은 철학서가 아닌가,라는 추천평이 있었다. 삶과 죽음에 대해 심오하게는 아니지만 내가 내일 죽는다면? 당장 삶을 하루 연장할 수 있다면? 과연 내 인생에서 무엇을 사라지게 할 수 있을까. 수많은 생각들을 하며 읽은 책이었다. 비록 고양이는 아닐지라도 :)
※ 이 책은 소미미디어의 서포터즈 소미랑으로서 제공 받은 책입니다.
p.51
"뭔가 얻으려면, 뭔가를 잃어야겠지."
당연한 거라고 어머니는 말했다. 인간은 아무것도 잃지 않고 뭔가를 얻으려고 한다. 그 정도면 그나마 낫다. 지금은 아무것도 잃지 않고, 뭐든 손에 넣으려고 하는 사람들 투성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가로채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누군가가 얻고 있는 그 순간에 누군가는 잃는다. 누군가의 행복은 누군가의 불행 위에 성립하는 것이다. 어머니는 내게 그런 세상의 규칙을 자주 들려주곤 했다.
p.140
자유는 불안을 동반한다.
인간은 속박을 대가로 규칙이 있다는 안도감을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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