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피플 (리마스터판) - 2017년 제50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정세랑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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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빈과 정다운과 같은 우리의 아이들에게 슈크림 선생님들의 <그레이트 라이드>가 가능하게 했던 운, 잃어도 좋고 나눠줘도 좋을 <운>이 전달되길 바라본다.

"되고 싶어?"

“네, 근데 공부 잘 못해요."

“공부도 잘해야 하고 운도 좀 좋아야 해."

아이는 운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운이 좋았던 적이 있어야 이해할 것이다. 큰 파도를 타는 것과 비슷했다. 파도가 부서질 줄 알았는데 계속되었다. 평생 그랬다. 유학생 출신답게 호 선생은 생각했다. '그레이트 라이드'였다고. 그 좋았던 라이드가 이제 끝나간다. 그렇다면 나눠줘도 좋을 것이다.

“내가 운을 좀 나눠줄게 악수."

아이가 피식 웃으며 악수에 응했다. 싱거운 할아버지라 생각하는 게 틀림없다.

집에 돌아오니 문밖에서부터 구운 생선 냄새가 났다. 여전히 생선은 맛있다. 어릴 때 먹었던 만큼 맛있다. 충분히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호 선생은 별로 욕심이 나지 않는다. 발밑에서 큰 파도가 다부서져도 좋다. 지금껏 너무 많이 가졌다. 잃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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