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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두사 아이
실비 제르맹 지음, 이창실 옮김 / THE CIRCLE PRESS / 2026년 2월
평점 :
📕 메두사 아이 / 실비 제르맹 / 더 써클프레스
<메두사 아이>는 이부 오빠에게 3년간 성폭력을 당한 뤼시가
그 상처와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색채와 회화 기법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다섯 개의 장은 채색화, 붉은 분필화, 세피아화, 목탄화, 프레스코화의 이미지와 맞물려 펼쳐진다.
장마다 앞에 놓인 성경 구절은 그 장의 이야기와 분위기를 암시한다.
회화기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각 장은 연극의 막이 열리고 연결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순수했던 유년은 선명한 채색화로, 성폭력을 당한 이후의 뤼시는 쉽게 지워지는 붉은 분필화로,
등장인물 각각의 상실과 증오는 빛바랜 세피아화와 거친 목탄화로 이어진다.
마지막 프레스코화에서 뤼시는 모든 기억을 지울 수는 없지만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루이-펠릭스가 보낸 엽서 한 장이 불현듯 그녀의 마음을 따뜻한 위안으로 어루만진다.
젖은 회반죽이 시간이 지나 단단한 벽화가 되듯, 그녀의 상처 역시 삶과 결합해 그녀를 이루는 시간이 된다.
무엇보다 마음 아팠던 것은 뤼시만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는 점이다.
잘못된 사랑과 방치, 대화의 부재가 한 사람의 삶을 얼마나 깊이 무너뜨릴 수 있는지,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관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표지의 강렬한 눈동자와도 같은 일식처럼,
우리 삶에도 누구에게나 모든 빛이 사라진 듯한 시간이 찾아올 수 있다.
그러나 작가는 이렇게 말하는듯 하다.
지워지지 않는 기억도 시간속에서 조금씩 희석될 수 있으며,
끝내 다시 빛은 찾아온다고.
#메두사아이 #실비제르맹 #더서클프레스 #우주서평단 #책추천
💕 @woojoos_story 진행으로 단체디엠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thecircle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