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라스, 성스러운 순례자의 마음으로 책을 잡았는데 읽는 내내 안개 짙은 슬픔 속을 떠도는 기분이었습니다.슬픔에 겨운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이겠구나 싶었습니다.슬픔이란 것은 밑도 끝도 없고타인을 위한 슬픔이란 것은 애초부터 없으니,슬픈 이의 언어로, 슬픈 이의 감성만으로 써 내려가고 구성되는 것이겠구나.왜냐고 묻거나 어쩌라는 거냐고 묻는 것이 어리석겠구나, 하며 읽었습니다.그런데 그 슬픔의 연대도 있는지, 단지 자기의 슬픔을 드러내었는데,타인을 위로하기도 하는구나, 찌르르했습니다.“그래, 바람을 타고 저 카일라스 위로 올라가렴. 그동안 살아온 날이 가벼우니 가볍게 바람 타고 올라갈 수 있겠구나. 나는 이제 너 없이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나는 이제 네가 없는 것을 슬퍼하지 않을게. 그래도 너는 복이 많구나. 이곳 카일라스에서 바람이 되다니. 안녕.”카일라스 북벽에서 회향하는 저자의 마음을 따라 글 읽는 나도 맑아졌습니다.덕분에 카일라스를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