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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손이 내게 말했다 - 경상남도 통영시 ㅣ 가장 사적인 한국 여행 2
이정화 지음 / 책나물 / 2023년 9월
평점 :
머리로 일만하며 남의 인정에 살던 생활바보라 부르는 저자가 기적처럼 통영을 만나면서 몸고 마음의 조화를 이루며 노는법, 쉬는법을 배워가는 여행일기를 넘어 삶의 깨침을 주는 여행철학에세이!
p153 봉수아, 무용이 이름을 지으니 식구가 는것 같기도 하고, 더 정이 가기도한다. 이름을 짓는다해서 물질이 유기체가 되는것 아니지만, 공간도 나무도 의인화하여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낙엽송 삼형제를 무용이라 이름을 지어준 저자의 마음이 너무나 나를 닳은듯하다, 나의 집 베란다에는 새끼를 친 군자란들의 이름을 통영의 초등학교이름을 붙여 불러주고 있다. 진남이, 용남이, 두룡이~ 통영 출신 김춘수 시인의 꽃처럼 무의미한 존재였던 대상에게 이름을 부여해줌으로써 나에게 하나뿐인 의미있는 대상이 되는것같다.
p49 통영에서 으뜸가는 호사는 자연이다. 숲과 나무(동백림,소나무,편백나무가 숲을 이루고있다),남해의 파랗고 은갈치빚나는 바다, 섬들과 공원들(이순신공원,달맞이공원의 풍광은 정말 근사하다),해안을 끼고 보는 아침해와 저녁해, 걷거나 차를 타서 바라보는 이모든 자연이 내마음에 깃든 허헛함을 쓸어준다.
저자는 고전의 카뮈, 프루스트, 카프카,몽테뉴의 현실적인 깨침을 통영의 이야기에 녹아 넣어 우리에게 속삭여 준다. 작가의 문장들은 통영의 살아서 펄떡이는 활어같은 느낌이다. 읽는 동안 가슴에 파도를 요동치게 하며 울고 웃게 만들며, 통영의 자연과 사람들을 통영에서 나고 자란 이들보다 더 정감있고 세밀하게 가이드해준다,
바다를 보는데 누군가가 그리우면 그자리에서 그를 향해 손을 흔들면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책은 그리운 누군가에게 손을 흔드는 이야기며,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귀를 열고 눈을 열어 자연과 시간의 변화를 감각하며 나만의 마음의 쉼공간을 만들어 쉬어가라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