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자본주의 시대 - 권력의 새로운 개척지에서 벌어지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투쟁
쇼샤나 주보프 지음, 김보영 옮김, 노동욱 감수 / 문학사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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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마음 반, 읽기 싫은 마음 반을 부여잡고 처음부터 정독해보려했으나 잘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총 886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을 훑듯이 보고 글을 남긴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제목 때문이었다. 처음들어보는 용어 '감시자본주의'. 문득 빅브라더의 감시체계를 떠올리게 하여 궁금증이 일었지만 읽어보니 내용은 전혀 달랐다. 의지를 가진 주체적인 인간이 스스로를 대상화, 타자화하는 일에 적극 가담하고 그 속도를 더 빨리 굴리게 한다는 현 상태를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이를 인지하고 깨어있지 않으면 안된다는 저자의 외침이 담겼다.

이 책을 읽으면, 이 세계가 마치 마약중독자, 도박중독자처럼 무언가에 스스로를 제어할 수 없을 만큼 중독이 되어버린 사람들로 빽빽하게 들어찬 것처럼 보인다. 내가 하는 행위가 어떠한 결과를 낳든 말든 상관않고 그저 그 행위의 흐름속에 나를 던지는 것. 그 무모한 행동이 감시자본주의체제를 견고하게 만든다. 
 
내가 쓰는 이 글마저도, 전자상거래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무언가를 검색하는 행위, 내 일상을 공유하는 SNS 등등 그냥 일상의 모든 디지털 행위가 감시자본주의의 밑거름이자 뼈대이자 살인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체제는 개인이 다음 행동을 선택할 때 범위를 제한하게 된다. 수많은 표본에서 시행착오를 거쳐 효율적인 방안을 제시하는데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개인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나도 모르는 나의 행동으로 내 행동패턴이 뻔해지고 있다니. 나도 아직 날 잘 모르는데 말이다.

이 책을 내가 제대로 잘 읽은 건지 확신할 수 없지만, 읽고 나서 든 감정은 무력감이었다. 분명 무엇을 고발하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맞서싸워야하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누군가와 연대해야하나? 그렇다면 어떻게 설득시켜야하나? 매순간 매초 체제의 벽은 더 두꺼워지는데. 단순히 인별그램을 끊는다고 해결되는게 아니며,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위해서도 카톡과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우리가 기후위기를 인지하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것처럼.. 이미 모두가 수렁에 빠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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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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