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자개장 - 전대미문의 자개장 타임머신
박주원 지음 / 그롱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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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펼치고 얼마 되지 않아 가슴을 후벼 파는 대사가 튀어나왔다.

“저한테 왜 그러셨어요...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를요! 누가 낳아달라고 했어요?”

라는 울분은 단순히 주인공의 대사가 아니라, 아마도 우리가 모두 언젠가 부모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크고 작은 원망과 서운함은 남아 있다. 그것이 쌓여서 상처가 되기도 하고,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이해로 변하기도 한다.

이 작품은 그 갈등과 화해의 틈을 섬세하게 비춘 소설이었다. 마치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았다.



📝 어느 날 주인공은 아빠의 자개장에 들어갔다가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신기한 체험을 한다.

순간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영화 '사랑의 블랙홀, '어바웃타임', '시간을 달리는 소녀', 드라마 '나인'이 떠올랐다. 후반부에선 영화 '벤자민벤저민 버턴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주인공 박자 연과 그의 아버지 박관수.

자연의 휴대전화 날짜가 바뀌지 않고, 자개장에 들어가면 현실과는 다른 문이 열린다.

이런 판타지적 요소는 단순히 흥미를 위한 장치가 아니라, “가족 간의 상처와 화해”라는 주제를 더 깊이 사유하게 만드는 매개체이다.

마치 현실에서 풀지 못한 감정이 환상의 공간에서 변주되는 느낌이었다.


읽는 동안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부모와 자식의 간극이었다.

주인공은 “왜 낳아서 괴롭히냐?”는 울분을 토하지만, 시간을 되돌리며 여러 상황에서 만나게 되는 아빠의 모습이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원망은 결국 이해로 바뀌고, 서운함은 뒤늦은 사랑의 증거로 남는다.

그 깨달음이야말로 이 작품이 독자에게 전하려는 가장 큰 메시지이다.



👉

⌈p. 613

이때 처음 알았다.

아빠가 아니었으면 나는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했을 거라는 걸. 탄생 순간부터 아빠에게 큰 빚을 졌었다는 걸.

단 한 번도 진심으로 그런 아빠를 위해 마음을 써본 적이 없었다는 걸.⌋


이 문장을 읽는데 목이 콱 메어왔다. 6년 전 갑자기 돌아가신... 돌아가실 때 옆을 지켜드리지 못했던 아빠가 떠올라 눈물이 차올랐다. 혼자 고통 속에서 쓸쓸히 돌아가셨을 아빠가 몸서리치게 그리웠다. 홀로 차가운 관속에 모셔두고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다.

그리고, 저 문장은 나의 아들에게도 내가 자주 해주었던 말이기도 하다. 

정작 나는 어땠는지 반성이 됐다.


아빠에게 난 어떤 딸이었을지 물어보고 싶어도 물어볼 수가 없다.

나도 주인공 자연처럼 장녀이다. 그런 장녀를 아빠는 각별히 좋아해 주셨다.

엄마의 사랑도 많이 받았지만 내 기억엔 아빠의 사랑이 더 깊다. 엄마랑은 지금도 매일 마주치며 애증의 관계가 깊어졌다.

반백 년을 넘어가고 있는데도 엄마에게 투덜거리며 고운 마음을 쓰지 못하고 불만에 가득한 표정과 말투로 대한다.

그런 내 모습이 내가 보기에도 창피하고 싫어서 그러지 말자고 매번 다짐하면서도 아직도 수양이 부족하다,


주인공은 108번을 자개장을 통해 아빠의 과거를 마주하며, 많은 것을 아빠와 공유하고도

자신이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그 이후에도 시간 여행을 다닌다.

그 시간 속에서 여러 모습으로 증조부모와 조부도 만나고 몰랐던 아빠의 모습을 알게 되면서

드디어 아빠의 사랑을 알게 된다.



📕 이 책은 가족 이야기를 판타지로 풀어낸 성장 서사이다.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면서 그 안에서 결국 인간이 마주해야 할 건 미움과 원망을 품은 채 사랑을 배우는 과정임을 일깨워준다.

읽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지고, 동시에 묘하게 위로받은 듯한 기분이 남는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부모님께 더 자주 감사함을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 결국 이 책은 나 자신에게도 묻는 듯했다.

“너는 네 부모에게, 그리고 네 자식에게 어떤 말과 행동을 남기고 있느냐”고.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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