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 타카의 일생
헨리 윌리엄슨 지음, 한성용 옮김 / 그물코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소설일까, 수필일까. 과학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절대 딱딱한 동물학 책이 아니다. 처음에는 그저 책 자체가 신기했다. 두께는 조금 두꺼웠지만 책표지도 너무 특이했고, 안의 종이 질도 여간해서는 잘 보지 못하는 종류였다. 주제 또한 수달이라니...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그 결과는 어느 정도 만족이다.

우선 수달에 대한 저자의 열정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수달의 움직임을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래서 중반을 넘어가면서는 약간 지루해지기도 한다. ‘수달이 물고기를 잡고...인간을 피해 어디로 숨고...’ 수달을 오랫동안 관찰하지 않고서는 이런 글이 나올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의 문체도 동물에 관한 책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말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표현이 눈에 자주 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수달과 다른 동물들을 통해 인간의 행태를 고발하고 있다. 인간에 의해 처참히 짓밟히는 동물들. 그 동물들 입장에서 그들을 대변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인간이 쓴 동물의 입장이기에 어느 정도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편이다. 또 미리 말한 바 있지만 수달을 비롯한 여러 동물들의 행동을 너무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처음에는 신기하고 재미있지만 나중에는 조금 그 느낌이 반감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한 번 읽어 볼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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