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미롭고 편안한 그의 대표곡과는 다르게 에릭 사티 본인은 예민하고 복잡한 사람이었던 듯 하다. 계산적이기보단 순수했고 인정을 갈망했으면서도 제도권엔 반발심이 컸던 예술가.괴짜라는 말도 어울린다. 그중에서도 무해한 괴짜에 가깝지 싶다. 이렇게 성격이 삐죽빼죽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이 쓴 글을 시아나 료스케는 제법 진지하게 파고든다. 아무리 음악학과 교수라지만 어지간히 에릭 사티에 빠지지 않고서는 시도할 수 없는 일이다."가구 음악". 배경 음악이자 상업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음악이라는 뜻인데 에릭 사티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당시 파리의 분위기가 궁금하다. 드뷔시, 라벨, 장 콕토, 피카소, 브랑쿠시, 모딜리아니등 당시 몽마르트를 거닐던 예술가들과의 일화를 살피는 재미도 있다. 이쪽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